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인테리어 트렌드
- 유행 타지 않는 내추럴 무드 강세
- 소박한 가족 라운지 만들기 인기
새해를 맞아 리모델링이나 인테리어 교체를 계획하고 있다면 가장 먼저 최신 인테리어 트렌드를 찾아보게 된다. 물론 인테리어 교체 시 너무 최신 트렌드만을 쫓아도 안되겠지만 트렌드를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우면 훨씬 더 세련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다. 더욱이 최근 인테리어 유행 경향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친환경적인 디자인이 강세여서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올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인테리어 트렌드를 알아봤다.
▶조용한 럭셔리
패션계는 물론 인테리어 업계에도 불어닥친 ‘조용한 럭서리’ 열풍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벽지와 가구, 조명 등도 합성 소재보다는 자연 소재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또 친환경적인 재활용 소재 역시 올해 인테리어 트렌드 대표 키워드. 그래서 원목, 석조 등을 비롯해 패브릭에서는 면, 양모, 리넨 등 천연 소재를 활용한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등이 강세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단지 보기에 아름다운 것뿐만 아니라 내구성이 뛰어나고 시대를 초월한, 유행을 타지 않는 조용한 럭서리 열풍은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헤미안 스타일
패션 업계에도 늘 극과 극의 트렌드가 공존하듯 인테리어 업계도 조용한 럭서리와 함께 활기차고 화려한 느낌을 주는 보헤미안 스타일이 공존할 전망이다. 한동안 유행했던 미드센추리(mid century) 스타일이 간결하고 기하학적 디자인을 핵심으로 했다면 보헤미안 스타일은 1970년대 ‘이탈리안 시크’에서 영감을 받아 천연 라탄, 아이코닉한 가구 디자인, 대담한 꽃무늬와 물결무늬 등 자유분방한 에너지와 생동감, 낙관주의를 표방한다. 리모델링 시 보헤미안 스타일로 전체 공간을 다 꾸미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한 공간의 테마를 보헤미안 스타일로 잡아 악센트를 주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주방 트렌드
리모델링의 핵심 공간이 되는 주방 인테리어 트렌드 키워드는 ‘심플 클래식’이다. 즉 클래식한 소재와 디자인을 중심으로 심플한 느낌을 자아내는 것이 올해 주방 인테리어의 핵심. 그래서 참나무 소재 캐비닛, 청동 하드웨어, 클래식한 타일 등으로 교체하면 세련되면서도 유행을 타지 않는 주방 리모델링을 할 수 있다.
특히 주방 벽면을 타일로 꾸미는 것이 유행인데 화이트와 블루 컬러가 믹스된 클래식한 타일을 이용하면 보다 더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다. 이외에도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가전제품을 한 곳에 모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가전제품 거라지(appliance garages)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가전제품 거라지란 블렌더, 커피머신, 토스터 등 소형 가전제품 등을 한꺼번에 넣는 캐비닛의 일종인데 차고처럼 문이 열리는 것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최근엔 슬라이딩도어나 포켓 도어 등 다양한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다.
▶코지 스페이스
지난 수 십 년간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는 오픈 스페이스가 유행이었다. 그러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사람들은 보다 아늑하면서도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작은 공간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주 작은 공간에 TV와 소파를 들여놓고 계단 밑에 작은 공간에 라운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또 아예 다이닝룸과 거실을 손님을 위한 공간이 아닌 가족들이 더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라운지 컨셉으로 바꾸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공간은 최대한 아늑한 느낌을 주기 위해 어두운 컬러의 벽지나 페인트, 책장, 소파 등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이런 가족용 라운지 공간들을 꾸밀 때는 가구들을 벽 쪽으로 밀기보다는 공간 가운데로 배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소박한 컬러
한동안 한 쪽 벽면을 주얼톤 컬러(jewel tones colors)로 눈에 확 띄게 연출하는 것이 유행한 적이 있지만 올해는 회색 또는 찰흙 컬러 같은 내추럴 컬러가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에 따르면 올해 가장 유행할 컬러는 세이지 그린(sage green). 톤 다운된 그린 컬러인 세이지 그린은 벽이나 캐비닛, 가구 등 어느 곳에 사용해도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또 그 뒤를 이어 브라운(earthy browns), 번트 오렌지(burnt orange), 머스터드(mustard yellow), 황갈색(tan shades) 등이 인기 컬러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처럼 흙빛 계열의 컬러가 인기를 끄는 데는 요즘 같은 불확실성 시대에 머무는 공간에서만이라도 안정감을 얻고 싶은 소비자들의 심리가 작용했다는 것이 인테리어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흙빛 컬러는 70년대 보헤미안 스타일을 연상시키는데 여기에 벨벳 패브릭, 복고풍 패턴이 들어간 소품 등을 매치하면 따뜻하면서도 레트로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만약 이런 어두운 컬러에 조금은 밝은 컬러로 악센트를 주고 싶다면 글로벌 색채 전문 기업 팬톤(Pantone)이 올해의 색상으로 선정한 피치 퍼즈(peach fuzz)를 고려해 볼 만 하다. 피치 퍼즈는 빛바랜 복숭아 컬러로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사랑스런 느낌을 줘 악센트 벽 컬러로 제격이다. 이외에도 피치 퍼즈 컬러 러그나 실내 소품, 패브릭을 이용하면 큰 부담 없이 분위기에 변화를 줄 수 있어 시도해 볼 만하다.
이주현 객원기자
[출처] 미주 중앙일보 2024년 1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