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가장 핫한 주택시장
▶콜로라도 스프링스 1위
▶매물 절반 28일 내 팔려
▶대도시 대부분 20위 밖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부동산 경기가 핫한 지역이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도 비껴가는 곳처럼 보인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세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3월, 중국을 넘어 이탈리아에서 수많은 사망자를 내면서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하더니 결국 미국에서도 뉴욕을 중심으로 본격 확산했다. 이 때문에 손 세정제와 살균 소독제, 화장지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고 자가격리 조치가 이어졌다. 대부분 비즈니스도 문을 닫았다.
이런 전대미문의 상황을 부동산 시장이라고 피해갈 수는 없었다. 아주 급박하게 진행되어야 할 중요한 매매나 거래 외에 대부분은 팔거나 사는 활동을 연기했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도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된 지역이 있다. 리얼터닷컴(realtor.com)은 3월에 주택 시장이 가장 활발했던 지역을 조사해 순위를 매겼다. 이를 통해 올해 남은 기간의 주택 시장 동향과 변화를 예측할 수 있을 것 같다.
리얼터닷컴의 하비에르 비바스 경제연구소장은 “3월에 가장 활발했던 주택 시장 상위 20위 목록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영향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하고 “대신 코로나바이러스가 약 한 달 동안 각 지역의 주택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3월에 매매된 주택 가운데 절반은 시장에 나온 지 28일 안에 다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평균 거래일수보다 32일이나 빠르다. 1년 전 같은 달에 기록했던 거래일수와 비교해도 9일이 빠른 결과다.
콜로라도 스프링스는 지난 수년 동안 10위 전후를 오르락내리락하다 지난 2월 1위로 뛰어올랐다.
2위는 캘리포니아 모데스토가 차지했다. 뉴햄프셔 맨체스터, 뉴욕 로체스터, 인디애나 라파엣이 3~5위를 이었다. 6위부터 8위에 오른 도시는 순서대로 인디애나 포트 웨인, 오하이오 콜럼버스, 캔자스토페카였다. 이들 도시는 1년 전 같은 달 순위에서 모두 30위 중반 이하 순위였으나 1년 만에 10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9위와 10위는 모두 캘리포니아 북쪽 지역 도시인 발레호-페어필드, 새크라멘토가 차지했다. 10위 안에 캘리포니아 도시는 3개가 포함됐다.
11위부터 20위 사이에도 캘리포니아 도시는 모두 4개가 포함됐다. 프레즈노(12위), 유바 시티(13위), 스톡턴-로디(15위), 베이커스필드(19)가 해당 도시이다.
1년 만에 대도시 대부분이 20위 권 밖으로 밀려나고 농촌 지역이나농촌 지역과 가까운 도시가 상위권을 차지하는 특색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오늘날 주택 바이어의 취향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도시보다는 중소 도시, 인구 밀도가 적은 곳, 그리고 무엇보다 내 수입으로 부담 없이 집을 장만할 수 있는 곳이 갈수록 바이어의 인기를 얻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 같이 일종의 유행병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은 새로운 의미를 담고 있다고 비바스는 지적했다.
비바스는 “인구 밀도가 낮은 도시는 사회적 거리 두기의 필요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주택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가 철회되는 경우도 드물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 가까운 미래에 주택 거래량이 대폭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해도 바이어의 중소 도시 선호 경향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덜 번잡하고 집값이 훨씬 싼 지역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여기에 하나 영향을 미칠 요소는 실업률 급등이다.
비바스는 “주택 시장이 매물이 충분한 가운데 가격도 저렴할 뿐 아니라 일자리 공급이 지속해서 유지되어야 하고 경제 상황도 덜 감속되는 시장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도시에서 조금 벗어난, 공간적으로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중소 도시가 앞으로 주택 시장에서 크게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0년 4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