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수록 힘들어지는 내 집 마련 여건
▶ 오퍼만 깔끔하게 작성해도 승산 높일 수 있어
최근 2년 사이 주택을 구입했거나 시도해 봤다면 내 집 마련 여건이 얼마나 열악한지 몸소 체험했을 것이다. 주택 구입 능력을 충분히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경쟁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많아 주택 구입이라면 이제 진절머리가 난다는 바이어도 많다.
특히 구매 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캐시 바이어’와 경쟁에서는 아무리 높은 가격을 써내도 승산이 없음을 경험한 바이어도 적지 않다. 부동산 전문 매체 인맨뉴스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주택 구입 시장에서 오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소개했다.
◇ 사전 승인서보다는 ‘완전’ 승인서가 효과적
오퍼를 제출하면서 융자 사전 승인서를 첨부하는 것이 일종의 의무적인 관행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융자 사전 승인서에는 ‘Pre Qualifications Letter’(PQ), Pre Approval Letter, ‘Desktop Underwriter Approval’(DU) 등 여러 형태가 있다. 바이어의 대출 자격 심사 단계에 따라 구분되는데 이중 심사 단계가 가장 낮은 PQ는 이제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대신 바이어의 소득과 현금 보유 현황을 검토한 Pre Approval Letter가 많이 사용되는 추세다.
하지만 최근처럼 캐시 바이어와의 경쟁이 치열한 시기에는 대출 심사 단계가 가장 높은 DU 형태의 융자 승인서가 승률을 높인다. DU 승인서는 서류 심사를 통해 바이어의 대출 자격이 승인됐음을 증명하는 서류로 구매 계약이 체결된 뒤 여러 절차와 시간을 상당히 단축시켜준다. 따라서 셀러의 입장에서 비록 현금 구매 오퍼는 아니지만 대출 승인 절차가 상당히 진행됐고 대출 승인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캐시 오퍼에 상당하는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된다.
◇ 자금 증명서 보낼 때 ‘스크린 샷’ 피해야
융자 사전 승인서와 함께 제출되는 서류로 주택 구입 ‘자금 증명서’(Proof of Fund’s)가 있다. 자금 증명서 제출 관행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남가주의 경우 필수 절차로 여겨지는 관행이다. 캐시 바이어의 경우 반드시 자금 증명서를 제출해 현금 보유를 증명해야 한다. 모기지 대출을 받는 바이어도 다운페이먼트와 클로징 비용이 마련됐음을 자금 증명서를 통해 셀러에게 확인시켜줘야 한다. 자금 증명서 제출이 요구되지 않는 지역이라도 오퍼를 제출할 때 포함하면 구매 의지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된다.
자금 증명서를 제출하는 방식에 따라서도 제출 효과에 큰 차이가 난다. 온라인 뱅킹 화면을 촬영한 ‘스크린 샷’ 형태의 서류는 공신력이 다소 떨어지고 때로는 일부 내용 확인이 불가능해 가급적이면 피하는 것이 좋다.
대신 매달 발급되는 은행 잔고 증명서가 더 효과적이고 은행 담당자 명의로 담당자의 연락처와 함께 별도 발급한 자금 증명서일 경우 가장 효과적이다. 자금 증명서를 셀러 측에게 제출할 때 계좌 번호 등의 개인 자료는 삭제하고 오퍼 금액, 디포짓 금액, 다운페이먼트 금액 등 자금 증명과 관련된 금액들을 별도로 명시하면 셀러 측에 검토에 도움이 된다.
◇ 러브레터 대신 대출 담당자 연락처
바이어의 매물 호감도를 글로 적은 이른바 ‘러브 레터’를 첨부하는 바이어는 최근 감소하는 추세다. 오퍼 경쟁에서 큰 도움이 없고 차별 논란을 우려해 아예 러브 레터를 보내지 말라고 요구하는 셀러도 많기 때문이다. 러브 레터 대신 바이어의 구매 의지를 별도로 설명하는 방식으로 오퍼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은 도움이 된다. 전화나 이메일 등을 통해 바이어의 주택 구입 준비 과정, 대출 신청 준비 과정 등을 셀러 측에게 전달하면 단순히 오퍼만 제출한 바이어에 비해 셀러에게 각인되는 효과가 있다.
모기지 대출 담당자와 셀러 측과의 연결을 주선하면 셀러의 오퍼 선택 결정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셀러가 융자 사전 승인서만으로 바이어의 대출 승인 가능성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대출 담당자와의 직접 상담을 통해 셀러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출 은행과 담당자 선택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주중 저녁 시간이나 주말에도 셀러가 원하는 시간대에 연결이 가능한 대출 담당자라야 셀러의 고려 대상에서 제외되는 일이 없다. 또 대출 담당자는 셀러가 요청하는 자료나 문의 사항에 지체 없이 답변을 할 수 있도록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 에스크로 기간, 주택 양도 기간은 유동적으로
에스크로 기간 또는 에스크로 마감 후 주택을 넘겨받는 시기를 셀러 측이 원하는 대로 작성하면 셀러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주택 판매 절차를 최대한 빨리 완료하기 위해 에스크로 기간을 단축하려는 셀러가 많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따라서 오퍼를 제출하기 전 에스크로 기간과 관련된 셀러의 의도를 파악해 오퍼를 작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구입하려는 주택이 이미 비어 있는 상태라면 짧은 에스크로 기간을 원하는 셀러가 많고 대개 2주에서 45일 사이에 에스크로 마감 조건을 내걸면 무난하다. 반면 셀러가 현재 거주 중인 주택은 에스크로 마감 뒤에도 일정 기간 거주를 원하는 셀러가 많다. 특히 요즘처럼 이사 갈 집을 구하기 힘든 시기에는 주택 양도 시기를 늦추려는 셀러가 많다.
지난해의 경우 에스크로 마감 뒤에도 수주에서 심지어 수개월간 거주한 사례도 많았다. 하지만 일부 대출 은행은 에스크로 마감 뒤 셀러가 60일 이상 거주할 경우 해당 주택을 임대 수익 목적의 투자용 주택으로 간주해 대출에 제약을 두기 때문에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 셀러 요구 서류 포함, 오퍼는 깔끔히 작성
치열한 구입 경쟁에 힘든 것은 바이어뿐만 아니다. 셀러도 여러 명이 바이어가 제출한 오퍼를 신중히 검토해야 하는 고충이 따른다. 제출된 오퍼가 10건이 넘는 경우 검토해야 할 오퍼 조건도 중요하지만 정해진 시간 내에 셀러의 이해를 돕도록 잘 정리된 오퍼가 수락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오퍼를 작성할 때 가장 기본적인 사항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셀러 측 에이전트와 사전 연락을 통해 셀러가 필요한 오퍼 조건에 대해 파악한 뒤 오퍼에 기입하도록 한다. 또 셀러 측이 요구하는 서류가 빠짐없이 준비됐는지 오퍼 제출 전 반드시 점검한다.
준비된 오퍼와 관련 서류를 전달할 때 여러 개의 파일보다는 한 개의 파일로 작성해서 보내야 덜 번거롭다. 이메일 역시 여러 통의 이메일보다는 한 통으로 정리해서 전달하고 이메일 내용에 오퍼 주요 조건을 도표 형식으로 정리해서 포함하면 셀러의 이해를 돕는데 효과적이다.
<준 최 객원 기자>
[출처] 미주 한국일보 2022년 1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