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물 부족에 신축 주택에 몰려
▶ 기존 주택 거래도 소폭 늘어
연방주택도시개발부(HUD)와 센서스의 27일 발표에 따르면, 5월 신규 주택 판매는 4월 대비 12.2%,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이는 작년 2월 이후 최대치다. 연율 기준으로 5월에 판매된 신규 주택 수는 76만3000채로 전달의 68만채보다 8만3000채 더 많았다. 특히 전년의 예상치 63만6000채보다 13만채 가까이 더 증가한 수치다.
업계는 기존 주택 매물 공급이 부족하자 대안으로 바이어들이 신축 주택을 찾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 지난 두달 동안 7% 안팎으로 모기지 이자가 유지된 점도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신규 주택 판매는 계약 체결 시점에 집계돼 주택 시장의 선행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5월 거래된 새집의 중간가격은 41만6300달러로 1년 전보다 7.6% 내렸다.
신규 주택 판매 증가에 앞서 기존주택 매매도 소폭이지만 반등했다. 5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전월보다 0.2% 증가한 430만 건(연율)으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25만 건)를 상회했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하면 매매 건수는 20.4% 감소했다.
27일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달 기존주택 중위 가격은 39만6100달러로 지난 2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했다. 높은 모기지 이자 부담이 여전히 크지만 그럼에도 주택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주택 거래는 전체 주택시장 거래량의 90%를 차지한다.
향후 전망도 좋은 편이다. 매월 중순 발표되는 전국주택건설협회(NAHB) 주택시장지수(HMI)도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상승했다. 6월에 55를 기록하면서 5월(50)에 이어 두 달 연속 50을 넘긴건데, 이는 지난해 7월(55) 이후 처음이다. HMI는 주택 건설업자들의 시장 신뢰도를 나타내는 지수로, 50 이상이면 주택 판매 전망이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20대 후반~30대 초반인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구매 수요가 증가한 점에 주목했다. 관련 연구를 진행한 애덤 오지멕 경제혁신그룹(EIG)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재택근무가 늘면서 자신만의 공간에 대한 가치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팬데믹이 부모나 룸메이트와 함께 지낼 수도 있는 젊은이들의 독립을 부추겼다는 얘기다.
이처럼 수요는 늘었지만 주택 공급은 부족하다 보니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현재 1주택 소유자는 고금리 때문에 기존 집을 팔고 새집을 구하는 게 부담스러워 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또한 이들 상당수가 코로나 직후 재융자 등을 통해 2~3%대 저금리로 갈아탔기 때문에 당장 주택을 처분해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도 아니다.
일각에선 주택 시장이 과열되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방 노동부가 물가를 산정할 때 주택가격을 포함하진 않지만, 집값 상승과 연동하는 임대료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 이사는 지난달 연설에서 “모기지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도 주택가격이 다시 올랐다는 건, 낮은 임대료가 얼마나 지속할지에 대한 의문이 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영.김경희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