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러 위주 시장에서 생존법
모기지 쇼핑, 사전 승인은 기본
경험 많은 에이전트 도움 필수
참고 기다리는 전략도 고려해야
집을 사기로 마음먹었다면 할 일이 산더미다. 주택 구매 경험이 없다면 더욱 부담이다. 게다가 요즘처럼 매물이 부족한 셀러 위주의 마켓이라면 고통은 더욱 가중된다. 올해 들어 매물은 지난해보다 17% 감소했다. 경쟁은 치열하고 준비가 부족한 바이어는 나가떨어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주택 구매는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살벌한 셀러스마켓에서 초보 바이어가 미리 알아두면 좋을 다음 10가지는 기회가 왔을 때 낚아챌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모기지 사전승인
마음에 드는 집을 찾기 전에 모기지 사전승인(pre-approval)을 받는 것은 현명한 출발이다. 셀러스마켓에서 사전승인은 필수다.
셀러가 복수의 오퍼를 받는 게 기정사실인 상황에서 경쟁에 임한 바이어들의 성패를 가를 요인이 모기지 사전승인이다. 바이어 본인에게도 좋아 본인이 얼마나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 얼마짜리 집을 살 수 있는지 사전승인을 통해 알 수 있다.
▶모기지 쇼핑
‘레드핀 부동산’에 따르면 전국 중간 집값은 지난해 이후 17% 올랐다. 최소한 지난 5년 사이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다만 바이어 입장에서 좋은 소식은 모기지 이자율이 여전히 낮은 상태라는 점이다. 바이어가 할 일은 여유를 갖고 가장 유리한 모기지 이자율을 쇼핑하는 것이다. 순간의 선택이 길면 30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본인의 크레딧 점수가 이자율을 결정한다는 점도 이해해야 한다. 점수를 올리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지만 모기지를 더 좋은 조건으로 받게 해 줄 요소이기 때문에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다.
유리한 입장에서 모기지 쇼핑을 하려면 미리 부채를 줄이거나, 더 많이 저축해 더 많은 다운페이를 하거나, 크레딧 히스토리의 오류를 수정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경험 갖춘 에이전트
명성이 높고, 경험을 갖춘 부동산 에이전트를 내 편으로 두는 것은 특히 이런 셀러 위주의 시장에서는 분명 큰 힘이 된다. 좋은 에이전트는 바이어를 항상 새롭게 등록되는 매물에 가장 빨리 안내하고 직접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또 최적의 집을 찾아내 강력한 오퍼 레터를 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속도를 강조하는 환경에서 앞서 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 셀러스마켓에서는 이런저런 여유를 부릴 틈이 없다. 좋은 에이전트는 어떤 역제안에도 이겨낼 수 있는 강력한 오퍼를 쓸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맞춤형 오퍼
이런 셀러 위주의 시장에서는 모든 셀러가 높은 가격만 원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에이전트는 이런 시국에 집을 팔기 위해 내놓은 셀러가 진짜 원하는 것을 파악해 이에 맞춘 최적의 오퍼를 제시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셀러 맞춤형 오퍼를 만들 때는 가능한 한 직접적이고 높은 가격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셀러와 바이어 모두 윈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에이전트에게 물어 맞춤형 오퍼를 작성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에이전트가 노력해줄 부분이지만 핵심은 셀러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해서 오퍼에 반영하는 것이다.
▶낮은 가격은 유의
수많은 주택 구매 팁 중에서 이것만큼 간단한 것도 없다. 셀러스마켓에서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모두에게 시간 낭비다. 이미 셀러는 복수의 오퍼를 받고 어떤 것을 고를지 고민에 빠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승산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본인이 제시할 수 있는 최선의 오퍼를 던지고 셀러의 응답에 대해 잘 협상해 나가는 것이다.
▶셀러 부담 덜어주기
경쟁이 덜 심한 시장에서는 대부분의 바이어가 여러 가지 비상대책(contingency)을 포함한 오퍼를 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요즘처럼 극심한 셀러 위주의 시장에서는 이런 과정을 생략하는 것이 더 낫다. 가능하다면 모기지 승인이 나지 않을 경우 계약을 무효로 할 수 있는 모기지 컨틴전시 조항도 제거하는 편이 유리하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불리한 조건일 수밖에 없지만, 셀러에게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계약을 성사시킬 자세가 됐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 만약 그래도 모기지 승인 등이 걱정된다면 더 많은 다운페이를 하거나 공동서명인을 두는 등의 대안을 마련해 두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지역 넓히기
바이어라면 누구나 원하는 지역이 있겠지만, 지금은 이런 한계도 벗어날 필요가 있다. 몇 블록 정도만 벗어나면 보다 마음에 들고, 더 가격 부담이 적은 집을 찾을 수도 있다.
학군이든 출퇴근 거리든 어떤 이유로든 특정 지역으로 제약을 두기보다는 대안을 염두에 두고 주택 검색의 반경을 넓혀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간혹 행정구역 구분에 빠져 잠시 눈을 돌려 바라보면 찾을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현금 오퍼
최근 CNN 방송은 워싱턴 DC 교외의 한 4베드룸 주택에 불과 나흘 만에 88개의 오퍼가 쇄도했고 이 중 76개가 현금 오퍼였다고 보도했다. 27만5000달러에 내놓은 집이 46만 달러에 팔린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최근 주택시장 광란의 단면을 보여준 사례로 현금 오퍼가 가능하다면 다른 모기지를 낀 오퍼보다는 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셀러는 현금을 좋아한다. 통상적으로 현금 바이어는 감정이나 대출 승인 등을 기다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더 빨리 계약을 종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내심
만약 모든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면 주택시장의 열기가 좀 식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당장 하루라도 빨리 집을 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현재 셀러 위주의 시장은 중대한 도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간을 두고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거나, 매물이 늘어나거나를 기다리는 것이 유리하다면 인내심을 갖는 것도 나쁜 생각은 아니다.
부동산 시장은 순환한다. 당장 집을 사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6개월이나 1년 뒤에도 같을 것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다. 경제 사정의 변화에 따라 전혀 다른 시장 환경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의 에이전트와 상의하고 위에 언급한 노력을 모두 해 본 뒤에도 뾰족한 방법이 없다면 시장 상황을 보며 기다리는 편이 현명하다.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기다린다면 이후에 새롭게 생길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드림홈 렌트
타주에서 이주를 왔거나 조금 떨어진 곳을 목표로 삼았다면 이런 셀러 위주의 시장에서는 우선 먼저 꿈에 그려둔 동네에서 렌트로 살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완전히 정착하기 전에 단기간 살아보면서 정말로 원하는 곳인지, 단점은 없는지 체감하는 것이다. 더욱 완벽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아니라고 판단돼 다른 곳을 물색할 수도 있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과정에서 할 수 있는 다음 기회를 노린 절차로 렌트로 살면서 계속해서 좋은 집은 찾아야 한다. 극단으로 묘사되는 현재의 셀러스마켓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류정일 기자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1년 4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