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중앙일보

집콕 늘어 방 많고 마당 넓은집 선호

By 2020년 08월 15일 No Comments

▶팬데믹에 구매 경향 변해
▶운동시설 가능한 공간 ‘핫’
▶인구 적은 교외 선호 강해

코로나19가 주택 구매 선호까지 바꾸었다.

사상 최저 수준의 모기지 이자율 덕에 주택을 사는 바이어들이 늘었다. 과거와 달라졌다면 코로나19로 인해서 실내와 실외 모두 더 많은 공간을 원한다는 점이다.

전국 부동산 거래 사이트 ‘홈스닷컴’이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이 팬데믹 사태로 원하는 주택 사양에 변화가 생겼다고 답했다. 특히 꼭 갖춰야 할 머스트 해브스(Must-haves)가 달라졌다. 이에 대해 알아봤다.

▶더 큰 집

주택건설 업체들은 주택가격을 낮추기 위해서 첫 주택구매자를 위한 집의 크기를 줄이는 게 지난해까지의 트렌드였다. 그랬던 것이 이제는 다시 커져야 할 판이다. 이유는 바이어의 집 크기에 대한 선호가 방도 많아야 하는 등 큰 집을 원하는 방향으로 변경됐다. 지난해 4분기 단독 주택 크기는 2252스퀘어피트였다. 올 1분기에는 2291스퀘어피트로 늘었다. 이미 이런 경향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큰 집을 원하는 이유는 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에 다양한 용도의 방이 필요해서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실내에 방이 많아야 하고 실외도 넉넉해서 가족들이 편하게 쉴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실내와 실외 모두 커야 한다는 것이다. 뒷마당은 가족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이 되고 있다. 야외 활동이 제한되면서 뒷마당을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바꾸는 주택소유주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니 뒷마당도 넉넉한 걸 찾고 있다.

▶교외로

큰 집을 구하려는 목적과 인구 밀집도가 낮은 곳을 찾자니 당연히 교외로 나가야 한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빼곡하게 모여있는 주택 구조도 원하지 않는다. 그러니 교외의 큰 마당과 넓은 실내를 가진 단독주택을 찾는 바이어가 크게 늘고 있다. 심지어 재택근무가 많아지자 이들은 집값과 원하는 머스트해브 옵션만 맞는다면 다른 주로의 이주도 서슴지 않는다.

▶홈오피스

재택근무자가 늘면서 집에 홈오피스를 원하는 바이어 증가는 당연지사인 셈이다. 집에서 일하는 가족 구성원도 많아졌지만, 학교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집에서 공부하는 자녀를 위해서도 홈오피스 공간에 대한 수요는 높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이런 경향은 이미 2018년부터 시작됐다. 전국주택건설협회(NAHB)의 2018년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가 홈오피스가 집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팬데믹 이후 홈오피스를 원한다는 바이어가 대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홈짐(Home Gym)

자택 대피령으로 짐에 가기도 어려워졌다. 실외에서 영업한다고는 하지만 날씨도 덥고 씻기도 불편하다. 팬데믹에 건강에 신경쓰는 소비자는 증가했고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여서 집 안에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졌다. 집에다 운동용 사이클, 트레드밀, 아령, 벤치 프레스를 두고 운동하려는 바이어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령 등 일부 운동 품목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클로즈 플로어

지난해까지 공간이 탁 트인 오픈 플로어가 대세였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서 클로즈 플로어를 요구하는 바이어가 많아졌다. 넓고 오픈된 공간에 부엌 등이 있는 집을 찾는 경향이 확연하게 감소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즉, 젊은 바이어는 냄새와 소음을 차단할 수 있도록 분리된 공간에 주방이 숨겨 있는 형태의 클로즈 플로어 플랜이 인기라는 것이다. 마스터 배스룸도 작아졌다. 대신 차고(garage)는 커야 한다. 차를 주차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차 2대를 수용할 수 있는 차고는 기본이 됐다고 한다.

▶가상현실 집구경

가상현실 집구경은 기존 주택 매물 검색을 늘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팬데믹에 비대면으로 집을 볼 수 있고 굳이 시공간 제약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또 바이어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에 많은 매물을 살펴보고 원하는 집을 결정할 수도 있다. 20~30개 매물을 직접 둘러보려면 최소 1~2개월이 걸리지만, 가상현실 집구경은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도 더 많은 집을 집에 앉아서 둘러볼 수 있다.

진성철 기자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0년 8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