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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우려 커지는 지금 집 사도 괜찮을까

By 2020년 03월 27일 No Comments

▶ 장기 보유 목적으로 재정 능력에 맞게 구입
▶ 크레딧 상태 점검하고 최소 5~7년은 보유해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다행히 침체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경기 둔화에 대한 징후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주택 구입 계획을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주택 구입자들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하기 전 이미 감지됐다. 부동산 정보 업체 리얼터닷컴이 지난해 말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미국인 중 약 30%는 올해 경기 침체 발생을 우려하고 있었고 약 56%는 경제가 나아지기 전까지 주택 구입을 미룰 계획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 내 재정 상황이 더 중요

조지 라티우 리얼터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로 주택 구입 시기를 장기간 미루려는 소비자가 이미 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이같은 추세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우려다.

‘이 같은 시기에 집을 사야 하나’라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완벽한 매입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경기 침체 가능성보다는 개인의 재정 상황에 초점을 맞춰 구입 결정을 내리는 것이 더욱 현명하다”라고 조언한다.

◆ 모아 둔 돈 얼마인가

세이빙 계좌에 모아 둔 현금 자산이 두둑할수록 주택 구입 시 유리한 점도 많다. 고용 시장 불안으로 실업률이 높아지는 경기 침체기에는 더욱 그렇다.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시기에 주택을 구입하려면 적어도 주택 구입 가격의 20%에 해당하는 다운페이먼트 자금과 구입 가격의 약 4%~6%에 해당하는 클로징 비용, 여기에 주택 구입 뒤 최소 약 3~6개월간 사용할 생활비가 별도로 적립되어 있다면 시기와 상관없이 주택 구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 크레딧 점수와 재정 상태는

주택 구입을 앞두고 모기지 사전 승인을 받는 것이 가장 첫 번째 절차다. 크레딧 점수가 높을수록 사전 승인을 통해 낮은 이자율 등 유리한 대출 조건을 받을 수 있다. 대출 은행별로 조금씩 다른 크레딧 점수 기준을 적용하지만 대개 750~850점은 최상위, 700~749점은 상위, 650~699점은 적정 등의 등급으로 대출을 받는데 큰 문제는 없다.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소득 감소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택 구입에 따른 모기지 페이먼트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월 모기지 페이먼트만 계산할 경우 가구 소득의 28%를 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좋다.

◆ 재정 준비 없는 구입 더 위험

침체가 발생하면 주택 가격이 영향을 받는다. 주택 가격이 상승세라면 상승폭을 끌어내리게 된다. 만약 침체가 예상보다 빨리 발생할 경우 지금 주택을 구입하면 당장 주택 가격 하락을 경험할 수도 있다. 반대로 조금 더 기다렸다가 구입하면 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현재 매물 상황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물 상황이 더욱 악화돼 올해 초부터는 극심한 매물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부동산 중개 업체 리맥스 인테그라의 피오나 페트리 디렉터는 “침체로 인한 주택 가격 하락폭은 낮은 것으로 예측된다”라며 “재정적으로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침체 시 구입하는 것보다 더 위험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 적어도 5~7년 보유 계획 가져야

주택 보유 기간도 구입 결정에 참고해야 할 중요한 요인이다. 최근 주택 보유 기간은 평균 약 13년(주택 건설업 협회 집계)으로 역대 최 장기간으로 늘었다. 주택 가격 급등과 매물 부족으로 주택 매매가 쉽지 않아 주택을 한 번 구입하면 웬만해서 팔지 않는 보유자가 많아졌다.

또 높아진 주택 가격에 주택 구입 비용을 회수하는데도 그만큼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주택 보유 기간이 길수록 경기 침체로 인한 영향도 덜 받는데 전문가들은 적어도 5~7년간 보유하는 것이 재정적으로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 지역 경제 상황은

개인 재정 상황과 함께 지역 경제 상황도 점검해 주택 구입 결정에 참고해야 한다. 지난번 경기 침체 시 전국 주택 시장이 일시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2008년에 발생한 서브 프라임 사태 당시 주로 대도시 주택 시장이 즉각적인 영향을 받았고 기타 지방 중소도시는 약 2년 정도 지나서야 영향권에 들었다. 지역 경제가 다양화되었는가, 고용 시장은 튼튼한가, 고용 시장 전망은 밝은가 등이 지역 경제 상황을 가늠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사항이다.

◆ 내게 정말 집이 필요한가

크레딧 점수가 높고 준비된 돈이 충분해도 주택 구입이 재정적으로 우선순위인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가족 여행, 차량 구입, 자녀 학자금, 은퇴 준비 등을 계획 중이라면 주택 구입 뒤 다른 재정 우선순위에 필요한 자금이 충분한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재정 설계 전문인 로저 마는 “주택 구입을 결정하기 전에 다른 인생 목표들과 비교해서 중요도를 한 번쯤 생각해보는 것이 재정적으로 현명한 자세”라고 조언했다.

<준 최 객원 기자>

[출처] 미주 한국일보 2020년 3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