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중앙일보

베이비부머, 욕실 개조에 투자 안 아낀다

By 2024년 02월 14일 2월 17th, 2024 No Comments
  • [주택 리모델링 트렌드]
  • 대가족 위한 차고, 지하실 개조 관심 커
  • 자연재해 대비 창문, 지붕 교체에 투자
팬데믹부터 시작된 주택 리모델링 붐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여전히 높은 모기지 금리 상황에서 홈오너들은 상환 중인 모기지보다 더 비싼 금액을 지불하고 새 집으로 이사하는 대신 거주 중인 주택을 개조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한 집에 오래 거주한 이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첫 집 장만 후 몇 년 뒤 집을 넓혀갈 계획을 세웠던 밀레니얼 세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7년 전 패서디나에 첫 집을 장만하면서 10년 안에 더 큰 집으로 넓혀갈 계획을 세웠던 박모(37)씨는 “최근 모기지 이자가 너무 올라 이사는 꿈도 꿀 수 없다”며 “집을 구입했을 당시엔 아이가 없었지만 이젠 자녀도 생겨 아이를 위한 놀이공간부터 안전한 뒷마당 업그레이드가 필요해서 올봄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처럼 올해 리모델링을 계획하는 홈오너들을 위해 최근 리모델링 트렌드를 알아봤다.

▶대가족 위한 개조  

높은 집값과 렌트비로 인해 성인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중장년층들이 늘고 있다. 그래서 최근 리모델링 전문업체에 ADUs(Accessory Dwelling Units)나 게스트 하우스, 차고 개조를 의뢰하는 홈오너들이 증가했다.

주택개발업체 더플랜컬렉션(The Plan Collection)에 따르면 지난해 차고를 주거 공간으로 개조하는 ‘가라지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4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모델링 전문가들은 “가족 수가 늘면서 별도의 출입문 추가를 비롯해 지하실 업그레이드, 세컨드 키친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또 실내가 개방형인 경우 방을 추가하거나 가벽을 세워 더 많은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자녀 외에 손자, 손녀와 함께 거주하는 시니어 가구도 늘고 있는데 이들은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이나 놀이 공간을 추가하기도 한다. 또 어린아이들이 있는 경우 흙 묻은 신발과 옷을 벗을 수 있는 현관 옆 머드룸(Mudrooms) 공간을 추가하는 것도 인기. 이외에도 가족 수가 늘면서 선반과 캐비닛, 싱크대 등 수납공간이 잘 갖춰진 다목적룸을 만들고 싶어 하는 홈오너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는 것이 리모델링 업체들의 설명이다.

▶시니어용 욕실

베이비부머의 주택 리모델링에 있어 가장 크게 중점을 두는 것은 바로 안전. 리모델링 전문업체들은 “접근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계단 리프트, 대형 욕조, 대형 샤워부스 관련 리모델링 문의가 늘고 있다”며 “베이비부머들은 현재 거주 중인 집에서 여생을 보내길 원하기 때문에 집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편의 시설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전했다. 특히 시니어들의 안전과 직결된 욕실 업그레이드는 가능한 한 빨리 서두르는 게 좋다. 리모델링 전문가들은 “거동이 편리한 대형 샤워부스를 만드는 것부터 대형 샤워기를 설치하거나 홈스파를 위해 스팀샤워기 등을 설치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자연재해 대비

극심한 기후 변화는 주택 안전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이전보다 여름은 훨씬 더 더워졌고 겨울엔 더 춥고 비도 많이 내리다 보니 이젠 꼭 산꼭대기나 해변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홍수, 허리케인, 산불과 같은 자연재해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를 위해 오래된 기존 창문을 에너지 고효율 창문으로 교체하는 것을 비롯해 집 태양광 패널 설치, 정전을 대비해 발전기를 들여놓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폭우로 전력이 끊기는 것을 경험한 홈오너들은 전력망 불안정성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사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런 업그레이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홈오피스

연방센서스국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 25% 이상이 일주일 중 며칠은 재택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팬데믹 이후 홈오피스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다. 예전엔 홈오피스라 하면 방 1개면 됐지만 요즘은 맞벌이 부부는 물론 성인 자녀까지 함께 거주하고 있을 수 있어 가족 수대로 홈오피스가 필요해진 상황이 됐다. 그래서 분양 중인 새집의 경우 홈오피스가 3개까지 있는 경우도 적잖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새 주택의 경우 거실이 있는 1층을 비롯해 다락방과 지하실 등 총 3개의 홈오피스가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처럼 홈오피스가 2개 이상 있는 주택에 바이어들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전엔 리모델링 시 자투리 공간을 이용해 홈오피스를 만들었다면 최근엔 패밀리룸과 같은 넓은 공간에 프렌치도어, 베란다 등이 딸린 럭셔리 홈오피스 쪽으로 트렌드가 옮겨가는 추세다.

▶야외 데크

팬데믹 이후 모임과 휴식을 위한 야외 공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리모델링 전문업체들에 따르면 최근 홈오너들이 야외 공간 업그레이드 시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이 작은 스크린이 설치된 소형 포치(Porches)라고 한다. 현관 패티오라 볼 수 있는 포치에 스크린을 설치해 이곳에서 영화나 드라마 등을 감상하기 위해서다. 홈디자인 플랫폼 하우즈(Houzz)에 따르면  “최근 작은 스크린이 설치된 포치에 대한 검색량이 500%나 증가했다”며 “또 스몰 패티오, 작은 포치 등에 대한 검색량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주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