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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끝나면 주택시장 어떻게 될까

By 2020년 04월 02일 No Comments
  • 서민 아파트 품귀·젊은층 내집 마련 연기
  • 재택근무 경험에 사무실 운영 변화될 듯
  • 가상 현실 주택 둘러보기 가속화 예상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여전히 확산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얼마나 더 장기화할지 예측이 어렵다. 다만 하루빨리 이 사태가 지나가기만 바랄 뿐이다.

부동산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가 폭넓게 시행되면서 부동산 거래는 한때 전면 중단됐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정부에서 부동산업도 필수 업종에 포함해 그나마 숨통이 트이게 됐다. 예전같이 활발히 움직일 수는 없지만, 에이전트들이 조심스레 다시 활동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앞으로 장기적인 국면에서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 하지만 적어도 단기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미리 살펴두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아파트먼트리스트닷컴의이고르 포포프 수석경제학자가 예측한 내용을 정리했다.

1. 이동의 변화

단기적으로 활동 저조하나 회복 단계에서는 급격한 이동이 예상된다.

주택시장에서 이동은 필수 요소다. 하지만 향후 수개월 동안 안전에 대한 우려와 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현재의 주거 상황을 유지하려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지리적 이동은 일반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서도 전염에 대한 우려와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이동을 원하는 사람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강제퇴거 금지와 차압 유예 조치는 주거지 이동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지나고 특정 시점이 되면 이동은 다시 활발해질 것이다.

2. 재택근무 경험이 미칠 영향

기업과 직원 모두 현재의 근무 환경을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다수의 기업은 접근성 부문에 많은 투자를 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뉴욕 같은 대도시 마천루에 고비용의 사무실을 마련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이들 대기업 직원 대부분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다수는 정상적인 일상생활로 돌아가길 원하지만 일부 기업은 이번 실험을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 동안 직원이 생산성과 혁신성을 유지한 회사는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사무실 재계약을 다시 고려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직원 입장에서도 재택근무가 오히려 편하고 만족도가 높다면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계속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3. 도시화 현상 중단

과거에는 도시 중심지가 붐을 이뤘다. 기업들은 사무실 단지에서 인구 밀집도가 높은 도시 중심인 시티 센터로 몰려왔다. 고소득 대졸자는 각종 부대시설과 함께 도시 생활을 즐겼다. 현재 평균적인 미국 도시에서 1인당 평균 소득이 가장 높은 지역은 시티 센터에 거주하는 주민이다.

대도시는 사회적 교감이 활발한 곳이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는 하룻밤 사이에 도시 생활에서 즐길 수 있던 대부분의 혜택을 앗아갔다. 식당, 직장과 같은 공유 공간과 자산은 물론 각종 이벤트까지 사라졌다. 도시 활동의 근간이 됐던 자영업은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문을 닫거나 더 저렴한 비용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다.

4. 서민층 아파트 품귀·고급 아파트 임대료 하락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서민층 임대 아파트와 주택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2019년 기준으로 모든 세입자 4명 가운데 1명은 자신의 수입 절반을 임대료에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사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이사할 집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대유행병과 자가격리 같은 정책 시행은 2020년 말까지 서민층 주택 부족 현상이 심화할 것임을 예고한다.

고급 아파트 매물은 반면 곧 여유분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 동안 허가된 다세대 주택 수는 30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들 다세대 주택의 대부분은 고소득층을 겨냥한 고급 아파트로서 내년에 시장에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따른 불경기 여파로 이 아파트를 찾는 고소득자의 성장세는 느려질 것이다. 또 경기가 회복되면 그때는 공급 경쟁에 따른 임대료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다.

5. 주택 불평등 증가

주택 비용의 불균형한 성장은 대불황 이후 미국에서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켰다. 2008년 이후 소득 계층 하위 10%는 주택 비용이 증가했지만 최고 부유층 4명 가운데 1명은 오히려 주택 비용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는 이런 현상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6. 젊은 층 내 집 마련 계획 늦어진다

지난해 진행된 조사에서 주택 매입 계획이 있는 밀레니얼 세대 세입자의 거의 절반은 다운페이먼트용으로 저축한 돈이 하나도 없다고 답했다. 나머지 절반은 저축한 금액의 상당 부분을 지난 수주에 걸쳐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주택 가치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매물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고 경제 회복에 대한 낙관주의에 따른 주택 가치 상승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층의 내 집 마련 계획이 늦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7. 가상 현실 주택 둘러보기 현상 가속화 전망

올해 안에 여전히 이사해야 할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이사할 집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선택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 상당수 아파트 커뮤니티는 이미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가상 현실 주택 둘러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입자나 예비 주택 매입자도 태블릿 스크린을 통해 다음에 거주할 집을 찾게 될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주택시장에 기회와 도전을 모두 가져올 것이다.

김병일 기자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0년 4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