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이후 LA 부동산 시장 전망]
▶상업용은 최소 12~최대 30개월 예상
▶일부 투자·개발업체, 매물 적극 매수
거의 10년에 걸쳐 호황을 누려온 LA지역 부동산 시장이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 속에 휘청거리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에는 충격이 몰려도, LA 부동산 시장은 특히 장기적으로 볼 때 거의 피해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LA비즈니스저널은 최신호에서 부동산 업계 전문가와 경제학자가 전망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LA 부동산 시장 전망을 정리했다
▶상업용은 회복에 시간 필요
대형 상업용 부동산 업체인 CBRE 그룹의 리처드 바크햄 글로벌 수석 경제학자는 “2분기에 거의 모든 업계와 함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아주 힘든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4월에 확진자 수가 하락하기 시작했고 5월과 6월의 순차적인 자가격리 완화조치는 3분기에 있을 소비자 지출 회복을 위한 토대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면서 “정부의 통 큰 경기부양 프로그램 역시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크햄은 다른 전문가와 마찬가지로 “신속한 해결책은 없다”고 믿는다면서 부동산 시장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가치 면에서 아주 강한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지난 수년 동안 부동산 시장에 나타났던 기록적인 가격 상승세와 입찰 전쟁을 꼽았다.
USC 러스크 부동산센터의 리처드 그린 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만 해도 부동산 업계는 호황을 누렸고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는 그 어떤 신호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업계는 필요한 수요에 충분히 빠른 속도로 맞출 정도로 건물을 짓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반면 부동산업계는 전반적으로 아주 강한 수요가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 부문은 호조를 보였고 임대 부문도 상당히 빠른 속도로 렌트비가 인상되면서 임차인이 감당할 수준이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였다. 이런 상황은 투자 관점에서 볼 때는 아주 좋은 것이다. 호텔 부문도 거래가 순조로웠다. 사무실 부문 역시 일부 지역에서는 좋은 수익을 나타냈다”고 코로나19 사태 이전을 회상했다.
뉴마크 나이트 프랭크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상업용 부동산에 지출된 자금은 연간 260억 달러 이상이었다.
CBRE 측은 전국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기까지는 최소 12개월에서 최대 30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용·다세대 빠른 회복
업계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중에서도 산업용과 주택 부문이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용 부문은 회복까지 약 12개월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택 부문은 다세대 주택이 이끌면서 활기를 띠기까지 약 18개월이 걸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CBRE에 따르면 산업용인 경우 단기적으로는 리스가 저조하고 공실률도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자상거래에 대한 수요 증가세는 산업용 부동산 시장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UCLA 회계학과의 에릭 수스만 조교수는 “산업용 부동산 시장은 엄청 잘 나갔고 공실률도 최저 수준이었다”면서 “이는 강력한 전자상거래 매출과 당일 배송에 대한 수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비나19 사태 이후의 산업용 부동산 시장은 괜찮을 것”이라면서 “어떻게 보면 코로나 사태 때문에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어 가장 안전한 투자처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USC의 그린 소장도 이 같은 견해에 동의했다. 그는 “사람들은 여전히 임대료를 내고 있고 새 가게를 얻고 있다”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보인다. 어떤 제품이 나오면 누가 사용하느냐고 생각하지만, 그 제품은 아주 잘 팔리는 상태”라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를 투자 기회로
브렌트우드에 기반을 둔 렉스포드 산업용 부동산 회사와 같은 지역 부동산 업체는 현재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산업용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대수익용인 다세대 주택 부문도 호황이 예상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왜냐하면 어찌 됐든 사람이 살 공간은 여전히 필요한 데 LA는 주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역 부동산 개발 업체 가운데는 다세대 주택 부문의 장기적인 성공을 꿈꾸며 투자에 집중하는 곳도 있다.
샌타모니카 소재 MJW 투자사는 다세대 주택을 위시해 학생용 주택, 채무와 채권 매매에 대한 투자금 조로 5억 달러를 조성하고 있다. 센트리 시티 소재 유니버스 홀딩스 개발사는 코로나 사태 발생 초기부터 관련 부동산을 매입하고 있다.
베벌리 힐스 소재 파노라마 그룹은 이글록과 미드 시티에서 시니어 하우징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USC 그린 소장은 “모기지 크레딧에 관한 규정이 엄청 까다로워 지고 있다”면서 “이는 주택을 사려던 사람이 주택을 살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이들이 결국 다세대 주택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매매 감소 속 가격변동 미미
UCLA 수스만 교수는 단독주택인 경우 거래 건수는 감소하겠지만, 가격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는 사람들이 사는 곳에 살면서 새 집 찾기를 멈춘 상황이라면서 이는 주택 매물이 감소하면서 안정된 가격이 유지되는 여건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스만 교수는 “주택 매물은 주택시장 성수기였던 봄철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히고 “하지만 가격은 크게 하락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린 소장은 모기지 융자 상환 유예 프로그램 때문에 집을 처분할 상황에 놓였던 주택 소유주가 싼값에 집을 팔지 않아도 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그러나 만약 실업률이 계속 고공행진을 한다면 매물로 나오는 주택은 증가할 수 있다. 그린 소장은 그럼에도 지난번 불경기와 같은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 이유로 “펀더멘탈이 그때보다 훨씬 좋다”고 강조했다.
류정일 기자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0년 6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