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중앙일보

집 팔 계획있다면 다음 주거대책 부터

By 2021년 07월 09일 No Comments

▶[동시에 주택 팔고 사기 위한 전략] ▶단기임대, 편하지만 비싼 렌트비 고려해야
▶’렌트 백’, 바이어와 협의 60일 이내 가능
▶아이바이어, 스케줄 편리 불구 비용 비싸

요즘 주택시장에서 집을 파는 건 매우 쉽다. 그러나 집을 팔아도 다른 살 곳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단 살던 집을 팔고 나면 빠르게 구매해야 한다. 이때는 수많은 바이어와 부족한 주택 매물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어린 시절 놀이처럼 두꺼비를 찾으며 ‘헌 집 줄게, 새집 다오’만 노래할 수 없는 처지인 것이 공급은 사상 최저 수준이고 가격은 사상 최고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 다운사이징을 계획 중인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주택 경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열해서다.

그런데도 반드시 지금 살던 집을 처분하고 새로운 집을 찾아야 한다면 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아파트 단기 임대

최근 셀러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집을 찾을 때까지 완전히 가구가 구비된 아파트를 1개월 단위(Month-to-Month)로 임대하는 것이 유행이다.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임대 아파트 시장의 경쟁도 뜨겁다면 원하는 지역에서 구미에 맞는 아파트를 구하는 것도 도전이 될 수는 있다.

샌프란시스코 ‘이스트베이프로’의 케빈 키퍼 브로커는 “집이 없는 것도 아닌데 다음 집을 구하면서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수년 동안 살아야 할 정말 원하는 집을 찾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단기 임대는 중요한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때는 단기 임대라도 해도 렌트비가 비쌀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예산을 짜야 하고 임대 스토리지 등에 살림살이를 보관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노력도 고려해야 한다. 키퍼 브로커는 “샌프란시스코를 기준으로 보면 가구까지 갖춰진 고급 아파트의 경우, 1개월 단위로 내야 하는 렌트비는 1년 임대료보다 40%가량 높을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TIAA’의 수석 재정설계 전략가인 셸리-앤 에위카는 셀러인 동시에 바이어인 홈오너들에게 돌발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유연하게 준비하세요’라고 말할 때는 계획한 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는 점을 예상해 두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렌트 백(Rent-Back) 옵션

셀러 위주의 시장에서 셀러가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장점은 임대 계약서에 원하는 조건을 추가할 수 있다. 그래서 요즘 셀러들은 본인들이 나중에 살 집을 찾을 때까지 현재 사는 집을 빌려서 살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넣고 있다. ‘렌트 백’ 조건이라고 불리는데 사는 동안 셀러는 바이어의 모기지와 렌트비 등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상호 합의한 기간 동안 임시로 살게 된다.

키퍼 브로커는 렌트 백 옵션은 전액 현금으로 거래될 때 더욱 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모기지 렌더가 개입한 경우라면 렌트 백 옵션은 클로징 날짜로부터 60일 한도 내에서만 이뤄진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은행이 60일 이후에도 바이어가 실제로 살지 않고 임대를 주거나 투자된 것으로 보이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해당 모기지 계약에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요즘 시장 분위기로는 렌트 백 기간으로 60일은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키퍼 브로커는 “몇몇 손님들이 단기 임대냐 렌트 백이냐를 많이 문의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미뤄두더라도 사실 60일 정도면 단기 임대 아파트를 찾는데 소요되는 기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최근 단기 임대 시장도 경쟁이 치열하다는 설명으로 바이어의 상황이나 집 갈아타기 스케줄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별도로 임대용 아파트를 택하는 셀러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아이바이어(iBuyer)에 팔기

일부 전문가들은 요즘 시장 상황이라면 아이바이어에 집을 팔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고 말한다. 아이바이어는 직접 집을 보지 않고 자료만으로 파악해서 집을 구매한다. 이를 이용한다면 셀러는 우선 원하는 다음 집을 먼저 구매하면 된다. 모든 구매 과정을 마친 뒤 새로운 집의 계약과 이사 일정까지 모두 확정 짓고 이후에 아이바이어에 현재 사는 집을 내놓는 것이다.

스케줄 관리 측면에서는 어떤 옵션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편리하지만, 키퍼 브로커와 에위카 전략가는 나란히 해당 전략이 비용을 수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위카 전략가는 “비용 부분에서 주의해야 한다”며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는 끝날 때까지 모든 비용과 수수료 등을 처음 시작하기 전에 미리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키퍼 브로커도 아이바이어를 이용하는데 드는 높은 비용에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이들은 전체 거래액 대비 퍼센티지로 수수료를 부과해 가격이 높아질수록 더 큰 손실을 셀러에게 입힐 수 있다.

키퍼 브로커는 “몇몇 아는 사람들이 아이바이어 회사를 통해 거래했지만 높은 수수료로 실망한 경우를 봤다”고 전했다. 만약 아이바이어를 통할 생각이라면 다른 조건들을 조정해보고 에이전트를 통할 때와의 수수료 차이도 점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기타 옵션들

대부분의 경우 키퍼 브로커는 손님들에게 부동산 거래 중간에는 친척이나 친구 등의 집에서 머물기를 권하고 있다. 당연히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겠지만, 감정적인 차원에서도 이득이 크기 때문이다.

다른 옵션으로 브리지 론도 이용할 수 있지만, 당연히 기회비용이 비싸고 렌더가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키퍼 브로커는 “브리지 론을 사용하는 경우는 이를 이용해 돈을 벌기 위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에위카 전략가는 많은 기업이 원격근무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경쟁이 덜한 시장으로 이사를 고려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집에서 일을 할 수 있거나 재정 여건이 여유가 있으면 부동산을 거래하는 중간 과정에서 다른 도시나 지역으로 관심을 넓혀서 물색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운사이징의 어려움

현재 시장 상황은 특히 주택 다운사이징 수요자에게 불리하다. 키퍼 브로커는 “집 크기를 줄이는 것은 보다 경쟁이 심한 시장으로 진입을 뜻하는 것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만약 120만 달러 집을 팔고 80만 달러 집을 찾는다면 이때는 160만 달러 매물보다 80만 달러 매물에 몰리는 오퍼 숫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위카 전략가는 다운사이징을 원한다면 최근 시장 상황을 잘 점검해서 본인의 집과 옮기려는 집의 실제 가치를 잘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셀러로서 가질 수 있는 모든 장점이 바이어가 됐을 때는 가질 수 없는 요소가 된다”며 “현실적으로 본인의 집이 얼마나 하는지에 대해 따져보고 새로운 집을 얼마나 주고 살 수 있는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1년 7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