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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매물, 어디 찾을 방법 없을까?

By 2023년 06월 29일 7월 1st, 2023 No Comments

▶ 장외 매물이라 불리는 ‘포켓 리스팅’에도 관심↑

▶ ‘이혼·사망’ 집주인 찾아 판매 문의하는 사례도

주택 수요는 탄탄한데 매물이 없어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다. 현재 주택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주택수는 2019년 이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주택 시장에서는 매물을 찾아달라는 바이어들의 아우성이고 이에 부동산 에이전트는 죽을 맛이다.

이럴 때 주목받는 매물이 바로‘포켓 리스팅’(Pocket Listing)이다.‘고요한 매물’(Whisper Listing)이라고도 불리는 포켓 리스팅은 주택 시장에 나오지 않고 소리 소문도 없이 팔리는 매물이다. 최근 포켓 리스팅을 포함, 시장에 나오지 않는 매물을 찾기 위해 에이전트는 물론 바이어까지 혈안이다. 포켓 리스팅의 장단점과 독특한 방식의 매물 찾기 사례를 알아본다.

◇ 시장에서는 찾을 수 없어

포켓 리스팅은 주택 시장에 내놓지 않고 사적으로 매매하는 비공개 매물이다. 포켓 리스팅은 시장에 나오지 않고 팔리기 때문에 ‘장외 매물’(Off Market Listing) 또는 소리 소문도 없이 팔린다고 해서 ‘고요한 매물’(Whisper Listing)이라고도 불린다. 포켓 리스팅은 매매를 의뢰받은 에이전트가 매물 정보를 자신의 주머니에 보관하고 있다가 관심 있는 바이어에게만 알려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반적인 매물은 에이전트 검색 네트워크인 ‘MLS’(Multiple Listing Service)에 등록되고 MLS를 통해 각종 매물 검색 사이트에 자세한 정보가 공개된다. 하지만 포켓 리스팅은 MLS에 등록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 바이어는 물론 에이전트도 매물로 나온 사실을 알기 힘들다.

◇ 경쟁 피할 수 있는 장점

포켓 리스팅은 찾기가 힘들지 일단 찾는 데 성공하면 다른 바이어와의 경쟁을 피해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불필요한 경쟁이 없어 가격이 터무니없이 오르는 일도 드물다. 매물 품귀 현상인 요즘 매물이 나오면 서둘러 오퍼를 제출해야 하지만 포켓 리스팅은 그럴 필요 없이 조금 느긋하게 집을 보고 구입을 결정할 수 있다. 에이전트의 경우 매물 부족 탓에 구입 경쟁이 과열된 시기에 포켓 리스팅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에이전트와의 경쟁에서 한발 앞서게 된다.

집을 팔 의향이 있는 주택 소유주를 만나기 전에는 포켓 리스팅을 찾는 일이 쉽지 않다. 포켓 리스팅을 보유한 에이전트를 찾아야 하는데 한 지역에서 매매 경험이 풍부한 에이전트가 포켓 리스팅 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 주택 소유주들과 활발한 네트워킹을 하는 에이전트도 포켓 리스팅 가능성이 집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 ‘가격 수준^포켓 리스팅 이유’ 등 따져야

전국 대부분의 에이전트를 회원으로 둔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는 2019년 포켓 리스팅을 불법 행위로 규정했다. 주택을 공정하게 구입할 수 있는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고 에이전트에 의한 부동산 공정 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AR 비등록 회원은 물론 회원 에이전트들에 의한 포켓 리스팅 매매는 여전히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공식 등록 매물이 아닌 포켓 리스팅은 셀러와 바이어 양측 최상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부동산법에 어긋난다는 점도 항상 지적된다. 포켓 리스팅의 특성상 리스팅 가격이 시세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포켓 리스팅은 프라이버시 보장을 원하는 유명인들이 선호는 방식이다. 따라서 프라이버시와 크게 상관없는 일반 셀러가 포켓 리스팅 형태로 집을 내놓았다면 반드시 이유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 집주인에게 판매 의향 직접 타진

요즘처럼 매물을 찾기 힘든 시기에 가만히 앉아서 매물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는 가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영영 이룰 수 없다. 적극적이고 독창적인 노력으로 매물 찾기에 나서야 매물을 구경이라도 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요즘이다.

매물을 찾기 위해 예전부터 많이 활용되던 방법 중 하나가 집 주인에게 직접 편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매물로 나오지 않는 집이지만 집 주인에게 편지 등을 통해 집을 팔 의향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알아보는 노력이다.

한 에이전트는 바이어에게 주택 구입 희망 지역을 직접 방문해 마음에 드는 주택을 몇 채 고르라고 부탁했다. 그런 다음 바이어를 소개하는 내용과 가족사진까지 정성스럽게 첨부해서 주택 소유주들에게 직접 보낸 뒤 집을 팔 의향이 있는지 과감히 물어봤다.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에 보낸 편지였지만 결과는 만족스러웠고 원하던 매물을 찾을 수 있었다.

◇ ‘사망^이혼’한 집주인 찾기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집을 찾기 위해 신문 부고란과 이혼 통보란까지 샅샅이 뒤지는 바이어도 등장했다. 일부 에이전트와 부동산 투자자는 부고란에 적힌 사망자의 가족이나 상속자에게 연락해 사망자 소유의 주택을 매매할 의사가 있는지 조심스럽게 문의하기도 한다.

일부 주의 경우 이혼 절차 중인 부부 중 한 배우자와 연락이 되지 않을 때 신문을 통해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 주에서는 신문 이혼 통보를 통해서도 주택 매매 의사를 타진하는 에이전트까지 있다. 이혼 절차를 진행 중인 부부는 대부분 재산 분할 등을 위해 부부 소유의 주택을 급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한다면 다른 바이어들과의 경쟁을 피해 매물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사망이나 이혼으로 집을 처분하는 경우 대부분 법원의 명령이 필요한 ‘법원 매매’(Probate Sale) 절차로 매매가 진행된다. 일반 매매와 절차가 다소 다른데 법원 명령이 필요한 경우 기간이 다소 길어질 수도 있고 절차도 비교적 까다롭다. 법원 명령을 이미 받았거나 명령이 필요 없는 매물은 사용하는 구매 계약서만 다를 뿐 매매 절차는 일반 매매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법원 매매 매물을 구입할 때 중개 경험이 있는 에이전트를 통해 구매해야 안전하다.

◇ 부재 집주인

‘부재 주택 소유주’(Absentee Owner)를 찾는 바이어도 있다. 부재 소유주를 찾는 방법은 집을 직접 방문하거나 카운티 재산세 기록을 확인하는 방법 등 두 가지다. 집 앞에 신문이나 광고 전단지 등이 정리되지 않고 오래 쌓여 있다면 주인이 살지 않고 빈집으로 간주된다.

부재 소유주에게 연락처를 파악하려면 카운티 재산세 기록을 통해 ‘우편 주소지’(Mailing Address)를 확인하면 된다. 만약 우편 주소지가 실제 집 주소와 다르다면 부재 소유주일 가능성이 높아 주택 매매 의향이 있는지 편지 등을 보내 알아보면 된다.

<준 최 객원 기자>

[출처] 미주 한국일보 2023년 6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