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부동산협회 4월 주택 매매 현황
▶27만 7440건, 전월 대비 기준 감소폭 최악
▶주택 중간가격은 전달 이어 60만불대 유지
4월 가주 주택시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피해를 확실히 반영했다. 한 달 전인 3월만 해도 거래 건수나 중간 가격 면에서 코로나19의 영향력을 확인하기 어려웠으나 4월 들어 거래 건수는 물론 가격 면에서도 확실히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4월 가주 기존 단독주택 매매 건수는 27만 7440건을 기록했다. 계절 조정치를 반영한 연율로 따져 가주에서 단독 주택 월 거래 건수가 30만 건을 넘지 못한 것은 2008년 3월 이후 처음이다. 3월과 비교하면 25.6%, 1년 전보다는 30.1% 감소했다. 전월 대비 하락치로 따질 경우 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CAR)가 관련 자료를 수집한 1979년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15개월 만에 첫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고 2007년 12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4월 가주 전역의 주택 중간가격은 60만 641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보다 1.0% 하락한 가격이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0.6% 오른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LA카운티 4월 주택매매 건수는 3월과 비교해 1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는 30.6% 줄었다. 같은 달 오렌지카운티 주택매매 건수는 전달 대비 -27.1%, 1년 전 대비 -36.7%를 기록했다.
가주 주택시장은 앞으로도 최소한 서너 달은 매매 활동이 부진할 전망이다. 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CAR) 진 라드식 회장은 “예상했던 것처럼 가주 주택시장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영향으로 자가격리 명령이 발동되면서 바이어와 셀러의 발목을 모두 잡았고, 이 때문에 4월 매매 건수는 전달 대비 기준으로 40여년 만에 최악의 하락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점진적으로 경제 활동이 재개되고 있으나 주택시장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침체한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가주의 4월 주택 중간가격은 매매 감소 속에서도 전달에 이어 2개월 연속 60만 달러대를 유지했다. 지난 6개월 동안의 시장 상황과 비교하면 가격 성장세가 확연히 둔화하는 모습이다. 4월 기존 단독주택 중간가격은 60만 6410달러를 기록했다. 3월과 비교하면 1% 하락했다. 1년 전 기록한 60만 3030달러보다는 3000여 달러 오른 가격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가격 상승분으로 따질 경우 2019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전 6개월의 평균 상승폭이 7.8%였던 점을 고려하면 상승세에서 김이 확실히 빠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CAR의 레슬리 애플턴-영 수석경제학자 겸 상임 부회장은 “매물이 부족하고 모기지 이자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주택가격은 경제적 탈선으로부터 계속 시험받는 위치에 놓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택시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월별 구글 여론조사에 따르면 4월 초 소비자의 29%는 지금이 주택 매각에 좋은 시기라고 답했다. 이는 한 달 전 조사 때의 26%보다 높은 수치다. 하지만 1년 전 조사 때 기록한 45%와 비교하면 훨씬 낮다. 시장의 불확실성은 주택 구매에 대해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응답자의 31%만 지금이 내 집 마련의 호기라고 답했다. 그러나 1년 전 조사 당시의 22%보다는 거의 10%포인트 상승했다는 점은 흥미롭다.
LA 카운티의 4월 주택시장은 매매 건수에서 전달보다 15.5% 감소했고 1년 전보다는 30.6% 빠진 모습을 보였다. 주택 중간가격은 56만 5170달러를 기록했다. 3월과 비교해 0.5% 하락했고, 1년 전보다는 3.9% 올랐다.
같은 달 오렌지카운티는 매매 건수에서 한 달 전보다 27.1%가 사라졌고,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36.7%가 줄었다. 주택 중간가격은 86만 1000달러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2.4% 내렸고 1년 전보다는 4.4% 상승했다.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4월 주택 중간가격은 43만 5000달러를 기록했다. 3월 가격에서 변동이 없었다. 1년 전보다는 2.8% 올랐다. 매매 건수는 전달보다 29.2% 감소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1.1% 마이너스다.
이 같은 25% 이상 급감한 주택 매매 감소세는 거의 모든 주요 대도시 지역에서 나타났다. 북가주 샌프란시스코 지역이 37.4% 하락으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어 센트럴 코스트와 남가주가 각각 -31.6%, -30.2%를 기록했다.
카운티별로는가주 전체 51개 카운티 가운데 47개 카운티에서 전년 동기 대비 매매 감소를 기록했다. 모노 카운티가 -62.5%로 최대 하락폭을 나타냈다. 마린 카운티와샌프란시스코 카운티가 -60.6%, -52.8%로 그 뒤를 이었다. 주택 중간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센트럴 코스트(-6.1%)와 베이지역(-0.8)은 하락했지만 센트럴 밸리(4.8%)와 남가주(3.5%)는 상승했다.
4월 주택 재고 매물 지수는 3월의 2.7개월에서 3.4개월로 늘었다.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변화가 없다. 하지만 주택이 일단 매물로 나오면 팔리기까지 걸리는 시일은 대폭 줄었다. 지난해 4월 이 기간은 21일이었으나 올해 4월에는 13일로 대폭 단축됐다. 사실상 나오자마자 팔리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리스팅 가격 대비 매매 가격 비율은 100을 기록했다. 셀러가 원하는 가격대로 팔렸다는 의미다. 1년 전 이 수치는 98.9였다. 4월의 30년 고정 이자율 모기지 상품의 평균 이자율은 3.31%로 조사됐다. 1년 전 이자율은 4.14%였다.
김병일 기자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0년 5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