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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낮춰 수요 증대, 신축 공급은 차질 우려

By 2020년 03월 14일 8월 27th, 2021 No Comments
  • 긴급진단-코로나19가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
  • 모기지 이자율 사상 최저 주택 수요층 자극
  • 건축 자재 공급 차질 등 매물 공급 위축 예상
  • 사태 장기화 시 수요 감소, 상승세 제한 전망

최근 수주일 새 코로나19는 경제 다방면에 걸쳐 거대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은 출렁거렸고, 생산과 소비에 차질이 생겼다.

공중 보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세정제, 마스크, 생필품 등이 품귀 현상을 빚었으며, 지난주 급기야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했다. 부동산 시장도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다. 그리고 시장 참여자들은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경제 잡지 ‘포천’과 부동산 전문 매체 ‘커브드 LA’는 코로나19가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주택 시장 현재 상황

주택 시장은 여전히 타이트한 상태다. 시애틀을 예로 들면 최근 집값이 크게 올랐고 매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1월 기준으로 시애틀의 주택 매물은 전년 대비 27.6% 줄었다. 전국적으로 8%가 줄어든 가운데 LA는 18.5% 감소했고, 샌프란시스코는 15.4% 줄었으며, 샌디에이고도 23.1% 급감했다. <표 참조>

지난해 하반기 한때 매물이 늘었지만 올 연초가 되면서 소진됐고 이런 매물 증발 현상은 특히 서부 지역이 보다 극심했다. 질로우의 제프 터커 이코노미스트는 “매물 증가는 단기간에 그쳤다”며 “전반적으로 여러 대형 주택 시장에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매물이 줄었다”고 말했다.

수요 차원에서는 낮은 실업률, 임금 상승과 낮은 모기지 이자율 등 주요 경제 지표들이 바이어 증가를 가리키고 있다. 애텀 데이터 솔루션의 토드테타 분석가는 “질로우와레드핀 등에 접속하는 바이어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올해 들어서도 지난해 1월에 비해서 많은 매물 검색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모기지 금리 끌어 내려

모기지 이자율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당연히 희소식이지만 코로나19의 막강한 파급력을 고려하면 저렴해진 모기지 하나만 놓고 즐거워하기는 이르다.

증권과 채권 등 금융시장은 불안하고, 여행 제한이 내려지는 등 소비도 위협받고 있다. 이런 불안정한 상황에서 모기지 금리가 내렸다는 단 하나의 재료로 어떤 선택을 하기는 섣부를 수 있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코로나19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현재로써 가늠하기 힘들다. 당연히 여러 가지 요소들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뉴욕 ‘워버그 리얼티’의 메리 홀 마이어 에이전트는 “증시는 출렁거렸지만, 올해는 대선이 예정된 상황으로 고작 수주일 된 코로나19 한가지만으로 공포를 논하기는 힘들다”며 “주택시장에서도 바이어와 셀러가 어떻게 반응할지 예상하기는 조금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분명히 떨어진 모기지 금리의 이득을 취하려는 시도가 늘어 모기지 재융자는 급증하는 추세다. 남가주의 ‘레녹스 파이낸셜’ 라이언 비버리지 어드바이저는 “코로나19 영향의 덕을 보고 있다”며 “최근 10년 사이에 요즘처럼 바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바이어들

여행 규제로 해외에서 오는 바이어들은 줄었지만, 로컬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특히 낮아진 금리 덕분에 생애 첫 주택을 구매하려는 이들은 현재 상황을 즐기고 있다.

‘컴퍼스 부동산’의 로빈 켄셀 에이전트도 특히 젊은이들의 구매 문의가 늘었다고 전했다. 그는 “하루 전에 집을 본 젊은 바이어가 다음날 바로 오퍼를 내기도 했다”며 “원하는 조건을 갖춘 집을 낮은 금리에 살 수 있는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전에는 집을 살 생각이 없던 이들까지 주택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집값이 올라 내 집 장만에 큰돈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낮아진 금리 덕분에 용기를 얻는 바이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켄셀 에이전트는 그러나 아직 정확한 예측은 힘들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19의 파급력과 지속력이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지만 동시에 “코로나19 리스크로 증시를 떠난 투자 자금이 부동산으로 일부 유입될 수 있는 가능성은 커 보인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 차질 우려

단기적으로는 주택 공급에 차질이 우려된다. 전국 주택건축가협회(NAHB)에 따르면 미국의 주택시장에 필요한 건축 자재의 3분의 1가량이 중국산으로 원자재부터 욕조, 싱크대, 가전 등 완성품까지 광범위하게 차지하고 있다.

중국 내 생산, 보관, 육로운송, 해상 및 공중 운송, 통관 등의 공급 과정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에 따른 건축 자재 공급은 당분간 원활하게 이뤄지길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 때도 중국산을 비롯한 건축 자재 가격 상승으로 주택 건축 비용이 증가한 바 있다.

특히 최근 수개월 간 주택 신축 시장의 분위기가 좋았던 기저효과 때문에 신축 부족 현상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란 분석이다. NAHB 측은 “코로나19 직전까지는 더 많은 건축회사가 더 많이 짓고, 짓는 대로 팔려나갔다”며 “건축 자재 등의 공급 체계가 무너지면 신축에 차질이 생기고 매물 부족은 보다 심각하게 체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주택 시장의 수요와 관련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NAHB의 로버트 디츠 이코노미스트는 “낮은 모기지 금리는 바이어의 주택 구매 욕구를 자극해 경쟁을 가열시킬 수 있다”며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구매력 하락과 공급 부담 등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서 사태를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0년 3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