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기간 중에도 집 살 사람은 다 샀다
4월 바닥을 찍은 주택 구매 활동이 5월 들어 살아나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는 지난 4월 주택 구매 계약 체결이 사상 최저치로 하락한 것이 바닥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매달 주택 구매 활동을 나타내는 NAR 잠정 주택 판매 지수는 지난 4월 전년 동기 대비 약 21.8%나 급락한 바 있다.
NAR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4월 잠정 주택 판매가 집계를 시작한 2001년 1월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라며 “코로나19 여파에 의한 거래 중단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주택 구매 계약이 체결된 뒤 거래가 완료되는 데 약 한 달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5월에 발표된 주택 거래 기록 역시 사상 최악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국적으로 자택 대기령이 내려진 4월 주택 구매 활동이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예상된 결과”라며 “앞으로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 대기 구매자들에 의한 주택 구매 활동이 급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AR의 집계에 따르면 4월 주택 구매 계약 체결은 전국 모든 지역에서 급락했다. 북동부 지역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3% 하락,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고 중서부 약 26%, 서부 약 37%, 남부 약 30%의 하락폭을 나타냈다.
한편 코로나19에 의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자택 대기령 시행에도 불구하고 주택 거래는 꾸준히 이어졌다. NAR이 지난달 17일과 18일 소속 에이전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약 34%의 에이전트가 코로나 감염 예방 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주택 거래를 완료했다고 답했다.
최근 발표된 집계에서는 5월 들어 주택 거래는 이미 반등을 시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질로우닷컴의 보고서에 따르면 5월 첫째 주(10일 기준) 주택 구매 계약 체결 건수는 전국적으로 4월 같은 주에 비해 무려 약 50%나 급증했다.
클리블랜드, 신시내티, 휴스턴, 댈러스 등의 대도시 지역은 전년 동기 대비로도 주택 구매 계약 체결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4월 바닥을 찍은 주택 구매 활동이 5월 들어서자마자 반등한 것은 신규 매물 증가 현상이 한몫했다. 질로우닷컴은 5월 첫째 주 신규 매물은 전달 같은 주보다 약 12.5% 증가했다고 집계 결과를 밝혔다.
4월 중 주택 거래가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질로우 주택 가격 지수에 따르면 4월 평균 주택 가격은 약 25만 492달러로 1년 전보다 약 4.3%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가격 상승 현상은 2018년 봄 이후 20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가다가 올 들어 매달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4월 전년 동기 대비 주택 가격 상승폭이 가장 큰 도시는 피닉스로 약 8.9%의 상승을 기록했다. 이어 시애틀(약 7%), 샬럿(약 6.2%) 등의 도시도 비교적 높은 주택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시카고(약 1%)와 뉴욕(약 1.2%), 볼티모어(약 1.2%) 등의 도시에서는 주택 가격 상승폭이 비교적 낮았다.
<준 최 객원 기자>
[출처] 미주 한국일보 2020년 6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