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 구입에 따른 장점 많아도 이런 사람은 지금 집 사면 안 된다
최근 어떻게 해서든 내 집을 장만하려는 사람이 많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집값을 보면서 지금 못 사면 영영 사지 못할 것이라는 이른바 ‘포모’(FOMO) 증후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조급하게 주택 구입에 나섰다가는 평생 후회하며 살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주택 구입에 따른 장점도 많지만 자신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구입은 오히려 ‘독’이 된다. 재정정보 업체 고우뱅킹레이츠닷컴이 주택 구입에 나서면 안 되는 경우들을 정리했다.
◇ 조급한 마음이 앞설 때
지금 주택 시장에는 조급한 바이어로 가득하다. 집은 없는 반면 사려는 사람이 많다 보니 서두르지 않고서는 주택을 구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급한 마음에 주택 구입에 나서면 여러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일단 구입하고 보자는 조급함이 앞서면 정작 필요한 조건의 집을 구하기 힘들다. 필요한 조건을 다 갖춘 집을 찾는 일은 쉽지 않지만 너무 서두르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을 포기하려는 유혹에 쉽게 빠진다.
◇ 현금 사정 빠듯할 때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을 받을 때 주택 구입 가격의 20%에 해당하는 다운페이먼트부터 마련하는 것이 정석처럼 여겨진다. 여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다운페이먼트로 3.5%만 준비해도 대출을 해주는 FHA 융자가 있고 일반 융자 중에서도 다운페이먼트 조건으로 3%~5%를 제시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하지만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20% 미만일 경우 매달 수백 달러가 넘는 모기지 보험료를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아 이자 비용 부담이 높아진다. 이처럼 장기적으로 재정적인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현금 사정이 빠듯하다면 무리해서 주택 구입에 나서지 않는 것이 좋다.
◇ 구입한도 초과 유혹에 빠질 때
꿈에 그리던 집이 갑자기 나오면 가격은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된다. 또 요즘처럼 매물 보기가 힘든 시기에는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나온 매물도 마치 정상적인 매물인 것처럼 보인다.
자칫 자신의 구입한도를 초과하는 가격대의 매물을 구입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쉬운데 이럴 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자신 재정 상태를 다시 점검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모기지 페이먼트가 월 소득의 3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주택 구입에 나서라고 조언된다. 이를 어기고 무리한 주택 구입에 나서면 가게 재정에 구멍에 생겨 장기적으로 ‘하우스 푸어’(House Poor)로서의 삶을 피하기 힘들다.
◇ 크레딧 점수가 낮을 때
전액 현금으로 주택을 구입하지 않는 이상 주택 구입 전 크레딧 점수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다. 크레딧 점수 확인 결과 점수가 낮다고 판단되면 주택 구입 시기를 미루는 것이 좋다. 모기지 대출 은행은 대출 승인을 결정하기 위해 크레딧 점수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대출 승인 여부는 물론 크레딧 점수가 높을수록 낮은 이자율 등 유리한 대출 조건을 적용받을 수 있다.
크레딧 점수가 낮아도 모기지 대출을 받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지만 장기간 높은 이자율에 묶여 재정적인 손해로 이어진다. 크레딧 점수를 높이려면 길게는 수년 씩 걸리기 때문에 서둘러 주택 구입에 나서기 전에 크레딧 점수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다.
◇ 다른 대출 많을 때
크레딧 점수와 함께 대출자의 부채 규모도 대출 승인 여부와 이자율을 적용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대출 규모가 크면 대출을 받지 못하고 받더라도 높은 이자율 등의 불리한 대출 조건이 적용된다. 또 이미 자동차 할부금, 크레딧 카드 대출, 학자금 대출 등 기존 대출 상환 부담이 큰 경우도 서둘러 주택 구입에 나서지 않는 것이 좋다.
모기지 대출은 만기가 15년~30년에 달하는 장기 대출로 이 기간 기타 대출과 함께 대출 상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따라서 주택 구입이 우선순위라면 기타 대출부터 먼저 정리한 뒤에 모기지 대출에 나서야 대출 상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 별도로 모아둔 비상 자금 없을 때
집을 소유하고 있건, 임대 중이건 상관없이 비상 생활비를 비축해두는 것은 필수다. 만약 별도로 마련된 생활비가 없다면 내 집을 마련할 시기가 아니다.
어렵게 주택을 구입한 뒤 반드시 예상치 못했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별도의 비상 자금을 마련하고 있어야 대비할 수 있다.
생활비 용도의 비상금은 최소 3개월~6개월 치면 적당하게 여겨진다. 반면 주택 수리를 위한 비상금 규모는 딱히 정해진 룰이 없다. 대신 주택 크기, 주택 연령, 주택 가치 등에 따라 비상금 규모를 적절히 준비해 두면 좋다. 일반적으로 지은지 오래된 집은 신규 주택에 비해 고장 발생 빈도가 높기 때문에 비상금 규모를 늘리는 것이 좋겠다.
일부 재정 전문가는 주택 가치의 약 1%~4%가 비상금 규모로 적정하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주택 시세가 약 50만 달러라면 적어도 5,000달러~2만 달러의 비상금을 별도로 적립하라는 조언이다. 목돈 마련이 쉽지 않으면 매달 조금씩이라도 비상금 쌓아둬야 갑자기 발생하는 주택 결함에 대비할 수 있다.
◇ 출구 전략 확실하지 않을 때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이유로 주택 구입에 나서는 경우도 흔하다. 기존 보유 주택을 팔아 새 집을 장만하겠다는 목적이지만 요즘처럼 매물이 부족한 시기에는 ‘갈아타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집을 파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이사 갈 집을 구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구입할 집의 가격이 이미 치솟은 것은 물론이고 구입 경쟁이 워낙 치열해 새 집 장만을 보장하기도 힘든 시기다. 새 집을 구했더라도 기존 보유 주택보다 비싼 가격을 지불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집을 팔고 난 뒤 ‘출구전략’이 확실하지 않을 때는 섣불리 집을 내놓으면 안 된다.
<준 최 객원 기자>
[출처] 미주 한국일보 2021년 12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