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저금리로 장기간 묶어 둘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모기지 이자율이 사상 처음으로 3% 아래로 떨어졌다. 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 프레디 맥의 7월 16일 발표에 따르면 30년 만기 전국 평균 이자율은 약 2.98%로 집계 이래 처음으로 2%대에 돌입했다. 이자율 급락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주택 구입과 재융자에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한목소리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 탓 인지 재융자 신청이 올 초에 비해 최근 크게 주춤해졌다. 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 패니메이도 최근 보고서를 대부분의 모기지 대출 보유자들이 재융자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재융자 장려에 나섰다. 온라인 재정 매체 ‘머니 와이즈’(MoneyWise)가 최근 재융자 시장 상황을 분석했다.
현재 적용받고 있는 이자율이 3%대로 낮다는 생각에 재융자를 미루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3% 대라로도 4%대에 인접한 이자율이라면 재융자를 통해 매달 약 수백 달러의 이자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패니메이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약 60%가 넘는 모기지 대출 보유자들이 재융자를 실시할 경우 이자율을 적어도 약 0.5% 포인트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덕 던컨 패니메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낮은 이자율 환경의 가장 큰 장점은 이자 비용을 장기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재융자 고려를 권장했다.
간단한 사례를 통해 이자 비용을 얼마나 절약할 수 있는지 잘 이해할 수 있다. 모기지 대출액 25만 달러에 이자율 3.5%를 적용받는 경우 월 페이먼트는 약 1,122달러(30년 고정)이고 만기까지 상환해야 하는 이자액은 약 15만 4,000달러에 달한다. 만약 재융자를 통해 이자율을 3%로 0.5% 포인트만 낮춰도 월 페이먼트는 약 1.054달러로 낮아지고 만기까지 납부하는 이자액은 약 12만 9,000달러로 대폭 절감된다. 재융자 실시로 매달 약 800달러, 만기까지 약 2만 5,000달러의 이자액을 절약하게 되는 셈이다.
만약 현재 적용받고 있는 이자율이 이보다 훨씬 높다면 재융자를 통해 절약되는 이자비용도 그만큼 늘어나게 되므로 재융자를 적극 고려해볼 만하다. 모기지 시장 조사 기관 ‘블랙 나이트’(Back Knight)의 조사에서는 약 1,630만 명에 달하는 주택 보유자들이 재융자를 통해 이자율은 약 0.75% 포인트나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블랙 나이트는 주택 에퀴티 보유율이 20%가 넘고 크레딧 점수가 720점 이상인 주택 보유자들은 재융자 혜택의 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주택 융자 업계 소식을 다루는 모기지 뉴스 데일리의 매튜 그레이엄 책임자는 “지난해에 재융자를 한 주택 보유자도 올해 재융자를 통해 추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모기지 이자율 하락폭이 크고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올해 초 재융자 시장에는 재융자 광풍이 불어닥친 바 있다. 모기지 시장 조사 기관 코어로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재융자 신청 건수는 약 19억 건, 금액 규모로는 약 5,76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의 7억5,400만 건, 2,030억 달러 규모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올해 1분기 실시된 재융자 중 약 4분의 1이 ‘캐시 아웃’(Cash Out) 재융자로 조사됐다. 캐시 아웃 재융자는 주택 담보 대출을 함께 받는 형태의 재융자로 모기지 이자율이 시중 대출 이자율보다 낮다는 주택 보유자들의 판단이 높아진데 따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캐시 아웃 재융자는 주로 주택 리모델링이나 크레딧 카드와 같이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부채 상환을 위한 목적으로 많이 활용된다.
모기지 이자율이 유례없이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연방 준비제도’(Fed)의 저금리 정책 기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진 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해 연준은 양적 완화 정책을 통해 시중 이자율을 낮추고 있다. 연준이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재무부 채권과 ‘모기지 담보부 증권’(MBS) 매입으로 모기지 이자율 하락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패니메이는 연준의 양적 완화 정책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으로 내년 모기지 이자율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 내다보고 있다. 던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0년 만기 고정 이자율의 경우 내년에 약 2.75%까지 하락할 수 있고 대출 자격이 우수한 경우 2.5%대 이자율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준 최 객원 기자>
[출처] 미주 한국일보 2020년 7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