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대 중 구입 비율 가장 높아$ 생애 첫 주택 및 재구매 비중도 커
부모 세대로 접어든 밀레니엄 세대가 주택 시장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최악의 주택 구입 여건에도 불구하고 밀레니엄 세대는 최근 활발한 주택 구입 활동을 펼치고 있다.‘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가 발표한 2021년 주택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밀레니엄 세대에 의한 주택 구입 비중이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 밀레니얼 주택 구입 비율 전 세대 중 최고
올해 주택 시장은 밀레니엄 세대(1981년~1998년 출생자)에 의해 움직였다. 전체 주택 구입 중 밀레니엄 세대에 의한 구입이 차지한 비율은 약 37%로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최근 내 집을 마련하려면 치솟는 집값, 매물 부족, 치열한 경쟁, 캐시 구매 바이어와의 경쟁 등 넘어야 할 장벽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밀레니엄 세대는 내 집 마련에 대한 높은 열정을 앞세워 활발한 주택 구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물론 주택 건설 업계가 밀레니엄 세대의 주택 구매 동향에 주목하는 이유다.
◇ 재구매 나선 경우도 많아
밀레니엄 세대가 주택 구입에 어린 연령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부모 세대로 접어든 일부 밀레니엄 세대는 이미 주택 구입 경험이 있는 재구매자로 주택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밀레니엄 세대 중 어린 세대에 속하는 22세~30세 연령대 바이어 중 약 82%는 생애 처음을 내 집을 마련하는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연령대가 조금 높은 31세~40세 밀레니엄 세대 중 절반 이상(약 52%)는 기존 보유 주택을 처분하고 주택 재구입에 나선 재구매자로 조사됐다. NAR의 제시카 라우츠 부대표는 “밀레니엄 세대 중 대부분은 가정을 꾸리고 일부는 이미 중년기에 접어들고 있다”라며 “주택 재구매에 나선 밀레니엄 세대는 주로 규모가 큰 집을 구입한 ‘무브 업’ 구매자들이었다”라고 설명했다.
◇ 도심, 외곽 구분 없이 활발한 구입
밀레니엄 세대의 주요 주택 구입 지역은 연령대에 따라 큰 차이를 나타냈다. 기혼자 및 부모 세대 중심의 31세~40세 밀레니엄 세대는 도심보다는 외곽 지역에 집중적으로 주택을 구입했다.
반면 연령대가 낮은 22세~30세 밀레니엄 세대는 직장과 가까운 지역이 주택 구입 우선순위로 해당 연령대의 약 74%가 직장이 몰려있는 도심 지역 주택을 구입했다.
밀레니엄 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환경 이슈가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이는 세대다. 이들의 주택 구입 동향에도 이 같은 관심사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밀레니엄 세대 주택 구입자의 약 38%~44%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냉난방 시스템, 친환경 가전제품, 통근 비용, 태양광 패널, 친환경 조명 시스템 등을 주택 구입 시 주요 사항으로 고려했다.
◇ 학자금 융자 부담으로 부모 지원 많이 받아
밀레니엄 세대는 대부분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가진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주택 구입 시 가족이나 친지로부터 재정 지원을 많이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22세~30세 사이 밀레니엄 세대 주택 구입자 중 가족이나 친지의 재정 지원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한 비율은 약 17%로 다른 세대에 비해 비교적 높았다. 나머지 밀레니엄 세대는 대부분 직접 마련한 현금 자산을 활용, 주택 구입에 나섰고 31세~40세 밀레니엄 세대 구입자 중 약 3분의 1은 기존 주택 처분 수익으로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했다.
밀레니엄 세대가 대부분 직장을 지닌 소득자임에도 불구하고 내 집 마련 시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했던 것은 치솟는 임대료와 학자금 융자 상환 부담 등으로 다운페이먼트 마련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밀레니엄 세대 중 약 37%~43%가 여전히 학자금 융자를 상환하고 있으며 이들이 보유한 학자금 융자 중간 금액은 1인당 2만 5,000달러~3만 3,000달러였다.
최근 나날이 치솟는 주택 임대료도 밀레니엄 세대의 내 집 마련을 가로막는 장벽 중 한 가지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리얼터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주택 임대료는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 비율인 약 11.5% 상승, 8월 기준 월 약 1,663달러(중간 임대료)를 기록했다.
◇ 저렴한 가격대, ‘픽서 어퍼’ 위주 공략
주택 구입 여건이 불리한 상황은 밀레니엄 세대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밀레니엄 세대가 활발한 주택 구입 활동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눈높이를 낮추거나 일부 희생을 감수했기 때문이다. 학자금 융자를 보유한 밀레니엄 세대는 다른 밀레니엄 세대가 구입한 주택 가격보다 가격대를 약 19% 낮춰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일부 밀레니엄 세대는 리모델링이 실시돼 즉시 입주가 가능한 매물보다는 수리가 필요해 경쟁이 덜한 매물을 집중 공략했다. 특히 21세~30세 사이 밀레니엄 세대 구입자 중 약 25%가 노후화로 수리가 필요한 이른바 ‘픽서 어퍼’(Fixer Upper) 매물을 구입했는데 전 세대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 가격 부담 덜기 위해 ‘공동 구매’ 급증
주택 가격 급등으로 주택 구입 부담이 높아지면서 배우자가 아닌 타인과 주택 공동 구매에 나서는 밀레니엄 세대도 급증했다. NAR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미혼 커플 및 룸메이트 간에 의한 주택 구입이 차지한 비율은 전체 구입 중 각각 약 11%와 약 3%로 전년도보다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애톰 데이터 솔루션스의 조사에서는 2014년과 2021년 사이 주택 공동 구매 사례가 무려 약 771%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이래 밀레니엄 세대가 주택 시장 주요 구매층으로 등장한 것을 감안, 밀레니엄 세대에 의한 공동 구매 비중 가장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준 최 객원 기자>
[출처] 미주 한국일보 2021년 10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