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 ‘코로나 영향’ 보고서
▶ 중개인 77% “고객과 시장에 내놓을 준비 중”
▶ 바이어 선호 지역·주택 형태에 변화 일어나
▶ 교외권 사무실·침실 다수·마당 있는 집 원해
부동산 중개인 가운데 약 77%가 주택을 소유한 자신의 고객과 함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자가격리 조치가 해제되면 바로 주택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29%의 중개인은 온라인 검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모기지 융자기관을 대상으로 사전 융자 신청에 나섰다고 답한 중개인도 23%를 차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른 것이다.조사에 응한 부동산 중개인의 절반 이상은 또 자신의 고객이 주택 매매 준비를 위해 스스로 주택 보수에 나서고 있다고 답했다.
로렌스 윤 NAR 수석경제학자는 “휴지기가 지나면 주택 셀러들은 경제 재개와 함께 소유 부동산을 시장에 내놓으려 하고 있다”고 전하고 “상당수 바이어 역시 역사상 최저 수준의 모기지 이자율 기회를 제대로 활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NAR은 5월 3일과 4일 이틀 동안 전국에서 활동하는 소속 부동산 중개인 약 2500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부동산 사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이외에도 주택 구매자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모양새를 나타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이들의 주택 선호 양상에 변화가 감지되기도 했다. 부동산 중개인의 5%는 자신의 고객이 원하던 동네가 코로나 사태 때문에 도시에서 교외 지역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또 조사에 응한 부동산 중개인 8명 가운데 1명꼴인 13%는 주택 구매자가 코로나 사태 이후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주택 형태에서 최소 한 가지에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바이어가 최근 가장 눈에 띄게 선호하는 시설이나 형태는 주택 내 사무실, 운동하거나 채소를 키울 수 있는 마당 공간, 또 더 많은 가족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 등이다.
하지만 주택 구매자가 자신이 원하는 매물을 저렴한 가격에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 중개인의 약 75%는 주택 매각을 의뢰한 주택 소유주가 바이어를 찾기 위해 리스팅 가격을 낮추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주택시장에 나온 매물이 역사상 최저 수준에 이를 정도로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만큼 경쟁이 없다는 것이어서 셀러 입장에서는 가격을 낮출 이유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에는 아파트 매니저를 대상으로 세입자의 월세 납부 현황에 대해 알아보는 문항도 포함됐다.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월세를 납부하지 않은 세입자를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43%가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42%는 세입자의 월세 납부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아파트 건물주가 직접 월세까지 관리하는 경우엔 25%만이 세입자가 월세 납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현실 관람이나 전자서명, 주택 외관만 보고 주택가치 평가하기 등의 방법이 사용되는 상황에서 부동산 거래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은 어떻게 진행됐는지에 관한 질문에서는 응답자의 43%가 여전히 부분적으로 대면 접촉이 필요했다고 답했다.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낌으로써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위험을 줄였지만, 감염 노출을 100% 예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게 현실이라는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반면 응답자의 30%는 주택 거래의 거의 모든 과정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별문제 없이 진행됐다고 답했다. 개인적인 매물 보여주기인 쇼잉을 허용하지 않는 것을 포함한 정부의 자가격리 조치가 주택 거래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의견도 14%였다.
일반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발생 이후 주택 매입에 나서는 고객의 태도에 어떤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42%가 자신의 고객이 서너 달 집 찾기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대답했다. 또 응답자의 17%는 고객이 현재 자신의 직장이나 수입에 변화가 우려된다며 집 찾기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아무런 변화 없이 고객과 함께 집을 보러 다녔다는 응답자는 17%였다.
주택 매입에 나서는 바이어가 집값 하락을 기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41%의 부동산 중개인이 자신의 고객은 그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19%는 고객이 5% 미만 수준에서 가격이 내려갈 것을 기대했고 21%는 5~10% 하락을 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고객이 15% 이상 가격 하락을 기대한다고 답한 비율은 13%였다.
최근의 주택 가격 동향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5월 5일 현재, 전국의 주택 거래 중간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하면 8%가 상승했다. 그렇다고 시장 상황이 긍정적이지는 않다. 5월 3일로 끝나는 지난 4주 동안 리스팅에 오른 신규 매물은 1년 전보다 41%나 대폭 줄었다. 같은 기간 신규 주택거래 계약 건수도 33% 감소했다.
이 4주 동안 진행된 주택 거래는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 대게 시장에 나온 지 30일 안에 거래됐다. 1년 전만 해도 이 기간은 36일이었다.
4월 25일로 끝나는 한 주의 주택 시장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모기지나 렌트비 등 주택비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전국적으로 12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주택 소유주가 900만명, 세입자 300만명이다. 가주는 이 수치가 주택 소유주 약 138만명, 세입자 103만명으로 나타났다.
매물로 나온 집 내부를 살펴볼 수 있는 오픈 하우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는 1년 전 같은 조사 때와 비교하면 67%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주간 기준으로 전주와 비교하면 더 많은 사람이 오픈 하우스에 관심을 보였다. 지역적으로 북동부 지역인 로드아일랜드, 코네티컷, 사우스다코타 지역 주민의 관심도가 강하게 나타났다.
김병일 기자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0년 5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