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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사주’ 살피면 주택 보험료 알 수 있다

By 2020년 11월 07일 No Comments
▶ 화재, 홍수, 지진 피해 요인 보험료 크게 좌우

주택 구입 시 주택 보험료(주택 소유주 보험)가 얼마나 될지 궁금해 하는 바이어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막상 집을 구입하다 보면 높은 보험료 청구서를 받아보고 놀랄 때가 많다. 최근 도시에서 교외 지역 또는 시골 지역으로 이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역마다 특수한 자연재해로 인해 주택 보험료가 높게 적용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첫 주택 구입자가 크게 늘고 있는데 주택 구입 경험이 없어 주택 구입 전 주택 보험료에 미치는 요인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재정 정보 업체‘너드 월렛’(NerdWallet)이 조언한다.

◇ 화

주택 보험은 흔히 화재 보험으로 불리기도 한다. 주택 보험의 보상 범위가 다양하지만 화재에 따른 손실의 보상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험료를 결정할 때 화재 예방과 관련된 요인이 참고된다.

예를 들어 소방서나 소화전 인근에 위치한 주택의 경우 주택 보험료가 비교적 낮게 책정될 수 있다. 반대로 주택 진입로가 좁아 화재 발생 시 소방차 진입이 힘들 경우 보험료가 높게 책정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최근 산불, 강풍, 토네이도 등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자연재해가 다발 지역에 위치한 주택은 보험 업체를 통한 주택 보험 가입이 거부될 수 있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주택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면 모기지 대출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주택 구입도 불가능해진다.

이 경우 정부가 운영하는 공제 조합형 재해 보상 프로그램에 가입해야 하는데 일반 보험에 비해 비용은 높은 반면 보상 범위는 좁다. 정부 운영 프로그램으로는 ‘비치 앤 윈드스톰 플랜스’(Beach and Windstorm Plans)와 ‘페어’(FAIR·Fair Access to Insurance Requirements Plans) 등이 있다.

◇ 수

가장 흔한 주택 보험 청구 사례 중 하나가 누수로 인한 피해다. 누수 피해로 인해 보험 회사는 보험 가입자들에게 매년 수십억 달러에 수리비를 지급하고 이 비용은 주택 보유자들에게 높은 보험료로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따라서 주택 구입 전 주택의 수도관 상태 등을 미리 점검해야 주택 보험료가 대략 얼마나 될지 파악할 수 있다.

구입하려는 주택의 수도관이 낡았다면 교체 또는 간단한 감시 장비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보험료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누수가 감지되면 집안으로 연결되는 수도관이 차단되는 ‘센서 장비’(Water Sensor)와 같은 설비를 설치하면 효과적으로 설치비는 약 600달러에서 수천 달러에 이른다.

홍수 다발 지역의 주택은 일반 주택 보험을 통한 보상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홍수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에 위치한 주택의 경우 모기지 렌더에 의해 의무적으로 홍수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홍수 다발 지역의 주택을 구입한다면 ‘국가 홍수 보험 프로그램’(National Flood Insurance Program)을 통해 보험료 견적을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 토

‘미국 지질 조사국’(US Geology Survey)에 의하면 가주 등 16개 주는 향후 반세기 동안 지진 발생에 의한 피해 위험이 높은 주에 포함됐다. 가주 외에 지진 발생 위험이 높은 주로는 알래스카, 아칸소, 하와이, 아이다호, 일리노이, 켄터키, 미주리, 몬태나, 네바다, 오리건,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유타, 워싱턴, 와이오밍 등이다.

지진 피해 역시 일반 주택 보험의 보상 범위에서 제외되고 극히 일부 주의 보험 회사만 지진 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지진 발생이 잦은 가주의 경우 ‘가주 지진 위원회’(CA Earthquake Authority)를 통해 지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데 본인 부담금이 보험 책임 한도 금액의 약 5%~25%로 높은 편이다.

1980년도 이전에 건축된 주택은 지진 피해에 취약한 주택이 많다. 당시 ‘스템 월’(Stem Wall) 또는 ‘크리플 월’(Cripple Wall) 방식으로 건축된 주택은 지진 발생 시 피해 규모가 크기 때문에 지진 보강 공사를 통해 지진 피해를 예방하고 적절한 보험 가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아야 한다.

갑자기 땅이 꺼져 발생하는 싱크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주택 보험 보상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플로리다주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의 보험 업체들이 싱크홀 관련 보상 범위를 포함하지 않는다.

플로리다주의 경우 싱크홀 현상이 자주 발생하면서 관련 피해 보상 내용을 주택 보험 약관에 포함하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싱크 홀 발생 원인은 석회암 성분의 지하 기반암이 지하수 등에 녹아 서서히 고갈되다가 갑자기 붕괴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 등이 싱크홀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지적되기도 한다.

지질연구소에 따르면 싱크홀 발생이 잦은 지역은 플로리다를 포함, 텍사스, 앨라배마, 미주리, 켄터키, 테네시, 펜실베이니아 등이다.

◇ 지역

주택 결함이나 주택 소유주의 보험 청구 기록과 전혀 무관하게 주택 보험 가입이 거절되기도 한다. 이는 주택이 위치한 지역이 보험 가입 거절의 사유일 때가 많다. 해당 지역에서 과거 주택 보험 청구 기록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발생한 경우 주택 소유주는 영문도 모른 채 보험 가입이 막히기 쉽다.

특정 지역에서 홍수나 지진, 화재 등의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했거나 타지역보다 범죄율이 높으면 주택 보험 청구 건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고 보험 업체로서는 손실이 확실시되는 지역이다. 따라서 주택 구입 전 해당 지역의 주택 보험 가입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높은 보험료나 보험 가입 거절 등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지역적인 조건 때문에 주택 보험 가입이 거절된 경우 관할 주 보험국을 통해서 보험 가입이 가능한 보험 업체 정보를 알아봐야 한다.

<준 최 객원 기자>

[출처] 미주 한국일보 2020년 11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