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이후 교외 집 찾는 세입자 급증
▶ 재택근무 편하고 가족 꾸리기도 좋아
교외 주택이 주는 장점은 도시 주택보다 더 많다. 출퇴근 시간 교통체증 스트레스를 날려버린 것 외에도 같은 가격이면 더 많은 방, 더 넓은 야외 공간을 누릴 수 있다. 교외 주택의 단점으로 꼽히는 제한된 문화 활동과 맛집 탐방 문제는 현재 대부분 도시에서 박물관이나 쇼핑센터, 술집, 식당이 아예 문을 닫았거나 부분적으로 운영되는 상황이어서 도시와 교외에서의 격차가 거의 없다.
미국 경제가 불경기에 있음에도 교외 주택시장의 아파트 렌트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북가주 새크라멘토, 버지니아주 노폴크와 남가주 인랜드 엠파이어는 지난 3월과 비교해 3분기 종료 시점 현재 3.2~4.6% 사이로 아파트 렌트가 증가했다고 상업용 부동산 정보 분석업체 코스타 그룹 자료가 밝혔다.
코스타 그룹의 존 어플렉 시장분석 담당 부사장은 “위에 언급한 주택시장은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DC, 로스앤젤레스와 같은 대도시와 인접해 만약 정말 필요한 상황이면 사무실로 출근할 수 있는 거리지만 금전적으로 크게 절약할 수 있는 지역에 있다”고 말했다.
교외 지역 주택 거래도 아주 활발하다. 다른 부동산 정보 분석업체 질로 그룹에 따르면 6월 말 기준으로 교외 지역 주택 가격은 1년 전보다 3.3%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도시 핵심 번화가 렌트는 급락했다. 코스타 자료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3월과 비교해 렌트가 17% 하락했다. 이는 전국적으로도 최악에 해당한다. 핵심 번화가 기준으로 렌트는 보스턴이 9.2% 아래로 내려왔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는 5~6% 사이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따지면 핵심 번화가 렌트는 월 약 1% 정도 하락하는 모양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교외 지역 거주 선호 현상’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10년 동안 이어져 오던 대도시 거주 선호 현상을 한방에 무너트리는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수십 만명의 밀레니얼 세대는 물론이고 거주지가 없는 사람들은 각종 경제활동과 에너지를 찾아 도시로 몰려들었다. 이는 렌트비 상승을 부추겼고 수많은 도심 내 아파트 개발의 이유가 됐다. 다수가 자신이 일하는 도심과 가까운 곳에 집을 마련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이런 경향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는 사람들의 교외 지역 거주 선호 현상이 앞으로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재택근무는 여전히 폭넓게 이행되고 있다. 게다가 교외 주택시장 가격은 대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여전히 저렴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대도시 아파트 렌트비가 하락세를 보인다고 하지만 교외 아파트 렌트비와 비교하면 같은 규모일 경우 최고 2000달러까지 차이가 난다.
휴스턴에 본사를 둔 캠든 프로퍼티 트러스트의 릭 캠포 대표는 “휴스턴 다운타운에서 2베드룸 아파트의 월 렌트비는 대략 2600~2700달러 정도지만 서쪽으로 10마일 정도 떨어진 지역의 렌트비는 1500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캠포 대표 회사는 휴스턴과 다른 13개 지역에 6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사람이 몰리면서 월세로 2000달러 미만을 내는 중산층 세입자가 주를 이루는 아파트 렌트비 시세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사람들이 고용 안정에 대해 걱정하면서 수요가 증가했지만 최근 주택 개발이 고급 아파트와 도시 주택시장에 맞춰져 진행됐기 때문에 교외 지역엔 신규 주택 공급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대도시를 떠나 교외를 찾는 다수의 세입자는 결혼이나 자녀 갖기를 미루던 젊은 부부로 이들은 더 넓은 공간에서 가족을 꾸리고 싶어 한다.
부동산업계는 교외 선호 현상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있었다고 전한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와 같이 집값이 비싼 지역에 거주하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더 넓은 공간에 거주할 수 있는 텍사스 오스틴이나 콜로라도 덴버 같은 곳으로 이주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0년 10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