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지역에서 내 집 마련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나왔다. 올 1분기 LA권역(LA-롱비치-애너하임) 주민의 주택 보유율이 전국 75개 대도시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꾸준히 하락한 이 지역의 홈오너 비율은 2016년 3분기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홈오너 비율이 5% 이상 하락한 대도시 권역도 LA가 유일했다.
27일 발표된 연방 센서스의 분기별 홈오너십 보고서에서 LA-롱비치-애너하임의 주택 보유율은 10명 중 5명에 못 미치는 45.2%를 기록하며 전국 최저로 드러났다.
이 지역의 주택 보유율은 1분기 기준으로 2018년 51.9%에서 5년간 매년 꾸준히 감소했다. 〈표 참조〉 전국 기준 주택 보유율은 지난해 1분기 65.6%에서 65.4%로 소폭 낮아졌다. 센서스는 2015년 이후 LA권역의 주택 보유율이 가장 낮았던 것은 2016년 3분기의 44.7%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8년 1분기 51.9%로 자체 최고치를 기록했고 팬데믹 이후에도 46.8~48.3%를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 급락했다.
센서스의 구체적인 지역별 분석은 없지만 대신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는 LA 시의 주택 보유율이 왜 전국 최저인가를 따져본 바 있다.
질로는 “집값 상승 폭에 뒤처지는 임금 인상 속도가 최대 걸림돌”이라며 “비싼 값에 치인 실수요층이 LA 외곽의 좀 더 저렴한 집을 선택하고 LA에는 렌트 세입자만 남으면서 통계상 주택 보유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센서스 보고서만 봐도 1년 만에 LA·OC의 주택 보유율이 3.1%포인트 하락하는 동안 주변의 인랜드 지역은 주요 도시 중 최대인 6.9%포인트 상승해 70%에 육박했다.
센서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리버사이드-샌버나디노-온타리오의 인구는 460만명 이상으로 늘었고 특히 리버사이드는 이전 1년간 3만6000명이 순유입하며 인구 증가율 전국 3위를 기록했다.
또 LA타임스는 LA와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각각 리버사이드와 센트럴 밸리로 이주하는 주민이 많다고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2020년 가을 샌버나디노에 18만9000달러를 주고 산 집으로 이사한 35세 여성과 인터뷰를 통해 LA에서 3000달러씩 냈던 렌트비의 절반도 안 되는 1220달러 모기지를 내고 내 집을 장만한 사연을 소개했다.
한편 채프먼대 도시개혁연구소의 조엘 코트킨 소장은 지난해 LA타임스 기고를 통해 “공급 확대를 주장하지만 결국에는 비싸고, 좁은 집들의 난개발만 부추길 것”이라며 “단독주택 부지에 최대 4유닛을 짓도록 한 SB 9과 같은 ‘업조닝’을 먼저 시행한 밴쿠버도 집값 인하 효과는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류정일 기자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2년 4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