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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주택 매매 여건 나쁘지 않아…구입 능력 따져봐야

By 2024년 02월 29일 3월 6th, 2024 No Comments

▶ 소득·크레딧 점수 등 구입에 직접 영향

▶ 부채 비율 낮추면 매입 능력 개선에 도움

주택 구입 여건이 나아지고 있지만 내 집 마련을 힘들게 하는 여러 요인이 아직 남아 있다. 작년 말 모기지 이자율이 떨어지자 바이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주택 구입에 다시 나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갑자기 늘어난 수요로 주택 가격이 다시 뛰기 시작했고 매물도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올해 역시 내 집 마련 사정이 녹록지 않을 전망으로 ‘연방주택도시개발국’(HUD) 마르시아 퍼지 국장도 “올해도 의심의 여지 없이 주택 구입 사정이 힘들 것”이라고 머니 매거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올해 주택 구입 계획이 있다면 시장 상황을 너무 낙관적으로 바라보지 말고 현실적으로 구입 가능한 가격대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HUD, 올해 주택 구입 지원 확대

저소득층 주택 구입 지원 프로그램을 주로 시행하는 HUD는 지난해 약 67만 5,000명의 주택 구입자에게 주택 구입 융자를 대출했다. 생애첫주택구입자를 대상으로 주택 구입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는 HUD는 지난해 학자금 대출 보유자의 대출 자격 심사 기준을 완화하는 규정과 ‘연방주택국’(FHA)이 보증하는 융자를 신청하는 대출자의 주택 임대료 납부 기록을 크레딧 점수에 반영하는 규정 등을 소개했다. 크레딧 기록이 부족해도 그동안 임대료를 연체 없이 납부했음을 증명하면 크레딧 점수가 올라 대출 발급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HUD의 대표적인 사업이 저소득층 주택 구입자 대상 다운페이먼트 지원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관련 예산으로 1억 달러를 요청했고 지난해 약 23만 명이 FHA 융자에 필요한 다운페이먼트 지원을 받아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HUD는 바이든 대통령의 예산 증액 요청이 승인되면 더 많은 저소득층의 주택 구입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FHA, 저소득층 위한 낮은 대출 기준

바이어들이 많이 신청하는 ‘일반 융자’(Conventional Loan)의 경우 최저 다운페이먼트 3%, 최저 크레딧 점수 620점, ‘부채상환비율’(DTI) 36%, 세전소득에서 모기지 페이먼트가 차지하는 비율 28% 등의 기준이 적용된다. 이에 비해 정부 보증 융자인 FHA 융자는 훨씬 낮은 기준을 적용해 저소득층의 주택 구입을 돕는다.

FHA 융자는 크레딧 점수가 500점만 넘어도 ‘31/43’ 규칙을 적용해 융자를 발급해 준다. 주택 비용이 가구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1%, 모기지 페이먼트를 포함한 전체 부채 비율이 43%를 넘지 않으면 FHA 융자 발급 대상에 포함된다.

크레딧 점수가 580점을 넘으면 훨씬 완화된 ‘40/50’ 규칙을 적용받고 최저 다운페이먼트 금액도 3.5%로 낮아진다. FHA 융자가 저소득층 주택 구입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대출 한도를 두고 있다. 일반 지역의 단독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76만 6,550달러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고 고가 주택 지역의 대출 한도는 114만 9,825달러다.

◇ 주택 구입 능력 좌우 요인 파악해야

구입 가능한 가격대를 확인하지 않고 집부터 보러 다니는 바이어가 많다. 주택 구입은 향후 수십 년 간 가계 재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결정이다. 따라서 매물을 검색하기에 앞서 자신의 주택 구입 능력을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주택 구입 능력을 좌우하는 요인은 모기지 대출액, 모기지 이자율, 상환 기간, 크레딧 점수, 소득, 부채(크레딧 카드, 학자금 대출, 자동차 할부금), 생활비 등이다. 또 주택 구입 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산세, 클로징 비용, HOA 비용, 각종 보험료 등도 주택 구입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 모기지 이자율

모기지 이자율은 주택 구입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모기지 대출 계약서에 명시된 이자율에 따라 매달 내는 페이먼트 금액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자율은 또 모기지 대출에 필요한 다운페이먼트 금액과 모기지 대출 전체 이자 비용을 결정하는 요인이다.

고정 이자율과 변동 이자율 중 어떤 형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도 주택 구입 능력은 결정된다. 초기에 낮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변동 이자율을 선택하면 주택 구입 능력이 올라 주택 구입에 도움이 되지만 나중에 이자율이 오르면 높은 페이먼트 부담에 대비해야 한다.

◆ 크레딧 점수

크레딧 점수에 의해 모기지 이자율이 결정될 뿐만 아니라 모기지 대출 승인이 좌우된다. 일반적으로 620점만 넘으면 모기지 대출을 받을 수 있고 740점 이상이면 유리한 이자율을 적용받는 데 도움이 된다. 주택 구입 능력을 좌우하는 크레딧 점수는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 연방 정부 규정에 의해 ‘AnnualCreditReport.com’을 통해 에퀴팩스, 엑스페리언, 트랜스유니언 등 3대 신용 평가 기관이 제공하는 크레딧 리포트를 1년 한 차례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다.

발급받은 리포트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내용은 여러 신용 계좌 중 연체나 미납 기록이 있는지다. 잘못된 기록이 발견되면 해당 신용 평가 기관에 정정을 요청해야 하는데 리포트 상에 정정 신청 절차가 상세히 나와 있다. 최근에는 크레딧 카드 회사나 은행에서도 크레딧 점수 등 간략한 크레딧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크레딧 모니터링 웹사이트를 통해 관리하는 소비자도 최근 늘고 있다.

◆ ‘부채상환비율’(DTI)

DTI도 모기지 대출 발급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DTI는 가구 소득 중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로 낮을수록 유리한 이자율을 받는 데 유리하다. 주택 구입 능력을 가장 빠른 시일에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바로 DTI를 낮추는 것이다. DTI를 낮추는 유일한 방법은 크레딧 카드 부채 등 상환 가능한 부채를 최대한 갚는 길 밖에 없다.

대출 프로그램과 은행마다 적용하는 DTI 비율이 다르지만 36%가 넘지 않도록 유지하면 유리한 이자율로 대출을 받는 데 어려움이 없다. 예를 들어 월 소득이 1만 달러인 경우 크레딧 카드, 학자금 대출, 자동차 할부금 등을 포함한 대출이 3,600달러를 넘지 않도록 조정해야 한다.

<준 최 객원 기자>

[출처] 미주 한국일보 2024년 2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