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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공사비는 주택 시세에 맞춰 결정

By 2023년 09월 07일 9월 9th, 2023 No Comments

▶ 여러 지원 융자 프로그램 알아봐야

▶ 각 프로그램 장단점 따져보고 신청

주택 리모델링을 실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예산이다. 리모델링에 필요한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물론 얼마만큼의 예산이 필요한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비용이 새 나가기 쉽다. 공사에 필요한 자재비는 물론 인건비가 최근 크게 올라 철저한 예산을 수립하지 않으면 비용 낭비가 초래될 수밖에 없다. 워싱턴포스트가 리모델링 공사에 필요한 예산 수립 요령과 조달 방법 등을 소개했다.

◇ 공사비, 주택 시세에 맞춰 정해야

대규모 리모델링을 실시하면 주택 가치가 공사비만큼 오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주택의 현 시세에 맞춘 균형 있는 규모로 공사를 해야 비용 회수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근검절약 형 주택 보유자라고 해도 막상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하면 예산을 조절하는 일이 쉽지 않다. 조금 더 좋은 자재를 고르기 시작하면 공사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사 계획단계에서부터 전체 예산을 먼저 수립하고 공사비가 예산을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택 전문가에 따르면 주방 리모델링의 경우 공사비가 주택 시세의 5%~15%를 넘지 않도록 예산을 짜는 것이 좋다. 주택 시세가 30만 달러라면 주방 리모델링 공사비로 1만 5,000달러~4만 5,000달러 이상 지출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욕실 리모델링의 경우에는 주택 시세의 3%~7%가 적정한 공사비로 여겨진다. 이는 주택 시세가 지역 조건에 따라 일정 수준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주변 시세가 평균 30만 달러로 형성된 지역에서 주방 리모델링 공사에 1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해서 시세가 바로 40만 달러로 오르는 일은 없다.

◇ 여러 업체 통해 견적 받아야

향후 거주 기간도 리모델링 예산을 수립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조만간 다른 집으로 이사할 예정이라면 비용이 많이 드는 큰 규모의 리모델링은 피하고 페인트나 간단한 설비 교체 작업 등 소규모 리모델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리모델링 규모를 결정한 뒤에는 공사 업체를 찾아야 하는데 많은 업체를 만날수록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공사의 질도 높일 수 있다. 업체 10곳에 전화로 문의한 뒤 이 중 3~5개 업체를 집에서 직접 만나 설명을 들어보면 공사 진행에 많은 도움이 된다.

업체별 인건비가 천차만별이고 추천하는 자재의 질과 가격도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여러 업체와 접촉해 적절한 비용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모델링 계획과 예산을 수립한 뒤에는 공사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비용 발생에 대비해 계획보다 10% 더 많은 예산을 책정하는 것이 좋다.

◇ FHA 203(k) 융자

정부 기관이 보증하는 융자를 통해서 리모델링 비용을 조달하는 방법이 있다. 저소득층 대상 주택 구입 융자를 보증하는 ‘연방주택국’(FHA)은 FHA 203(k) 프로그램을 통해 저소득층 주택 소유주의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한다. FHA 203(k) 프로그램은 리모델링 실시 뒤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택 가치의 97.75%까지 융자를 발급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FHA 203(k) 자격 요건은 일반 FHA 융자와 비슷하기 때문에 크레딧 점수와 소득이 낮아도 신청 가능하다. 다만 모기지 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수영장과 같은 고급 리모델링 공사 용도로는 신청할 수 없다.

국영 모기지 보증기관 패니메이도 FHA 203(k)과 유사한 리모델링 융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패니메이가 운영하는 홈스타일 리노베이션 론은 첫주택구입자 대상 프로그램으로 3% 다운페이먼트와 최소 ‘주택 자산’(Equity) 비율 5% 등이 신청 조건이다. 이 프로그램 역시 주택 가치의 최고 95%~97.75%까지 융자를 발급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고 융자 비율이 80%를 넘으면 모기지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 ‘주택자산담보신용대출’(HELOC)

주택 자산 가격 급등으로 주택 자산이 두둑해진 주택 소유주가 많다. 주택 장기 보유로 불어난 주택 자산을 활용해 리모델링 비용 마련에 나설 수 있다. 주택자산을 담보로 융자를 발급하는 ‘주택자산담보신용대출’(HELOC)은 향후 몇 년간 여러 개의 리모델링 프로젝터를 진행할 계획인 주택 소유주에게 적합하다.

HELOC의 가장 큰 장점은 승인받은 융자액 중 사용한 금액에 대해서만 이자를 내면 되고 일정 기간 원금 상환 없이 이자만 갚으면 된다. 또 다른 융자에 비해 클로징 비용이 저렴해 부담 없이 신청할 수 있다. HELOC은 주택 가치의 80%~90%까지 융자를 발급하는데 여기에는 1차 모기지 금액도 포함된다. 주택 가치가 30만 달러로 모기지 대출이 없다면 90%에 해당하는 27만 달러까지 융자를 받을 수 있지만 모기지 잔액이 25만 달러라면 HELOC을 통해 발급받는 융자액은 2만 달러로 낮아진다.

HELOC 신청 수수료는 재융자 수수료보다 낮지만 1차 모기지 수수료보다는 조금 높다. 융자 발급 뒤 5년~10년까지는 이자만 갚으면 되지만 이후부터 15년까지는 원금도 함께 내야하고 만기 시에 전액을 일시에 상환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HELOC을 발급받아 리모델링을 실시한 경우 세금 보고 시 이자액을 비용 공제 항목으로 활용할 수 있어 절세에도 도움이 된다.

◇ 401(k) 융자

공사를 빨리 실시해야 하는 경우 401(k) 융자를 통해 비용을 마련할 수 있는데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401(k) 융자는 최고 5만 달러 또는 투자 잔액의 최고 50%까지 융자를 발급하고 이자율이 낮은 것이 장점이다. 자신이 투자한 금액을 담보로 융자를 발급받기 때문에 지급하는 이자는 대출자에게 지급되는 것도 특징이다.

401(k) 융자의 만기는 일반적으로 5년으로 다른 융자에 비해 짧은 편이다. 또 직장을 잃게 되면 바로 만기가 적용돼 융자를 상환해야 하며 연체 발생 시 발급받은 융자는 과세 대상 소득으로 인정돼 10%에 해당하는 벌금과 함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재정 전문가들은 401(k) 융자를 잘못 사용하면 은퇴 계획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택 수리 비용 마련이 힘들 때 최후의 방법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준 최 객원 기자>

[출처] 미주 한국일보 2023년 9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