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중앙일보

코로나로 뜬 ‘실내 원예’… 우리 집도 꾸며볼까

By 2020년 06월 06일 No Comments

▶자택대피 속 손쉬운 취미
▶창틀 식물·LED 조경 등 다양
▶집안 장식, 자녀 교육에도 좋아

 

코로나19로 인한 야외활동 제한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새로운 취미로 실내 원예가 주목받고 있다. 집안이나 정원에 식물을 가꾸거나 직접 농작물을 키우는 것으로 누구나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고, 비용이 많이 들지 않으며, 집안도 꾸미고 자녀 교육 등에도 긍정적인 이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코트라 LA 무역관은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여파로 취미생활 역시 실내 위주로 변화하고 있다며 최신 동향을 분석했다.

▶실내 위주 취미 인기

경제전문 매체 ‘포천’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이어진 자택대피 등의 영향으로 대다수의 미국인이 여전히 집에 머물고 있으며, 그들의 취미활동 역시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비디오 시청이나 요리와 같은 실내 위주로 변했다.

이커머스 전문 기업 ‘피코디닷컴’ 역시 코로나19가 미국인의 취미생활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조사했는데, 그 결과 외부 여가활동이 감소한 대신 실내 활동이 눈에 띄게 증가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피코디닷컴이 지난 3월 미국인의 구글 검색 트렌드를 전년 동기의 검색 트렌드와 비교 분석한 결과, 코로나19팬데믹 이전까지 대표적인 취미생활로 자리 잡았던 극장 내 영화 관람은 전년 대비 무려 90% 감소했고 콘서트 관람 또한 78% 줄었다. 또 사진 촬영, 외국어 배우기, 댄스는 각각 35%, 29%, 22% 줄었다.

반면 각종 게임 등 실내 엔터테인먼트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는 여가활동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보드게임은 187%, 온라인 게임 116%, 퍼즐 맞추기 82%, 비디오 게임은 39% 증가했다. 증가한 취미생활 중에는 실내 엔터테인먼트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실내·외에서 정원이나 화분 등을 가꾸는 원예(Gardening) 또한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석이조의 취미, 실내 원예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더 스트래티지스트’에 따르면 대공황, 1·2차 세계대전, 1970년대의 뉴욕 시 파산 사태 등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미국인은 자급자족을 위한 ‘나만의 농작물 및 식물 기르기’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특히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을 당시에는 미국 정부 또한 국가 내의 물자를 전투 병력에 조금이라도 더 집중하기 위해 주민들에게는 ‘승리의 씨앗 심기, 승리의 정원 가꾸기’를 장려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코로나19팬데믹도 중요한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심각한 상황에서 소비자는 농작물 및 각종 식품 공급·유통업계에 의존하고 있으며, 최전선에서 버티고 있는 해당 업계 종사자들이 위기에 처한다면 식품 공급망 또한 큰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와 우려 속에서 소량이지만 농작물을 자급자족할 수 있고, 동시에 답답한 격리 생활 중 소소한 행복 또한 느낄 수 있는 실내 원예가 건강한 취미로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가드닝 제품 인기

뒷마당에 텃밭을 가꾸거나 화분 등을 들여 씨앗이나 모종을 심는 방법도 있다. 플랜트 숍, 너서리(nursery) 등 원예 농장이나 꽃집을 가지 않아도 근처 마켓만 가도 작은 화분에 든 꽃과 허브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바질, 파슬리나 미니 토마토 등은 주방 옆에 뒀다가 요리를 한 뒤 화룡점정으로 바로 따서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루프 탑·마당·발코니 등이 없어도 심지어 햇볕이 많이 들지 않는 환경에서도 식물이나 농작물을 키우고 가꿀 수 있는 실내 원예 키트가 소개돼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더 스트래티지스트매거진은 처음 원예를 해보는 경우라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제품들을 소개했다.

‘Syndicate Sales, Stacked Herb Garden’은 15달러로 허브 식물과 셀프 물주기 기능의 화분으로 구성됐다. ‘Worth Garden, Self-Dripping Vertical Garden, Wall Planters’는 9개가 40달러로 벽에 수직으로 설치할 수 있는 허브 식물 화분 키트다.

‘Click and Grow, Smart Garden 9’은 200달러로 가격은 높지만, 셀프 물주기 및 성장에 도움이 되는 LED 조명을 갖춘 스마트 화분이다. ‘Hydrofarm, Hydroponic, Salad Garden Box Kit’은 71달러로 전기가 필요 없는 수경 재배 방식의 채소 가드닝 키트다. 마지막으로 ‘Back to the Roots, Water Garden’의 가격은 100달러로 아랫부분 어항의 물로부터 수분을 공급받는 수경 재배 키트다.

▶성장 가능성 큰 산업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로모니터’의 미국 가드닝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가드닝 시장은 2018년 기준 약 402조 달러에 이르는 큰 시장으로서 2023년에는 약 493조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실내 가드닝이 포함되는 원예(Horticulture) 분야는 전체 가드닝 시장 내에서 가드닝 장비(Gardening Equipment) 분야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도시지역 거주 인구의 증가와 본격적인 야외 가드닝을 하기에는 경제적 여유나 시간이 충분치 않은 젊은 세대들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실내 가드닝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유로모니터는 전망했다.

한편 관련 업계는 코로나19 휴교령으로 인해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제품에 주목하고 있다. 어린이도 쉽고 간편하게 꽃이나 식물을 가꿀 수 있는 키트를 통해 ‘직접 심어서 가꾼다’는 성취감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류정일 기자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0년 6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