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 50개 쏟아지고 수만 불 웃돈 기본
▶당분간 셀러 마켓…내년 균형시장 전망
코로나바이러스는 주택시장에 놀라움을 안겨줬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됐던 것과는 달리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중개인들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시장에 매물이 나오기 무섭게 수십 개의 오퍼가 쏟아지고 있으며 특별할 것이 없는 평범한 주택인데도 셀러가 원하는 애스킹 가격을 넘어 수 만 달러를 더 얹어 오퍼를 내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
사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많은 전문가와 일반인은 주택시장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런 우려와 달리 코로나19는 수요·공급 곡선을 다시 그리며 주택시장에 뜨거운 열기를 불어넣고 있다. 두자릿 수 실업률에 따른 결과의 영향으로 주택 구매에 나서는 사람은 확실히 많이 줄었다. 하지만 주택시장에 나온 매물은 더 없다. 이런 환경은 수요 공급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 시장 원리에 따라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야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전문>
사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많은 전문가와 일반인은 주택시장이 개점휴업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런 우려와 달리 코로나19는 수요·공급 곡선을 다시 그리며 주택시장에 뜨거운 열기를 불어넣고 있다. 두자릿 수 실업률에 따른 결과의 영향으로 주택 구매에 나서는 사람은 확실히 많이 줄었다. 하지만 주택시장에 나온 매물은 더 없다. 이런 환경은 수요 공급으로 가격이 정해지는 시장 원리에 따라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야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주택시장에 6개월치에 해당하는 매물이 있을 때 이를 균형잡힌 시장으로 간주한다. 이런 상황은 바이어나 셀러 누구에게도 유리하지 않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전국 주택시장에 나와 있는 재고 매물은 4.8개월치였다. 셀러에게 조금 더 유리한 상황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매물 부족 현상이 훨씬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텍사스 오스틴과 같은 사례를 보면 재고 주택 매물이 2개월치도 안 된다. 로드 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서는 치열한 입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팬데믹은 주택시장의 봄철 성수기를 꽁꽁 묶었다. 3월과 4월에 자신의 집을 주택시장에 내놓았던 다수의 주택 소유주는 주택 매각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약세 시장에서 매각하는 것은 불리하다고 여기는 점도 있었지만 이방인들이 집을 보러다니며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컸기 때문일 것이다.
팬데믹으로 바이어도 급감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바이어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한 경제 전문가는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풍부하며, 특히 첫 주택 구매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들 잠재 주택 구매자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 팔지 않는 것을 살 수는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텍사스 A&M 대학 부동산 센터의 제임스 게인스 수석경제학자는 텍사스 전체 주택시장의 재고 매물은 3.2개월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는 균형 시장으로 간주되는 6개월치 매물과 비교하면 아주 부족한 상태이다. 그는 “아무도 집을 팔려 하지 않고 있다”면서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사람이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얼어붙어 있는 것 같다”고 묘사했다.
텍사스에서는 특히 30만 달러 미만 가격대의 주택 매물 부족현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부 부동산 관계자와 경제학자들은 점차 셀러들이 주택시장에 매물을 내놓고 있어 지금같은 셀러 마켓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리고 특히 첫 주택 구매자를 위한 저가 주택 부문에서는 셀러가 우위에 있는 상황이다.
로드아일랜드 퍼투켓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에이전트에 따르면 27만 5000달러에 내놓은 집에 무려 50개의 오퍼가 몰렸다. 집 주인은 모기지 대출을 끼고 37만 5000달러에 사겠다는 제안을 거절하고 현금으로 31만 달러에 사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 에이전트는 “주택시장이 화끈할 정도로 뜨겁다”면서 “만약 집을 내놓은 지 일주일 안에 팔리지 않았다면 가격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매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바이어끼리 피터지게 싸우는 형국이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에이전트 입장에서는 매물이 나오면 일단 바이어에게 더 높은 가격을 쓰도록 조언하고 있다. 역시 퍼투켓에서 활동하는 다른 에이전트는 38만 5000달러에 나온 매물을 원하는 고객에게 42만 5000달러 정도는 써야 승산이 있다고 제안했다. 애스킹 가격보다 4만 달러 높게 써야 그나마 경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년에는 늦봄이면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성수기였다. 일반적으로 새학기가 시작되는 8, 9월을 앞두고 미리 이사하려고 한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예전같은 추세는 찾아볼 수 없고 성수기가 여름철로 바뀐 모습이다. 즉 바이어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이들이 늦게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전문가 중에는 그러나 셀러 마켓이 수개월 안에 끝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살고 있는 집을 매물로 내놓으려는 주택 소유주가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매물 부족 현상을 해결하고도 오히려 매물이 넘치는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주택시장은 하루 아침에도 변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그렇다고 당장 다음달부터 시장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다수의 부동산 관계자는 2021년에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셀러에게 유리하거나 최소한 동등한 위치에서 주택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지금 같은 주택시장 상황에서 원하는 주택 구매를 위해 바이어가 취해야할 행동으로는 모기지 대출 사전 승인 받기, 원하는 주택이면 오퍼 가격 빨리 제출하기, 오퍼 제출 시에도 적극적이고 과감한 제안이 필요하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병일 기자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0년 7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