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의 가치는 얼마인가
부동산 웹사이트 알고리즘 날로 발전
로컬 에이전트는 주변 시세 전문가
각급 정부 고시 자료도 참고할 만해
각종 데이터 종합해서 결론 도출이 정답
바이어와 셀러는 서로 다른 입장인 게 분명하지만 한 가지 공통된 딜레마이자 목적이 있다. 바로 집의 진정한 가치가 얼마인지 알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또 이를 위해 다양하고 정확한 데이터도 필요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집의 가치는 셀러가 지불하고자 하는 금액을 뜻하고 동시에 셀러가 받아들이겠다는 가격을 의미한다. 바이어와 셀러가 가격에 합의하면 집의 가치가 정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가치를 결정하는 명확한 공식은 없다.
이런 이유로 실제 거래 가격과 감정가는 다를 수밖에 없고 어떤 경우는 극명하게 차이를 드러내기도 한다. 오직 바이어와 셀러가 집의 가치를 결정할 수 있는 방법은 보다 다양한 데이터를 조사하고 최근 거래된 비슷한 주택의 가격을 이해하며 이를 근거로 적정한 수준을 구하는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집의 가치를 구하는 것이다. 바이어든 셀러든 대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집과 동네에 대한 가능한 많은 데이터를 얻는 것이다. 특히 집의 특징과 연식과 상태에 따른 정보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이런 준비를 마치게 되면 집을 팔면서 가격을 협상할 때보다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운 좋게도 이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다. 이들 중에는 공짜로 할 수 있는 곳도 있으니 희소식이다.
▶온라인 부동산 감정 방식
부동산 정보 웹사이트가 운영하는 계산기가 많다. 질로우의 ‘제스티메이트(Zestimate)’와 레드핀의 ‘레드핀스 이스티메이트(Redfin’s Estimate)’가 가장 인기가 좋다. 이들 계산기는 인근의 최근 거래가, 재산세 산정 등 실제 매매 내용과 공공 기록 등을 이용한 특별한 알고리즘으로 작동한다.
이 방식은 많은 진전을 이뤘다. 수많은 이용자가 주소만 입력하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만큼 발전했다. 다만 결과가 불충분하거나 잘못된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완성한 주방 업데이트나 베드룸 추가 공사 등은 반영하지 못하기 쉽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부동산 계산기는 출발점으로 삼기에 적당하다고 조언한다. 최종적인 결과로 사용하기는 적합하지 않다. 여러 가지 서로 다른 계산기를 사용하고 준비가 되면 로컬 부동산 에이전트와 상의하는 편이 정확하다.
▶로컬 부동산 에이전트 이용하기
에이전트들은 온라인 계산기보다 정교한 로컬 시장 분석 툴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주변 지역의 최신 시세에 관한 정보를 보유하고 지역 특성과 향후 일정 등을 고려해서 집의 가치를 산정한다. 바이어 측 에이전트 역시 동일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어 양측이 합의에 이르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샌안토니오 부동산협회의 그랜트 로페스 회장은 “로컬 부동산 전문가와 마주 앉아 집의 가치를 따져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리얼터는 셀러의 집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주변에서 팔린 시세 등을 활용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변에서 거래가 자주 일어나지 않거나, 셀러의 집과 비슷한 상황인 거래가 없다면 정확한 가치를 따지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는 있다.
▶회계 감사국 웹사이트 활용
카운티나 지방 정부의 회계 감사국(auditor)은 정기적으로 세금 액수를 정하기 위해 집의 가치를 감정 평가하고 이는 인터넷으로 공개된 자료로 취급된다. 로페스 회장은 “감정 평가액을 정확한 주택 거래가로 여길 수는 없지만, 최소한 카운티나 지방 정부 당국이 어느 정도의 가치로 생각하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감정 평가액은 객관적인 자료로 손쉽게 알아볼 수 있고 다른 차원에서의 비교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오직 재산세 산정을 위한 자료이기 때문에 연중 시세나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른 경쟁 정도, 집을 꾸며둔 정도 등에 관한 요소는 반영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FHFA 주택 가격 지수 계산기
연방 주택금융청(FHFA)의 주택 가격 지수 계산기(HPI)는 다른 차원에서 집의 가치를 매겨준다. 모기지 관련 데이터를 특정 주나 특정 도시 등 지역별로 분석해서 원하는 기간의 집의 가치를 보여주는 식이다.
해당 정보는 수백만 채의 주택 정보를 광범위하게 보여주고 어떤 식으로 집값이 출렁거렸는지 확인시켜준다. 이에 따라 지역에 따라 기간별로 주변 시세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하나의 스토리처럼 이해하기 쉬운 특징이 있다.
대신 특정 주소, 특정 주택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란 점을 기억해야 한다. 오직 정한 기간에 따라 주변 시세가 높아졌는지, 낮아졌는지 제시할 뿐이다.
▶전문 감정사 고용하기
모기지 대출 기관은 최종 승인 전에 전문 감정사를 고용해서 집의 가치를 따진다. 이를 따라 감정사를 사적으로 고용하는 셀러들도 있는데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감정사는 주택의 큰 특징만 따진다. 몇 개의 방과 욕실이 있는지 등을 보는 식이다. 모기지 은행 협회(MBA)의 줄리엔 조셉 디렉터는 “감정사는 집의 특징을 객관화하고 주변 시세 데이터 등을 통해 집의 가치를 매긴다”고 말했다.
감정사는 주정부로부터 면허를 받아 집의 가치에 대한 객관적인 의견을 제시해준다. 그러나 많은 셀러는 감정사를 고용하지 않는데 이유는 모기지 대출기관이 고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본인이 여유가 되고 필요하다면 고용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0년 3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