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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상 부동산 거래 규모 5억 달러 넘어

By 2022년 09월 03일 No Comments

▶ 장기 투자 매력 높다는 기대감에 투자 몰려

▶ 아직 투기적 요소 많고 투자 위험도 커…투자분석 필요, 구매 대금인 ‘가상 화폐’ 확보해야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메타버스란 현실 세계처럼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 세계를 일컫는 단어다.‘가공’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다. 부동산 시장에도 메타버스 열풍이 불고 있다. 가상 세계에서 땅을 사고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 사례가 최근 자주 보고되고 있다. 온라인 재정정보 업체 뱅크레잇닷컴이 가상 부동산 투자 시장을 살펴봤다.

◇ 작년 거래 규모 5억 달러 넘어

부동산은 오래전부터 중요한 자산으로 취급되고 있다. 부동산은 거주 기능 제공뿐만 아니라 투자 수익 창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고 최근에는 여가 활용 기능도 강조된다. 일상생활 곳곳에서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가상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메타버스 정보 업체 메타 메트릭 솔루션스의 집계에 의하면 최근 수년간 메타버스상에서의 부동산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메타버스에서 이뤄진 가상 부동산 거래 규모가 5억 달러를 넘어섰을 정도다.

◇ 장기 투자 효과에 대한 기대 높아

가상 부동산 장기 투자 효과에 기대로 개인 및 기관 투자자가 최근 몇 년간 가상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기술이나 사용자 수는 아직 초기 단계다. 하지만 조만간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커지면 지금 투자한 가상 부동산의 가치도 오를 것이란 기대로 최근 많은 거래가 이뤄졌다.

메타메트릭 솔루션스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이뤄진 가상 부동산 거래액은 5억 100만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 한 달에만 약 8,500만 달러 규모의 가상 부동산 거래가 성사됐고 메타메트릭 솔루션은 올해 가상 부동산 거래 규모가 1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지난해 급증했던 거래 올해 들어 주춤

메타버스 부동산 개발업체 리퍼블릭 렐름은 지난해 11월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인 샌드박스에서 430만 달러를 지불하고 땅을 구입해 화제가 됐다. 또 지난해 한 개인 투자자는 유명 래퍼 스눕 독이 샌드박스에 소유한 저택 옆의 가상 부지를 무려 45만 달러에 사들이기도 했다. 메타버스 열풍을 타고 소셜 미디어 그룹 페이스북은 지난해 10월 회사명을 메타로 전격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메타버스 사업에 주력하고 메타버스 상의 가상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목적이었다.

이처럼 지난해까지만 해도 줄을 이었던 가상 부동산 거래 열풍은 최근 들어 크게 잦아들었다. 지난해 11월 중순 한주에만 6,000만 달러를 기록했던 거래 규모는 올해 8월 첫째 주 100만 달러를 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라랜드에서 매매된 가상 부동산 거래액은 지난해 11월 주 평균 3만 7,239달러에서 8월에는 1만 달러로 급감했다. 샌드박스에서 이뤄진 가상 부동산 거래 규모 역시 올해 1월 3만 5,000달러(주 평균)에서 8월 3,990달러로 떨어졌다.

◇ 아직 투기적 요소 많아

가상 부동산 투자자들은 가상 부동산도 실제 부동산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부동산처럼 임대 수익 창출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희소성이 인정되면 그 가치가 폭등할 것이란 높은 기대감에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로 미래 전망도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가상 부동산 시장의 미래는 전적으로 메타버스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가상 부동산 시장의 미래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가상 부동산 투자가 현재로서는 매우 투기적이고 위험이 높다고 경고한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가상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을 모두 잃을 각오가 없다면 섣불리 투자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만큼 가상 부동산 투자에 따른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 ‘샌드박스, 디센트라랜드’ 등 대표적 플랫폼

현재 가상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은 샌드박스, 디센트라랜드, 복셀스, 솜니엄 스페이스 등이 있다. 샌드박스는 가상화폐 이더리움 기반의 가상 세계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샌드박스 상에서 직접 디자인한 자산을 다른 이용자와 공유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 전통적인 게임 시장과 달리 샌드박스는 가상 세계에서 이용자가 창출한 것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하는데 부동산의 경우 매매로 이어지기도 한다.

디센트라랜드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반한 가상 화폐 ‘만나’(MANA)를 사용한 가상 토지 매매를 허용하고 있다. 토지는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한 토큰) 형태로 매매되는 데 캐나다 투자 업체 토큰닷컴은 지난해 11월 디센트라랜드 내 패션 디스트릭트의 부지를 250만 달러에 구입하기도 했다.

복셀 역시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이곳에서도 이용자들은 가상 토지를 구입하고 건물을 지을 수 있으며 가상 세계 도시를 관광할 수도 있다. 올해 초 복셀의 월평균 가상 토지 평균 거래가는 약 1만 4,000달러였지만 8월 기준 800달러로 떨어진 상태다.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 또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 솜니엄 스페이스에서도 디지털 토지를 구입할 수 있다. 구입한 가상 토지에 집을 건축할 수 있고 가상 개업 중인 식당에서 식사도 가능하다. 솜니엄 스페이스는 모바일 기기, 개인 PC, 가상 현실 헤드셋 등을 통해서도 방문할 수 있다.

◇ 거래 대금 ‘가상 화폐’ 확보해야

가상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우선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을 비교해야 한다. 관심 있는 플랫폼을 선택한 뒤 ‘논펀저블닷컴’(NonFungible.com) 또는 ‘위메타’(WeMet)와 같은 메타버스 정보 사이트에서 가상 부동산 매매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부동산 거래 시 최근 매매 자료를 검토해 적절한 시세를 확인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적합한 가상 부동산을 찾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면 ‘디지털 지갑’(Digital Wallet)을 개설해야 한다. 가상 부동산 거래는 가상 화폐나 NFT 등의 수단으로 지급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지갑 개설 시 구입하기로 한 가상 부동산이 위치한 메타버스 플랫폼과 호환이 가능한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가상 부동산 구입에 필요한 가상 화폐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부 메타버스 플랫폼은 특정 가상 화폐 사용을 요구하기 때문에 해당 가상 화폐를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

<준 최 객원 기자>

[출처] 미주 한국일보 2022년 8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