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중앙일보

집수리 ‘직접’ 나섰다 낭패 보는 사례 수두룩

By 2020년 06월 23일 No Comments

▶페인트칠 관련 사전 준비 사항 많아
▶벽 뒤 전선 배치·가구 크기 확인해야
▶화장실·나무마루 공사는 전문가에게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남는 시간을 어떻게 하면 유용하게 쓸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예전에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페인트칠이나 집안 대청소, 변기 교체, 그리고 심지어 플러밍이나 전기와 관련된 문제까지 유튜브 등 관련 동영상을 찾으며 직접 해보고 있다. 하지만 의도가 좋다고 항상 결과까지 좋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자가격리 동안 ‘직접 하기(DIY)’ 때문에 발생한 집수리 관련 실수 사례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정리했다. 집수리를 위해 망치나 페인트 붓을 들기 전에 꼭 참고해야 할 사항들이다.

▶작업 전에 가구에 커버를 씌우지 않는다

리빙룸 내벽에 새로 페인트를 칠할 계획인데 빨리 끝낼 수 있을 것 같아 카펫이나 가구에 별도의 커버를 씌우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다시 한번 더 생각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조심한다 해도 페인트 방울이 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금 편하게 일을 하려다 고가의 가구나 고급스러운 페르시안 카펫에 원하지 않는 무늬가 생길 수도 있다. 페인트칠이나 실내장식 교체 시에는 다른 물건이나 시설에 피해가 없도록 반드시 커버를 사용해 보호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

▶벽 뒤에 전선이 설치됐을 수 있다

▶가구 크기를 확인하지 않았다

온라인에서 마음에 드는 가구를 발견해 질렀다. 하지만 막상 도착하고 보니 생각보다 너무 컸다. 사진에서 본 방과 내 방 사이즈는 달랐고 당연히 가구가 차지하는 면적도 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경우 시간과 돈 낭비가 크다. 새 가구를 들일 때는 항상 공간 측정을 세밀하게 해야 한다. 넓이와 높이뿐만 아니라 벽으로부터 튀어나오는 깊이도 고려해야 한다. 동선이나 기존 가구와의 조화 등도 생각해야 한다.

▶나무마루 공사에 나선다

낡은 나무마루를 뜯어내고 새 나무마루를 설치하거나 보수하려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삐거덕거리는 나무판을 고정하기 위해 못질을 하다가 수도관이나 케이블 선을 건드려 재앙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보수작업은 전문가 자격증을 딴 뒤에 하는 게 가장 좋다고 권고한다.

▶설명서를 무시한다

요즘은 조립식 가구가 많다. 하지만 한 조사에 따르면 가구 조립에 나섰다 망치는 경우가 약 15%에 달한다고 한다. 망치는 이유는 대부분 설명서를 제대로 숙지하지 않거나 간단하여서라며 아예 설명서를 읽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조립 전에 반드시 설명서를 자세히 읽어야 한다. 아무리 간단하다고 해도 설명서를 읽어야 한다.

▶욕실·화장실 고치기에 나선다

직접 하기를 하면 전문가를 부르는 것보다 당연히 절약된다. 하지만 욕실이나 화장실의 경우 전문가 수준으로 작업할 수 없다면 아예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 상하수도나 배관 공사는 전문적인 상식과 기술을 필요로 한다. 직접 작업하다 망치면 심할 경우 거의 집값이 날아갈 수도 있다. 정말 무언가 해야겠다면 화장실 수도꼭지 광내기나 거울 닦기 정도로 만족하길 권한다.

▶너무 많이 손 본다

시간이 남아서 손을 대다 보면 여기저기 손 볼 곳이 눈에 자꾸 들어온다. 그러다 보면 이왕 손댄 김에, 지금 시간 있을 때 다 고치자는 마음이 든다. 간단한 수리가 작은 공사로, 다시 대공사로 이어지는 이유다. 하지만 모두 바꾸고 싶더라도 한계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내 벽을 허물어 공간을 마련하는 공사 같은 것은 직접 하기 보다는 전문가를 부르는 것이 좋다. 조금씩 손대다 보면 집안 전체가 홈 스위트 홈이 아니라 일 년 내내 안정감 없는 공사판이 된다.

▶금 간 벽을 수리한다

자가격리 생활을 하면서 집수리에 나선 사람 가운데 약 17%는 금 간 벽을 고치다 더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벽에 있는 금이 갔거나 구멍을 메울 때는 너무 많은 필러를 사용하면 안 된다. 필러 사용량이 너무 많으면 작업 뒤에 벽이 울퉁불퉁해지거나 금 갔던 부분이 더 튀어나와 보이는 역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필요한 재료 부족

큰맘 먹고 화장실 타일 교체작업에 나섰다 붙여야 할 타일이 부족한 경우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얼마나 많은 양이 필요한지 몰라 적당히 구매했는데 결국은 공사를 그날 다 마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그 허탈감과 좌절감은 상당할 것이다. 더구나 해당 제품을 파는 가게가 멀리 있던지 구하기 어려운 품목이라면 더더욱 황당하게 된다. 따라서 작업 전에는 두 번 세 번 공사에 필요한 제품 수나 양을 확보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삐뚤어진 액자

사진이나 그림 액자, 또는 선반을 벽에 많이 설치한다. 하지만 똑바로 걸거나 설치하기가 의외로 쉽지 않다. 최종적으로 못질하기 전에 반드시 믿을만한 가족이나 친구의 의견을 확인해야 한다. 이런 작업을 건너뛰면 벽에 여러 개의 못 자국이 생길 수 있다.

▶벽지 뜯기

오래된 벽지를 제거하다가 그 안에 있는 회반죽 벽까지 뜯겨 나오는 경우가 있다. 회반죽 작업까지 다시 하기 싫다면 벽지 뜯기를 코너에서부터 적당한 양의 물을 뿌려가며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이외에도 페인트칠하기 전에 벽에 있는 구멍이나 튀어나온 것 정리 안 하기, 1970년대 이전에 건축된 집인 경우 페인트에 위험 물질인 납 성분이포함됐는 데 전문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페인트칠 제거하기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또 페인트칠할 때 전기 스위치까지 칠하기, 해당 작업에 필요한 공구를 준비하지 않은 경우, 생산 일자가 오래된 페인트 사용하기, 페인터 테이프 사용하지 않기 등도 주의해야 할 사항에 포함됐다.

김병일 기자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0년 6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