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중앙일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이젠 한국이 큰손

By 2020년 09월 25일 No Comments

▶ 국민연금공단·기관투자자 주도…투자액 230% 증가
▶ 시애틀 롯데호텔 오픈…하나금융 오피스 건물 인수

한국 기관투자가들이 LA와 뉴욕, 댈러스 등 미 주요 도시 부동산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매체 리얼딜은 9월 전국 판에서한국 국민연금공단이 최근 하인스(Hines)와 함께 뉴욕 매디슨 스퀘어 파크 옆에 개발되고 있는 SL 그린의 140만 스퀘어피트 사무실 건물 지분 49.5%를 4억9200만 달러에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분기 미국 내 최대 투자 거래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다. 한국 국민연금공단은 수년 전에도 역시 SL 그린이 소유한 다른 거대 프로젝트였던 160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사무실 타워인 ‘원 밴더빌트’에 5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이 건물은 이번 9월에 완공됐다.

한국 국민연금공단은 총 6000억 달러가 넘는 자산을 관리하고 있으며 연금 기금 규모로는 세계 3위에 해당한다.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수년에 걸쳐 글로벌 부동산 시장 투자 측면에서 한류를 주도하는 기관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그 뒤를 다른 펀드와 보험사, 은행, 신용협동조합 등이 따르고 있다.

24일에는 롯데호텔이 시애틀에 문을 열었다. 롯데호텔 시애틀은 지난해 12월 롯데호텔과 하나금융투자가 공동 투자하여 진행한 프로젝트로, 롯데호텔이 위탁 운영을 맡았다. 롯데호텔 시애틀은 44층 높이 빌딩의 1층부터 16층에 총 189실(스위트 룸 33실 포함)의 규모다.

중국 재벌기업이 2010년대 중반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면 이제는 한국 투자 기관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가 지나도 한동안 이런 경향은 지속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해외 부동산 투자 자료 분석기관이 리얼 캐피탈 애널리틱스(RC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동안 아시아권에서 4번째 경제 규모인 한국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해외 자산 투자 부문에서 캐나다와 독일에 이어 당당히 3위를 차지했다. 싱가포르는 4위로 밀렸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해외 투자 총액은 같은 기간 428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6% 줄어든 것이다. 이는 캐나다 투자가 급감한 덕분이다.

하지만 한국 투자는 LA와 뉴욕, 댈러스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 총 36억 달러가 투입됐다. 전년 동기 투자액과 비교하면 약 2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캐나다는 1년 전보다 투자액이 70% 급감하면서 투자 총액이 130억 달러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대미 투자 1위를 굳건히 지켰고 독일은 23% 줄면서 48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의 공적 기금과 대형 기관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에는 2010년대 초반부터 한국 자본의 깊이와 투자 다변화를 반영한 투자 기반이 눈에 띄게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2019년 3분기까지만 해도 해외 투자의 대부분이 유럽에 집중됐지만 이후 미국의 초저금리정책이 지속하면서 한국 투자자들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