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과 함께 뉴욕시 렌트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주택공급이 크게 늘지 않는 가운데 저금리 막바지에 모기지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집값이 올랐고, 도시를 떠났던 사람들이 하나둘 돌아오며 수요는 늘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올랐지만 수요가 여전해 당분간 집값과 렌트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부동산 정보업체 스트리트이지(Streeteasy)에 따르면, 지난달 맨해튼 렌트 중간값은 약 3870달러로, 작년 3월 2795달러 대비 1000달러 이상 올랐다. 소호 인근 렌트 중간값은 4322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51.1%나 뛰었다.
조슈아 클라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11년 시장분석을 시작한 후 가장 빠른 속도로 렌트가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팬데믹 이전 10년간 뉴욕시의 전년동기 대비 렌트 증가율은 평균 0~10% 수준이었다.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등 맨해튼 외곽 인기지역의 렌트 역시 약 3800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35.7% 상승했다. 퀸즈는 상대적으로 렌트 상승률이 높진 않았지만, 맨해튼과 인접한 롱아일랜드시티(22.4%)와 아스토리아(21.1%) 등은 20% 이상 올랐다.
문제는 아파트를 찾는 것 자체가 갈수록 더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1분기 스트리트이지엔 5만6973개의 렌트 매물이 게시됐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2만3419개만 올라왔다. 렌트 매물이 작년의 절반보다 더 적은 수준이 돼 경쟁이 치열해졌고, 결국 ‘부르는 게 값’이 된 상황이다. 일부 렌트 수요자들은 일부러 정보업체에 올라온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렌트를 선점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집값과 렌트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모기지 금리가 오른 것은 부담이지만, 팬데믹과 지정학적 영향 때문에 여전히 주택 건설이 지연되고 있고, 수요는 폭발하고 있어서다. 전국 주요 대도시 지역의 평균 집값을 측정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지수는 2월 19.8%(연율 기준) 상승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는 2023년 3월까지 집값이 14.9%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상승 전 전망치(16.0%) 보다는 하향 조정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2년 4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