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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이자율 잘 살피면 ‘수만불이 왔다 갔다’

By 2020년 07월 16일 No Comments

▶융자회사별 850만건 모기지 분석해보니…

▶융자 회사 따라 0.75%p 금리 격차
▶50만불 주택 살 때 7만불 이자 차이

▶지역 따라서도 0.45%p 금리 달라져
▶깐깐한 비교, 불황에도 통하는 지혜

모기지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더 낮은 금리를 원하는 욕심은 끝이 없다. 길면 30년간 갚아야 할 장기 대출인 까닭에 더욱 금리에 예민한 것이 모기지다.

대신 다른 한편에서는 코로나19로 모기지나 재융자받기가 어려워졌다는 말도 돈다. 고용과 소득에 관한 증빙이 까다로워진 까닭으로 대출 승인만 받아도 감지덕지라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어떤 불황기에도 변하지 않는 진리는 모기지도 마찬가지로 꼼꼼하게 둘러보고 비교하면 한층 유리한 금리 조건을 얻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모기지 금리 비교하고 결정하나?

모기지를 받을 때 금리 비교는 기본이라고 하지만 사실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원래 거래하는 은행이기 때문에, 친분이 있는 직원이 있어서, 가깝고 이미지가 좋기 때문에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깊게 고민하지 않고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생애 가장 값비싼 구매 결정을 하면서 엄청난 지출을 아낄 수 있는 잠재적인 절약의 기회를 놓친다. 무엇보다 새로 생길 집에 집중하면서 꿈에 그린 집과 손발이 잘 맞는 부동산 에이전트를 찾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뿐 모기지는 뒷전으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무심한 이들은 부동산 에이전트가 추천하는 융자 회사에서 모기지를 받거나, 녹록지 않은 대출 신청 과정을 겪으면서 지친 나머지 금리 격차를 확인하지 않고 서둘러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융자 회사 바꾸면 0.75%p 격차

그러나 최근 새롭게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를 제대로 비교하면 모기지 기간 내내 수만 달러의 이자를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연히 대출자의 크레딧 점수와 다운페이 정도 등이 중요하지만 단지 융자 회사만 제대로 골라도 적지 않은 이자율 격차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주택 공동투자 스타트업인 ‘하우스(Haus)’는 국책 모기지 회사인 ‘프레디 맥’의 데이터를 활용해 지난 2012~2018년 이뤄진 850만건 이상의 모기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동일한 조건의 대출자라도 융자 회사에 따라 최대 0.75%포인트 금리 격차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표1 참조〉 실제 뉴욕 커뮤니티 뱅크와 인터퍼스트 모기지 컴퍼니는 평균 대비 나란히 0.35%포인트 금리가 낮았지만, 시티즌스 내셔널 뱅크는 평균 대비 0.4%포인트 금리가 높았다.

여기에 해당 부동산이 위치한 지역에 따라 최대 0.45%포인트 금리 격차가 발생해 하우스는 이를 두고 “다른 대출 조건은 차치하고 단지 선택하는 은행과 지역에 따라 1%포인트 이상 이자율 격차가 생긴다”고 결론지었다.

▶수만 달러 절약 가능해

하우스의 랠프 맥러플린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이자율은 대출 신청자의 크레딧 점수, 부채비율, 다운페이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보다 융자회사와 해당 부동산의 위치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낄 수 있는 금액은 얼마나 될까. 동일한 크레딧 점수와 부채비율, 20% 다운페이 조건의 두 명의 바이어가 비슷한 지역에 똑같이 50만 달러 주택을 산다고 가정해보자. 하우스 측은 서로 다른 융자 회사를 선택한 A 바이어가 3.85% 이자율이 적용되는 대신 B 바이어는 3.10%로 대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30년이 만기인 경우, 금리 격차에 따른 B 바이어의 절약액은 7만5000달러 이상 된다는 것이다.

하우스 측은 “위의 경우는 단적인 사례로 기본적으로 이런 식의 금리 비교는 특히 유리한 시나리오에서 최대한 이익이 큰 쪽으로 모든 상황을 맞춰가는 측면이 있다”며 “그렇지만 동시에 충분히 실현 가능한 격차를 보여주는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격차도 0.45%p 달해

또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결론은 주택 위치에 따라 모기지 금리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이오와주 더뷰크,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 오하이오주 리마에서 받는 모기지가 오하이오주 샌더스키, 텍사스주 맥앨런, 버지니아주댄빌에서 받는 모기지보다 금리가 낮았다. 〈표2 참조〉

맥러플린 이코노미스트는 “지역별로 모기지 이자율에 차이가 있었다는 사실보다는 그 이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로컬 은행 사이의 경쟁이 치열한 정도에 따라 금리 차이가 존재했고 어떤 지역은 바이어가 금리 비교를 하지 않아 이자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 대형 은행으로부터 대출 승인을 받지 못한 바이어는 그보다 작은 규모의 로컬 은행으로 몰리고 전반적인 이자율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또 인터넷으로 이자율을 비교하고 견적을 받는 등 편리하게 이자율을 비교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크레딧 점수·다운페이도 변수

이번 조사는 융자 회사와 지역에 따른 분석만 한 것은 아니다. 당연히 기본적인 대출 신청자의 신용도 및 재원과 연관된 금리 격차도 따졌다.

그 결과, 크레딧 점수가 600점 이하로 ‘나쁜’ 상태와 750점 이상으로 ‘좋은’ 상태를 비교해 보니 이자율 격차는 0.42%포인트를 기록했다. 또 다운페이를 집값의 5%로 하느냐, 아니면 20%로 하느냐에 따른 이자율 격차도 0.2%포인트로 나타났다.

맥러플린 이코노미스트는 “어디에 집을 구하고, 어떤 대출회사로 결정하느냐에 따라 1%포인트 이상 이자율에 차이가 생긴 점은 놀라운 결과”라며 “이는 장기 대출인 모기지 전체 상환 기간을 놓고 보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큰 격차”라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0년 7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