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구매자 77% 모기지 대출 이용
▶30년·15년 고정, 5년 변동 금리 인기
▶‘내 집 장만’ 중장기 계획 마련해야
주택 구매는 어디서든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대다수가 모기지(Mortgage) 대출을 끼고 주택을 구매하게 되는 데 이 제도를 미리 잘 알아두는 것이 좋다. 주택담보대출로 불리기도 하는 모기지 대출 종류와 관련 프로그램의 특징을 파악하고 이를 활용하면 적지 않은 금액을 절약할 수 있다. 또 대출 상환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도 있다. 재융자가 필요할 때 유용하게 쓰이기도 한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질로(Zillow)가 낸 ‘2018년 질로 그룹 소비자 주택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주택 구매자의 77%가 주택 구매 시 모기지 대출을 얻는다고 답했다. 이는 주택 구매자 10명 가운데 거의 8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최근 청년층에서도 인생의 첫 주택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택 구매에 필수 요소로 꼽히는 모기지 종류와 프로그램에 관해 알아본다.
모기지 대출은 한때 주택 가격의 100%까지 해주던 시절도 있었다. 바로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이었다. 당시 부동산 시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불리는 신용도가 일반 기준보다 낮은 사람을 위한 대출까지도 다운페이먼트 한 푼 없이 구매할 주택 가격 전액을 대출해줬다. 결국 이 때문에 금융위기가 발생했고 막차를 탄 많은 사람이 큰 손해를 입었다.
일반적으로는 구매 주택가격의 20%를 다운페이하고 나머지 80%를 금융기관을 통해 모기지 대출을 얻어 갚아나가면서 내 집을 만드는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20%보다 적은 다운페이먼트를 하기도 하고 현금이 충분히 확보된 사람은 전액 현찰로 구매하기도 한다. 구매 주택 가격의 20% 밑으로 다운페이할 경우 대출기관은 부실을 대비해 대출자에게 별도의 보험을 요구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이를 보통 PMI(Private Mortgage Insurance)라고 한다. 보증금이 작으면 보험료를 더 내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는 것이다.
질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주택 구매자 가운데 집값의 20%를 다운페이하는 사람은 4명 가운데 1명도 안 되는 23%로 조사됐다. 절반 이상인 52%가 20% 미만을 다운페이하고 집을 구매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모기지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크게 융자 조건과 금액, 프로그램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조건으로 보면 고정 이자율과 변동 이자율로 구분된다. 30년 고정 이자율, 15년 고정 이자율, 5년 변동 이자율 모기지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년 수는 대출 상환 기간을 의미한다. 고정 이자율은 처음 대출받을 당시 이자율이 대출 상환 기간에 지속 적용된다. 30년 고정 모기지는 융자 액수에 따라 일반 대출인 컨포밍 론과 고액 대출인 점보 으로 구분한다. 연방주택청(FHA) 제공 30년 고정 모기지 상품도 있다. 15년 고정 이자율은 30년에 비해 상환 기간은 절반으로 줄고 대신 월 페이먼트는 약 1.5배 많아진다. 변동 이자율 모기지 상품은 일반적으로 대출 상환 기간 3~7년짜리가 많다. 1년에 한 번씩 금리가 변경된다. 고금리 시대에서 저금리 시대로 바뀔 때나 고정 금리 모기지 상품보다 이자율 차이가 크게 날 때, 또 보통 3년 전후로 집을 팔 계획이 있다면 적합하다.
융자 금액으로 컨포밍과 점보로 나눈다. 국책모기지기관 패니매가 정한 융자 한도액까지가 컨포밍 론(Conforming Loan)이고 한도액 이상의 융자를 점보 (Jumbo Loan)이라고 한다. 컨포밍은 일반적으로 매년 물가상승률이 반영된 대출 한도액이 발표된다. 2020년 기준 액수는 51만 400달러이다. 2019년에는 48만 4350달러였다. 지역에 따라 이 액수는 차이가 날 수 있다. 컨포밍보다 융자 한도액이 높은 론을 점보로 부른다. 비싼 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 융자이기 때문에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점보 론 이자율이 더 낮은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프로그램에 따라서는 일반 융자인 컨벤셔널 융자(Conventional Loan), 정부 보증 융자, 제1금융 또는 제2 금융에서 자체 제공하는 프라이빗으로 나눈다.
소득과 재산 증명에 따라서 구분하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모든 종류의 서류를 필요로 하는 풀닥(Full Doc)과 개인정보만 있으면 되는 노닥(No Doc), 그리고 직장 정보와 재산 관련 증명을 요구하는 VOE가 대표적이다.
FHA 론은 연방 주택청이 인가한 대출기관이 제공하는 주택융자로 저소득층과 중산층을 위한 정부지원 대출 프로그램이다.
집값의 96.5%까지 대출해 준다. 집값이 50만 달러일 경우 3.5%에 해당하는 1만 7500달러만 있으면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할 수 있다. 신청자의 크레딧 점수도 최소 580점만 넘으면 된다.
집을 살 계획이 있다면 최소 3~5년은 미리부터 준비해야 한다. 모기지 대출 역시 마찬가지다. 먼저 자신의 크레딧 점수를 확인하고 크레딧과 관련된 모든 문제에 신경 써야 한다. 융자 대행업체는 최소 2~3개 업체에서 조건과 가격을 비교한 뒤 선정하는 것이 좋다. 융자 비용은 보통 3000~4000달러 선이 일반적이다.
김병일 기자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0년 7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