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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우려 커지자 모기지 이자율 깜짝 하락

By 2022년 09월 03일 No Comments

▶ 주택 시장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어…그래도 얼어붙은 주택 수요 살아나기 힘들 것

▶ 대부분 바이어 올해 3분기까지 관망세 유지 전망

부동산 경기가 심상치 않다. 올해 2분기에 나타난 주택 시장 약세 현상이 3분기 들어 더욱 뚜렷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 이렇게 침체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경기가 본격적인 침체에 접어들면 모기지 이자율 하락이 멈추고 주택 수요가 살아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제로 내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크게 퍼지면서 6%를 넘었던 모기지 이자율이 최근 다시 5% 중반대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경기 전망과 주택 시장 추이를 살피며 관망 상태인 바이어가 여전히 많다. 재정 매체 뱅크레잇닷컴과 포춘이 3분기 주택 시장에 대한 전망과 분석을 내놓았다.

◇ 거래 단기간에 살아나기 힘들 것

부동산 정보 업체 코어로직의 셀마 헵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모기지 이자율과 높은 집값에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주택 거래가 이미 타격을 입었다”라며 “연간 대비 주택 거래 감소 현상이 3분기 내내 이어질 전망”이라고 3분기 주택 시장을 예측했다. 헵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수요가 살아나지 않을 경우 집값을 내리는 셀러가 지금보다 많아질 것으로도 전망했다.

◇ 구입 여건 여전히 불리

공공행진을 거듭하던 주택 가격이 둔화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가격 하락 폭은 아직 바이어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현재 주택 가격은 주택 구입 능력 대비 여전히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제시카 라우츠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 연구원은 “현재 주택 시장의 가장 우려는 크게 악화한 주택 구입 능력”이라며 “주택 가격과 모기지 이자율이 오르면서 주택 구입 능력을 상실한 첫 주택 구입자가 크게 늘었다”라고 지적했다. 라우츠 연구원은 주택 수요가 여전히 높은 편으로 주택 가격이 떨어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 대부분 바이어 관망 유지

주택 융자 업체 카디널 파이낸셜의 랠프 디버그내라 부대표는 올해 3분기 주택 거래량이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디버그내라 부대표는 “현재 주택 가격과 이자율 추이를 살피며 관망 중인 바이어가 대다수”라며 “이자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주택 거래가 당분간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주택 매물 증가 추세와 관련, 주택 가격 상승 압력이 낮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마크 햄릭 뱅크레잇 워싱턴 지부 책임자는 “주택 매물이 느는 추세로 주택 가격 상승 폭이 낮아지고 하향 추세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며 “3분기 중 바이어에게 우호적인 주택 시장 여건이 형성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진입 가격대’(Entry Level)의 저가 매물은 여전히 부족 현상을 겪을 것으로 보여 첫 주택 구입자 내 집 마련이 여전히 힘들 것이라고 햄릭 책임자는 덧붙였다.

◇ 3분기 중 이자율 5.25%~5.5%대

현재 주택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모기지 이자율이 어느 방향으로 향할지다. 최근 큰 폭으로 상승한 모기지 이자율이 올해 초와 같은 낮은 수준으로 다시 돌아가기는 힘들 전망이다. 하지만 이자율은 최근 급격한 상승을 멈추고 소폭 하락하면서 진정되는 국면이다. 뱅크레잇의 그렉 맥브라이드 수석 금융 연구원은 이자율이 3분기 말까지 현재보다 소폭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맥브라이드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면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며 “9월 말까지 30년 만기 이자율은 약 5.25%, 15년 만기 이자율은 약 4.35%로 낮아질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동시에 인플레이션 해소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모기지 이자율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맥브라이드 연구원은 설명했다.

코어로직의 헵 이코노미스트가 내놓은 3분기 모기지 이자율 전망치는 약 5.5%로 9월 Fed 회의에서 추가 ‘자이언트 스텝’이 결정되면 이자율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헵 이코노미스트는 “기준 금리 0.75% 포인트 인상이 확실시되면 지난 6월과 유사한 모기지 이자율 급등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만약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가 나타나면 모기지 이자율은 최고 5.5% 수준에 머물고 5.3%대까지 하락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 경기 침체 우려에 이자율 깜짝 하락

Fed의 기준 금리 인상으로 인한 주택 시장 조정 현상에 최근 변화가 나타났다. 연속적인 ‘자이언트 스텝’으로 고공행진 중이던 모기지 이자율이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다. 포춘 매거진에 따르면 8월 2일 기준 30년 만기 고정 이자율은 평균 5.05%로 6월 최고점인 6.28%보다 1% 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모기지 이자율 하락은 바이어에게 큰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6월 6.28% 이자율을 적용받아 50만 달러의 모기지를 발급받았을 경우 예상되는 모기지 페이먼트는 월 3,088달러다. 그런데 같은 금액에 5.05%의 이자율을 적용하면 페이먼트 금액이 2,699달러도 크게 낮아져 바이어의 주택 구입 능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또 30년 만기까지 납부해야 하는 원리금도 14만 달러나 절약되는 효과까지 기대된다.

모기지 이자율이 예상외로 갑자기 하락한 원인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경제 성장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노동 시장마저 흔들리는 지표가 발표되면서 금융 시장에서는 내년 경기 침체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분위기가 모기지 이자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경제 연구 기관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잰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채권시장이 내년 경기 침체 발생 전망을 높게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기준 금리 인상이 중단되거나 하락하게 되면 채권 금리의 영향을 받는 모기지 이자율 하락 현상이 따라온다.

<준 최 객원 기자>

[출처] 미주 한국일보 2022년 8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