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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리모델링이 다 주택 가치 높여주지는 않아

By 2022년 02월 27일 No Comments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목적은 불편했던 부분을 편리하게 고쳐 살기 위해서다. 리모델링을 실시하는 또 다른 목적이 있다면 주택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그러나 모든 리모델링이 다 주택 가치를 높여주는 것은 아니다. 편리함을 제공할지는 몰라도 오히려 주택 가치를 떨어뜨리는 리모델링도 있다. 온라인 재정정보 업체 고우뱅킹레잇닷컴이 주택 가치에 ‘독’이 되는 리모델링 항목을 정리했다.

◇ 너무 화려한 조명 장치

웬만한 집은 샹들리에 조명 장치 하나쯤은 갖추고 있다. 샹들리에는 대개 식사를 하는 다이닝 룸 천정이나 입구 내부 천정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멋들어진 샹들리에를 설치하면 집안 분위기가 살아나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휘황찬란한 샹들리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집안 분위기와 맞지 않게 너무 튀는 샹들리에는 바이어들의 눈에 거슬릴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인테리어 조명 업소에 가면 보석처럼 반짝이는 샹들리에가 많이 진열되어 집 분위기 적합한 제품을 고르기 쉽지 않다. 너무 튀는 샹들리에는 피하고 가급적이면 간단하고 무난한 디자인의 제품을 골라야 주택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 너무 많은 벽지

벽을 장식하는 방법 중 벽지가 있다. 벽지는 원하는 무늬나 디자인대로 벽을 쉽게 꾸밀 수 있어 홈 오너들이 사랑하는 벽 장식이다. 그러나 바이어들이 벽지를 바라보는 시각은 완전히 다르다. 집안 곳곳에 각종 벽지가 설치된 집을 본 바이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저걸 어떻게 떼지’다. 벽지가 보기엔 좋을지 몰라도 제거 작업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다른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벽지가 설치된 집은 바이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 쉽다. 특히 구입 후 바로 입주를 계획하는 바이어에게는 벽지가 설치된 집은 첫 번째 제거 대상 매물이 된다. 집을 내놓기 전에 벽지 대신 부담 없는 색상의 페인트를 칠하는 것이 집 가치를 올리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굳이 벽지를 설치하고 싶다면 액센트를 내기 위한 목적으로 한쪽 벽면에만 바르는 것이 좋다.

◇ 팝콘 실링 & ‘텍스처’ 벽 장식

한때 ‘팝콘 실링’(Popcorn Ceiling)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팝콘 실링은 밋밋한 천정 대신 울퉁불퉁하게 모양을 내는 장식법이다. 울퉁불퉁한 모양이 팝콘처럼 보여서 팝콘 실링이라고 불렸다. 시대가 지나면서 팝콘 실링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 요즘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유행이 지난 것 외에도 팝콘 실링은 벽지처럼 제거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따라서 팝콘 실링을 아예 혐오하는 바이어들이 더 많다. 천정뿐만이 아니다. 밋밋한 벽에 텍스처를 입히는 방식의 장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바로 입주를 원하는 바이어에게 눈엣가시처럼 보이기 때문에 높은 가격의 오퍼를 받기 힘들다.

◇ 카펫 공사

여러 조사에서 목재 바닥재가 설치된 집이 다른 집보다 비싸게 팔린다는 것이 증명됐다. 카펫은 비용 부담이 적고 쉽게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나무마루가 깔린 집보다 비싼 값을 받기 힘들다. 카펫은 나무 마루나 타일 바닥보다 청소가 까다롭고 건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근 많은 바이어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추세다.

카펫에는 흙이나 먼지, 기타 화학 물질이 끼어 있다가 사람이나 애완동물의 이동이 있을 때마다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일이 발생한다. 또 습기 찬 카펫을 통해 곰팡이 등이 발생하기 쉬운데 이들 유해 물질이 인체로 유입되면 각종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 웰빙과 친환경을 중시하는 요즘 카펫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많아 주택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전락했다.

◇ 침실 2개를 하나로 개조

붙어 있는 침실 2개를 하나로 터서 넓은 침실로 개조한 집을 가끔 볼 수 있다. 기존의 침실이 작다고 여겨질 때 이 같은 공사를 실시하는 데 주로 자녀가 없는 젊은 부부 또는 자녀가 출가한 노부부들 사이에서 많이 고려한다. 하지만 그 집에서 평생 살 계획이 없다면 실시하지 않는 것이 좋다. 침실 2개를 하나로 개조하는 공사는 집을 팔 때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공사비도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자녀가 있는 바이어에게는 매력적인 조건이 아니다. 자녀를 둔 바이어는 자녀 사용할 침실을 염두에 두고 집을 보러 다니는데 자녀가 써야 할 침실이 없어진 셈이다. 또 침실 개수가 많을수록 주택 가치가 오르는데 침실을 없애면 그만큼 가치가 떨어지는 것과 다름없다. 기존 침실이 작게 느껴지면 벽을 허무는 대신 밝은 색상을 페인트를 칠하거나 가구를 줄이는 방법으로 실내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 클로젯 용도 변경

한국에서 옷방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기존의 방을 아예 의류를 보관하기 위한 옷방으로 사용하는 가구가 많다. 이곳 미국에서는 침실마다 옷방 기능을 하는 클로젯이 설치되어 있어 편리하다. 그런데 일부 주택은 클로젯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리모델링 공사까지 실시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재택근무자가 늘면서 클로젯을 홈 오피스로 전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일부는 클로젯을 터서 욕실을 넓히는 공사까지 마다않는다. 사용하기 편리할 수 있으나 집을 파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공사다. 클로젯을 주택이 반드시 갖춰야 할 공간으로 생각하는 바이어가 많다. 또 클로젯이 없는 침실은 침실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모로 주택 가치에 부정적인 요인이 된다.

◇ 선룸

실외 공간을 실내 공간처럼 변경하는 공사도 많이 실시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선룸이다. 선룸은 실내와 연결된 정원 일부 공간에 설치된 별도의 구조물로 벽 대부분이 유리로 되어 있어 채광 효과가 좋다. 실내 정원 또는 운동 공간, 엔터테인먼트 룸 등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이지만 비용 회수율이 가장 낮은 리모델링 중 하나다.

조사에 따르면 선룸을 설치하려면 평균 7만 5,000달러의 비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집을 팔 때 건질 수 있는 비용은 평균 3만 5,000달러로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선룸 대신 부모님이나 손님 방문 시 묶을 수 있도록 욕실과 화장실 시설이 별도로 갖춰진 ‘mother-in-law’ 침실 공사가 바이어들이 선호하는 리모델링 공사다.

<준 최 객원 기자>

[출처] 미주 한국일보 2022년 2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