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중앙일보

들끓는 주택시장 성급히 덤볐다간 낭패

By 2020년 09월 18일 No Comments

▶ 첫 주택 구매자 가이드라인

▶ 경쟁 심해도 예산·원칙은 지켜야
▶ 감정 앞서면 비싸게 사고 후회해
▶ 지치면 멈추고 전문가와 상의해야

주택 바이어를 압박하는 요소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어에게 호재는 오직 사상 최저 수준의 모기지 이자율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밖에는 모두 악재라는 분석이다.실제로 꾸준히 집값은 오르고, 매물은 부족하고, 경쟁은 심해지고, 코로나19는 위험하고, 모기지 대출은 어려워지고, 집 사는 과정은 번거로워졌는데 심지어 최근에는 동시다발적인 산불까지 덮쳤다.

무엇 하나 호락호락한 것이 없는 가운데 많은 주택 구매자들은 집을 사는 과정을 희망과 절망의 롤러코스터라고 비유했다.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풀었다가도 현실을 마주하면 좌절하기 쉽다는 것이다. 첫 주택 구매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뜨겁게 달궈진 주택시장

코로나19가 무색할 정도로 뜨거운 열기로 많은 도시에서 매물 하나에 다수의 오퍼가 접수되고, 최종 거래가도 최초 호가를 넘어서는 것이 다반사다. 전국부동산협회(NRA)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에서 팔린 주택 중 68%는 매물로 등록된 뒤 불과 한 달 이내에 팔렸고, 거래 가격은 1년 전보다 8.5% 상승했다.

▶믿을만한 예산이 출발점

출발은 규모가 얼마든 확고한 재정적인 기반에서 시작해야 한다. 냉정하게 집을 사는데 쓸 수 있는 예산을 정하고 이를 뒷받침할 모기지 사전승인을 집을 보기 전에 미리 받아야 한다.

모기지 사전승인은 특정한 조건에서 대출자에게 얼마를 대출해 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전승인 없이는 셀러는 물론, 에이전트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이미 사전승인을 받은 경쟁자에 오퍼 경쟁에서 패할 수밖에 없다.

가격대는 대출할 수 있는 금액과 이를 포함한 예산 사이에서 결정해야 하지만 추가로 드는 비용과 비상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의해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TD뱅크 모기지 담당인 스캇 리너 디렉터는 “절대 집에 ‘몰빵’하지 말라고 조언하며 미래를 위해 현실적인 안전망을 준비하라고 권한다”며 “특히 요즘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더욱 중요한 지침”이라고 말했다.

▶주택 시장의 생리 익혀야

솔트레이크 부동산협회의 알리샤 홀다웨이 회장은 “성패는 준비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의 경우, 바이어를 처음 만나면 부동산 계약서 샘플을 보여주고 모든 용어와 상황에 관해 설명하며 어떤 것들을 협상해 나갈 수 있는지 알려준다.

또 중간에 어떤 결정을 내릴 경우 어떤 리스크가 생길지에 대해서도 고지하는 식으로 바이어, 특히 첫 주택 구매자가 부동산 시장의 생리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돕는다.

홀다웨이 회장은 서툰 바이어가 감상에 빠지거나 오직 이기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은 경험을 갖춘 에이전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첫 주택 구매자라면 누구든 믿음직하고 균형감을 갖추고 한결같은 사람의 도움과 조언이 꼭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의 조건, 선택과 집중해야

클렘슨대 재정학 강사이자 공인재정설계사(CFP)인 조시 해리스는 집을 사려는 이유를 깊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권했다. 이런 고민과 가족과의 대화를 통하면 진심으로 필요로 하는 집의 조건과 있으면 좋을 것 같은 조건이 구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티븐스 대표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2층 침실 옆에 욕실이 없는 집을 고르려는 바이어를 말린 경험이 있다. 매일 아침 일어나 1층에 내려와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으면 일과가 복잡해질 것이란 설명과 함께. 바이어는 추가로 다른 집을 알아보겠다고 했다.

이때 유의할 점은 직접 고칠 수 있는 부분과 필요하지 않은 집의 기능 등을 철저히 따지는 것이다. ‘켈러 윌리엄스 부동산’의 스테판 미데로스 대표는 “첫 주택 구매자는 집이 완벽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그러나 바이어가 직접 페인트칠을 할 수 있고 바닥재나 카운터 탑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감정과 타협하지 말아야

집을 사기 위한 과정에서 걱정이 되거나 화가 나는 건 당연하다.

걱정은 나쁜 결정을 일으킬 수 있고 또는 어떤 결정도 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걱정이 커지면 잠시 휴식을 갖고 집을 사는 과정을 잊어보는 것이 도움된다. 집을 사는 과정에서 고생한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본인의 에이전트와 현실적인 상의를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실망하지 않기 위해 강약 조절을 할 필요도 있다. 보통의 첫 주택 구매자는 너무 많은 집을 보는 실수를 저지른다. 이는 피로감을 키우고 오직 이 과정을 견디며 넘기 위해 잘못된 결정을 이끌기도 한다.

홀다웨이 회장은 “너무 많은 집을 보다가 피로해진 이들은 ‘그저 집이면 되는데’ 하면서 지쳐 나가떨어지기도 한다”며 “본인의 예산과 기준에 맞는 집으로 후보군을 좁히는 작업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가격대와 우선순위 지켜야

바이어가 셀러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리스크가 낮은 방법으로 클로징 일정을 조율해줄 수도 있고, 리스크가 큰 방법으로서 수리를 면제해주거나 인스펙션 결과와 관계없이 거래를 하는 것 등이 있다.

주택 시장의 열기가 뜨겁고 매물이 부족할수록 이런 타협 사항은 바이어를 더 짓누르게 마련이다. 다만 그런데도 바이어 스스로 리스크를 키우는 선택은 경계해야 하고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보호 대책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

결론은 현재 분위기에서 첫 주택 구매자는 결국 시장에서 호가를 웃도는 가격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려움이 있겠지만 끝까지 지킬 부분은 절대로 본인의 예산을 넘어선 비싼 집을 무리하게 사면 안 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