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무료도 등장 “사실상 15% 내려”
신축 쏟아지며 불가피…제이미슨 주도
그동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 하던 한인타운 아파트 렌트비는 올해 초부터 정체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 최근 들어서는 건물주 측에서 최대 2개월까지 무료 렌트를 제공하는 등 사실상 15% 이상 가격이 하락한 상태로 거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건물주 측에서 직접 렌트비를 내리기보다는 무료 렌트나 다른 혜택을 통해 세입자를 더 확보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하고 만약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실질적인 렌트비 하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렌트비 하락 추세가 현재 한인타운 안에 2~3년 전부터 신축 고급 아파트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도 주상복합 아파트가 많이 건축됐지만, 앞으로 더 많은 아파트가 시장에 나올 것을 예상하면 가격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새로 짓는 만큼 수요가 있으면 상관없지만 수요보다 공급이 앞서는 현상이 향후 수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한인타운 부동산 업계는 진단하고 있다.
한인타운의 아파트 렌트비 하락 현상은 오래되고 낡은 아파트보다는 특히 신축 아파트, 소형보다는 대형 건물 형태 아파트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K타운 부동산의 스티브 한 대표는 “새로 지은 아파트에서 가격을 낮추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앞으로 과잉 공급이 우려된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또 하나 주목되는 점은 이런 변화된 움직임을 한인타운에서 가장 많은 아파트 유닛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제이미슨 서비스에서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제이미슨이 렌트비를 선도적으로 낮추는 작업에 돌입했다는 것은 의미 있게봐야 할 것 같다”면서 “조만간 다른 신축 아파트나 대형 아파트 건물에서도 제이미슨의 행보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제이미슨은 최근 버몬트 인근에 있는 3075 윌셔 불러바드 아파트 건물 외벽에 대형 입주자 모집 홍보 걸개를 내걸었다. 이 걸개에는 여름철 입주 스페셜 이벤트로 최고 2개월 무료 렌트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건물은 오피스 빌딩 매입과 관리에 집중하던 제이미슨이 약 10년 전 아파트와 주상복합 개발로 핵심 사업방향을 전환하는 계기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이미슨은 당시 사무실로 사용되던 이 건물을 아파트로 개조해 시장에 내놓았고 예상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어 자신감을 갖고 이후 주상복합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후문이다.
다운타운 호화 아파트 시장은 한인타운보다 앞서 다양한 혜택 제공이 진행되고 있고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120 사우스 그랜드에 위치한 고층 아파트 ‘아벤(Aven)’은 최대 4주 무료 렌트에 1500달러 상당의 기프트 카드를 제공하고 있다. 샌타모니카 인근 피코 불러바드에 있는 ‘&피코’ 아파트는 1년 계약 시 1개월 렌트비 무료와 1000달러 할인 혜택을 주고 16개월로 계약하면 2개월 렌트비 무료와 1000달러 할인이 가능하다. 다운타운의 아파트 시세는 올해 1월 초와 비교해 20~30% 정도 하락했다고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 자료를 인용해 LA타임스가 최근 보도한 바 있다.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0년 9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