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로 임대 매물 찾기 힘들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신중해야
주택 임대 시장에서도 매물을 찾는 일도 하늘의 별 따기다. 특히 도시 외곽 지역은 임대 수요가 몰려 매물 한 채에 수십 명의 신청자 몰리는 등 전쟁을 방불케하고 있다. 이처럼 주택 임대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임대 절차는 더욱 까다로워져 세입자들에 이중고가 아닐 수 없다. 건물 운영 사정이 악화된 일부 건물주는 코로나19 상황을 악용해 세입자들에게 보이지 않게 횡포를 부리는 경우도 있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리얼터닷컴이 이럴 때일수록 세입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 터무니없이 낮은 임대료
저렴한 임대료를 마다할 세입자가 있을까? 하지만 함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임대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이유를 따져봐야 한다. 최근 대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임대료 상승세가 주춤해졌지만 대부분의 세입자들이 감당하기에는 아직 버거운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의 임대료나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 높은 공실률로 재정이 악화된 건물주가 우선 빈 유닛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를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
대신 단기 임대를 제시하고 계약 기간이 끝나면 곧바로 임대료를 정상 시세 또는 시세보다 높게 인상하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세입자는 가능하면 장기 임대 계약을 맺도록 하고 계약서에 재계약 시 적용될 임대료 인상폭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대비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 방역 수칙 부재한 아파트
요즘 보건 당국의 방역 수칙을 따르지 않는 다중 이용 시설을 보기 힘들다. 여러 세대가 모여 사는 아파트 단지도 마찬가지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설이 있기 때문에 아파트 관리 업체 측에서는 적절한 방역 수칙을 세우고 철저히 운영해야 할 의무가 있다.
만약 방역 수칙 운영 상태가 미흡한 것으로 판단되는 아파트가 있다면 건물주 측에 확인한 뒤 임대를 결정할 때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빈 아파트 찾기가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건강을 담보로 잡힐 수 없기 때문이다.
세입자들이 지켜야 할 방역 수칙을 아파트 단지 내에 부착했는지, 단지 내 주민의 접촉이 잦은 부분을 자주 소독하는지 등이 점검 사항이다. 또 세입자가 나간 뒤 빈 유닛에 대한 소독 작업 여부도 확인하도록 한다. 새 입주자가 들어오기 전 카펫 샴푸, 에어컨 필터 교체, 카운터 톱 소독 작업 등이 실시되어야 한다.
◇ 공동 시설 폐쇄한 아파트
아파트나 콘도미니엄 또는 대형 주택 단지 내 단독 주택을 임대할 경우 공동 사용 시설 사용료도 임대료에 포함된다. 공동 사용 시설로는 수영장, 클럽 하우스, 체육관, 놀이터 등이 있는데 최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 같은 공동 사용 시설을 폐쇄한 단지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대료는 폐쇄 전과 동일하게 부과하는 건물주가 있다면 공동 사용 시설 개방 계획을 사전에 문의하도록 한다.
공동 사용 시설이 개방된 것으로 확인됐다면 사용하는데 어떤 제한이 있는 지도 함께 알아본다. 만약 공동 시설이 폐쇄됐다면 건물주 측에 임대료 인하 가능성을 타진해 본다.
◇ 건물 관리 소홀한 아파트
세입자들의 임대료 체납에 자금난을 호소하는 건물주가 많다. 부족한 운영 자금 탓에 필요한 건물 관리를 제때 하지 못하는 건물주까지 덩달아 늘고 있어 임대 매물을 찾는 세입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관리가 미흡한 아파트에 입주하게 되면 그에 따른 비용은 세입자가 고스란히 떠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관리 소홀로 냉난방 시설의 효율이 떨어질 경우 전기료나 개스비가 높게 나올 수 있고 조금씩 새는 변기로 인해 수도 요금이 많이 부과될 수도 있다. 세입자라고 해서 입주할 집을 점검하지 말란 법은 없다.
매물을 보러 갔을 때 가능하면 냉난방 시설을 작동해보고 화장실 변기 물도 내려보면서 나름대로 철저한 인스펙션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창문이 잘 열리는지, 개스레인지와 오븐, 마이크로웨이브 등이 잘 작동하는 지도 점검 대상이다.
◇ ‘투어’ 제공하지 않는 아파트
코로나19 전파 등을 이유로 매물을 직접 보여주기를 꺼려하는 건물주도 주의 대상이다. 이전처럼 아무런 제한 없이 매물을 볼 수는 없지만 방역 수칙을 지키며 투어를 허용하는 아파트가 많다. 요즘 가장 흔한 투어 방식으로는 ‘셀프 가이드’ 투어로 세입자가 정해진 시간에 담당 직원의 대동 없이 혼자 가서 빈 유닛을 둘러 보는 방식이다. 사전 예약이 필요하고 방역 마스크와 장갑 착용 등이 요구될 때가 많다.
일부 아파트는 가상 투어와 같은 비대면 투어를 제공하지만 사진이나 동영상만으로는 매물 상태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직접 방문하는 것이 좋다. 만약 매물 방문을 허용하지 않는 아파트나 건물주가 있다면 아무리 아쉽더라도 다른 매물을 알아보라고 전문가들이 조언한다.
<준 최 객원 기자>
[출처] 미주 한국일보 2021년 3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