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주택시장 이젠 30~40대가 주역이다

By 2020년 03월 20일 No Comments
  • 아파트먼츠닷컴 ‘밀레니얼 보고서’
  • 38세 기준 밀레니얼 집 소유율 59%
  • 다른 어떤 세대보다 성장속도 빨라
  • 임대주택 선호 세입자 세대는 오해

밀레니얼 세대가 주택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세대로 자리 잡으며 강력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세대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오해가 많은 편이다. 오늘날 밀레니얼 세대 중 43%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세대별 비교에서 이 비율은 가장 낮은 수치에 해당한다. 하지만 밀레니얼의 주택 소유율 성장 속도는 가장 빠르다. 대불황(the Great Recession)을 경험하면서도 이들 세대의 주택 소유율은 꾸준히 증가했다.

밀레니얼은 종종 세입자 세대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들의 주택 소유율은 X세대를 따라잡고 있다. 수년 안에 밀레니얼 세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주택 소유율 감소 추세를 뒤바꾸는 첫 세대가 될 전망이다.

최근 아파트정보 분석업체 아파트먼츠닷컴(Apartments.com)은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소유 실태에 관한 잘못된 개념을 바로 잡고 이전 세대와의 비교를 통해 역사적인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했다.

2019년 밀레니얼 세대는 처음으로 베이비부머 세대를 넘어서며 전국 최대 연령 집단에 자리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이들은 주택시장에서도 강력한 세력으로 떠오른다. 이제 그들의 핵심 주택 구매 시기가 수년 동안 이어질 것이다. 대불황이 내 집 마련의 꿈을 방해하고 세입자로 더 오래 살게 하였지만, 이들은 지난 10년 동안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주택 소유와 관련해 이전에 받던 평가와는 다른 놀라운 모습을 보인다.

1년 반 전만 해도 주요 뉴스 헤드라인에는 ‘밀레니얼, 공식적으로 주택시장 진입’, ‘밀레니얼은 주택 구매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 ‘전국적으로 주택소유율을 감소시키는 핵심 세력’ 등으로 묘사됐다. 심지어 미국 주택시장을 이들이 죽이고 있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밀레니얼 세대가 보여줬던 모습이 이전 세대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오히려 밀레니얼에 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다른 세대에서도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경향이다. 특히 주택소유율 하락세는 이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서서히 진행됐다.

밀레니얼은 보통 1981년부터 1996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2019년 기준으로 23세부터 38세 연령층이다. X세대는 1965년부터 1980년생, 베이비부머는 1946년부터 1964년생, 침묵의 세대는 1945년 이전에 태어난 세대로 분류한다.

오늘날 전체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소유율은 43%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X세대의 67%, 77%를 기록하고 있는 베이비부머와 침묵의 세대와 비교하면 한참 낮은 수치다.

그러나 밀레니얼 세대 주택 소유율과 관련해 주목할 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밀레니얼의 주택 소유율이 증가세에 있지만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증가세는 느린 편이다. 25세를 기준으로 보면 X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의 주택소유율은 대략 30%였다. 이후 10년간의 핵심 주택 매입 시기가 지난 35세 때 X세대와 베이비부머의 주택 소유율은 60%, 침묵의 세대가 70%에 육박했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53%에 그쳤다.

밀레니얼에 대해 가장 큰 오해는 그들의 낮은 주택 소유율이 이 세대의 독특한 현상으로 치부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통계자료를 통해 사실이 아님이 증명됐다.

그렇다면 세대를 거치면서 주택 소유율이 감소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소득

저소득층, 중산층, 고소득층으로 나눠서 살펴봤다. 저소득층은 세대별 차이가 거의 없었다. 또 고소득층은 대부분 젊은 나이에 주택을 마련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저소득층은 주택 소유율이 매년 1%씩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택 소유율에 차이를 보인 것은 중산층 부문이었다. 대공황이 특히 밀레니얼과 X세대 중산층에 피해를 줬다. 한창 일할 연령에 찾아온 경제 침체는 실업과 임금 동결, 빚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교육

교육은 세대 간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줬다. 신세대일수록 더 교육받을 기회가 많아지면서 주택 소유율 차이도 줄어드는 경향을 나타냈다. 대학 교육을 받은 38세를 보면 베이비부머의 주택 소유율은 X세대보다 2%만 더 높았다. X세대 역시 밀레니얼보다 단 2%만 높았다. 반대로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주택 소유율은 낮았다. 고졸 38세의 세대별 주택 소유율을 보면 베이비부머가 64%를 기록했고 X세대 57%, 밀레니얼 48%였다. 전체적으로는 고등교육을 받은 신세대의 주택 소유율이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훨씬 높은 경향을 나타냈다. 또 고졸과 대졸 간 주택 소유율 차이도 신세대로 내려올수록 격차가 더 벌어지는 모양새를 보였다.

▶인종

인종별 주택 소유율 부문에서는 젊은 흑인 밀레니얼의 주택 소유율이 다른 세대는 물론 다른 인종과 비교했을 때도 현격히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2019년 기준으로 밀레니얼 세대에서 가장 연령이 많은 38세에서 흑인의 주택 소유율은 30%로 아시안(49%)과 히스패닉(45%)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다. 백인과는 무려 42%포인트 차가 났다.

김병일 기자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0년 3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