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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해야 할 일은 집 사고 난 뒤에 더 많아”

By 2023년 05월 11일 6월 2nd, 2023 No Comments

▶ 유틸리티 서비스 개설 후 즉시 주소 변경 신청

▶ 잠금장치, 에스크로 마감과 동시에 교체해야

본격적인 주택 구입 시즌이 시작됐다. 해마다 여름 방학을 앞둔 이 시기면 주택 시장은 바이어들로 넘쳐난다. 올해의 경우 매물은 부족하고 모기지 이자율이 많이 올라 예년에 비해 내 집 마련 사정은 녹록지 않다. 힘든 과정을 거쳐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고 해서 너무 기뻐할 수만은 없다. 주택 구입 후에도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재정정보 사이트 뱅크레잇닷컴이 주택 구입 직후 챙겨야 할 사항을 정리했다.

◇ 모든 자물쇠 교체

새집을 구입한 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의 잠금장치를 모두 교체하는 작업이다. 집이 팔린 뒤에도 전에 살던 집주인 또는 세입자가 출입문 열쇠를 계속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에 대비해 모든 잠금장치를 새것으로 바꾸는 것이 안전하다. 교체가 필요한 잠금장치는 내부로 통하는 모든 출입문인데 에스크로 마감과 동시에 교체하는 것이 좋다.

◇ 홈 워런티 내용 확인

새집을 사면 전주인으로부터 ‘홈 워런티’(Home Warranty) 플랜을 제공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홈 워런티는 주택 시설이나 가전제품에 고장이 발생하면 수리 또는 교체비를 보상하는 일종의 주택 관리 보증 프로그램이다. 일반적으로 주택 매매 시 셀러가 바이어에게 1년 치 계약을 들어주고 그 뒤부터는 주택 소유주가 매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보상 범위나 수리 요청 절차 등 홈 워런티 계약 내용을 자세히 알고 있어야 고장 발생 시 적절한 수리 서비스를 받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전 주인이 제공한 홈 워런티 계약서를 꼼꼼히 검토해 관련 내용을 이해하면 익숙지 않은 주택 관리에 도움이 된다. 에스크로 마감 전에도 바이어에게 홈 워런티 계약서가 제공되기도 하고 홈 워런티 업체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 유틸리티 서비스 신청

새집으로 이사했는데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자칫 컴컴한 집에서 이삿짐을 풀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새집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전기, 수도, 가스 등 각종 유틸리티 서비스는 입주 전 미리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에스크로 마감과 동시에 전주인이 유틸리티 서비스를 끊는 경우도 있지만 3일 정도 기다려 주는 셀러도 많다. 에스크로를 마감하기 전에 전 주인이 언제 유틸리티 서비스를 끊을 일정인지 반드시 확인하고 끊기기 전 새 서비스를 연결해야 수월하게 이사를 진행할 수 있다.

◇ 화재경보기 배터리 교체

가주를 비롯한 여러 주에서 주택 거래 시 ‘화재경보기’(Smoke Detector)와 ‘일산화탄소 경보기’(Carbon Monoxide Detector)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새집으로 이사한 뒤 이들 경보기가 작동하는지 바로 점검해야 가족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배터리 수명을 확인하는 버튼을 눌러 확인하고 필요시 배터리를 교체한다. 아예 모든 경보기의 배터리를 일괄적으로 새것으로 교체하면 정기적인 관리에 도움이 된다. 화재경보기와 일산화탄소 경보기 배터리는 6개월마다 교체하도록 권장된다.

화재 발생 시 유용한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다면 유효 기간을 확인한다. 일반적인 소화기는 대개 자체 계기판을 통해 유효 기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조되어 있다. 만약 유효기간이 지났다면 새것으로 교체해도 되고 소화기 판매 업체를 통해 충전해 비상시 사용할 수 있도록 대비한다.

◇ 두꺼비집 위치 확인

이른바 두꺼비 집으로 불리는 ‘회로 자동차단기’(Circuit Breaker)의 위치를 숙지해야 한다. ‘Fuse Box’로도 불리는 두꺼비집은 집안으로 연결되는 전류를 차단하는 안전장치다. 과전류나 합선 발생 시 두꺼비집 내부 스위치가 자동으로 차단돼 화재로 이어지는 것이 방지된다.

두꺼비집은 예전에 지어진 주택의 경우 지하실이나 차고, ‘옷장’(Closet)에 많이 설치됐고 요즘에는 주택 건물 외벽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택 구입 전 실시하는 홈 인스펙션를 진행하는 동안 조사관에게 두꺼비집 위치와 사용 방법 등을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두꺼비집에는 집안 각 공간으로 연결되는 전류를 부분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차단 스위치가 분류되어 있다. 각 스위치 옆에 실내 공간별 이름표를 부착하면 필요한 공간의 전류만 차단할 수 있다. 정전에 대비해 두꺼비집 옆에 손전등 등을 비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수리 일정표 작성

에스크로를 진행하는 동안 주택 상태를 점검하는 홈 인스펙션을 실시한다. 외부 점검 업체에 의뢰해 주택에 중대한 결함이 없는 지 등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다. 점검 결과에 따라 주택 구입 계약이 취소되기도 하는데 살아본 적이 없는 주택의 상태를 이해할 좋은 기회다.

홈 인스펙션이 실시되면 담당 조사관이 점검 결과를 토대로 일종의 상태 보고서가 작성된다. 이 보고서는 셀러를 상대로 수리비를 요청할 때 활용되기도 하지만 주택 구입 뒤 실시해야 할 수리 항목을 점검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홈 인스펙션 보고서를 바탕으로 당장 해야 할 수리와 나중에 해도 되는 수리를 나눠 수리 일정표를 짜면 효율적인 주택 관리가 가능하다.

◇ 주소 변경

분실 없이 새 집으로 우편물을 받으려면 이사 직전 주소 변경을 신청한다. 각 지역 우체국 사정에 따라 주소 변경 절차에 약 7일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한다. 주소 변경은 지역 우체국을 방문해서 신청해도 되고 연방 우편국 웹사이트(www.usps.com)에서 간단히 할 수 있다. 주소 변경 뒤에도 전에 살던 집으로 중요한 우편물이 배달되는 경우가 많다. 전에 살던 집에 연락해 우편물을 챙겨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HOA 규정 검토

단지를 관리하는 ‘주택 소유주 협회’(HOA)가 운영되는 집으로 이사한 경우 관련 규정을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 HOA 규정에는 단지 내에서 허용되는 것과 허용되지 않는 것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규정을 어길 경우 벌금을 부과받게 된다. 예를 들어 집안 정원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지정된 페인트 색상 외의 색상을 사용하면 벌금 부과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준 최 객원 기자>

[출처] 미주 한국일보 2023년 5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