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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수익 낼 수 있다면 조기 상환 대신 투자 상품도 고려해 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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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도 적지 않아…재정 상황을 고려해 결정해야
내 집 마련 성공의 기쁨도 잠시. 앞으로 30년간 모기지 대출을 갚아나갈 생각만 하면 눈앞이 캄캄하다. 그래서 주택 구입과 동시에 모기지 대출 조기 상환을 계획하는 사람도 많다. 모기지 대출을 조기 상환하는 방법으로 정해진 모기지 페이먼트 외에 매달 일정 금액을 추가로 납부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모기지 대출 조기 상환이 누구에게나 정답이 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여유 현금을 기타 금융 상품에 투자에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투자 시장 환경과 이자율 등을 따져서 결정하는 것이 좋다. 폭스 비즈니스 뉴스가 여유 현금을 모기지 대출 조기 상환과 다른 곳에 투자했을 때와의 장단점을 비교했다.
◇ 모기지 이자율과 투자 수익률 비교
모기지 조기 상환이냐, 아니면 다른 곳에 투자할지는 전적으로 이자율(수익률)에 달려 있다. 다른 곳에 투자해 조기 상환으로 절약되는 이자액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면 굳이 모기지 조기 상환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 하지만 처해있는 투자 시장 상황을 잘 고려해 예상 가능한 수익률 등을 계산해 조기 상환 조건과 비교해야 한다.
25만 달러를 30년 만기 고정 이자율 4%로 모기지 대출받아 내 집을 마련한 경우를 예로 들어본다. 이 경우 재산세와 보험료를 제외한 월 모기지 페이먼트는 약 1,194달러이며 만기까지 약 17만 9,674달러에 달하는 이자를 납부해야 한다.
5년간 대출을 꾸준히 상환하게 되면 대출 잔액이 약 22만 5,000달러로 감소한다. 이때부터 월 170달러의 모기지 페이먼트를 매달 추가로 납부한다면 대출 상환 기간을 5년 앞당길 뿐만 아니라 납부해야 할 이자액도 약 2만 8,000달러나 줄게 된다.
만약 월 170달러를 조기 상환 대신 연평균 8%의 수익이 발생하는 주식 투자 상품에 투자한다면 20년간 10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낼 수 있다. 모기지 조기 상환으로 절약되는 이자액인 2만 8,000달러와 비교할 때 약 4배에 달하는 수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하지만 주식 시장의 경우 수익률이 보장되지 않고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 따른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 은퇴 계좌에 적립
주식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401(k) 또는 로스 IRA와 같은 개인 은퇴 계좌에 투자하면 자연스럽게 은퇴를 준비할 수 있다. 개인 은퇴 계좌에 투자할 때 가장 큰 장점은 세금 공제 혜택인데 두 상품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401(k)의 경우 세전 월급 중 일부를 계좌에 납부하는 방식으로 필요 금액을 인출할 때까지 발생한 수익이나 계좌 잔액에 대해 세금을 납부할 필요가 없는 상품이다. 로스 IRA는 세후 수입을 계좌에 입금하는 방식이지만 나중에 금액을 인출할 때 세금 납부 대상에서 제외된다. 두 상품 모두 연간 납입할 수 있는 금액이 제한되어 있다.
주식 시장 또는 개인 은퇴 계좌에 투자할지는 본인의 재정 목표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은퇴 준비가 우선순위라면 여유 자금을 은퇴 계좌에 납입하면 되지만 급하게 현금을 필요로 할 경우에 대비한다면 현금화가 쉬운 주식 시장을 택하는 것이 좋겠다.
◇ 모기지 조기 상환 가장 큰 장점은 이자 절감
모기지 조기 상환에 따른 장점은 장기간 납부해야 할 이자액을 줄일 수 있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모기지 대출 보유에 따른 가장 큰 위험은 페이먼트를 납부하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주택 압류다. 모기지 대출을 모두 상환할 때까지는 온전한 내 집이 아니기 때문에 상환 완료 시까지 주택 압류에 대한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특히 나이가 들어 소득이 감소하게 되면 페이먼트 납부에 대한 부담이 커지기 마련이다. 그나마 소득이 안정적일 때 모기지 조기 상환에 나서면 노후에 닥칠 수 있는 주택 압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여유 현금을 모기지 조기 상환 목적으로 납부한다고 해서 그 돈이 다른 곳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당장 현금화하기는 쉽지 않지만 주택 자산으로 차곡차곡 쌓이는 효과가 있다.
정해진 월 페이먼트 외에 추가로 납부되는 금액은 대출 원금 삭감 용도로 분류되기 때문에 주택 자산을 빨리 축적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추가 페이먼트 납부로 주택 자산이 어느 정도 쌓이면 현금이 필요할 때 ‘주택자산 담보 신용 대출’(HELOC) 또는 ‘캐시 아웃’(Cash-Out) 재융자 등을 통해 현금 조달이 가능하다.
◇ 기타 재정 계획에 차질 생길 수도
모기지 조기 상환에 따른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유 현금을 추가 페이먼트 납부로 사용하다 보면 생활비 외의 자금이 부족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의료비 발생을 대비한 비상 자금 마련이나 은퇴 자금 마련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상환에 적절한 금액을 할당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해진 페이먼트 금액 외에 납부된 추가 금액이 나중에 발생할지 모르는 모기지 연체 대비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모르고 조기 상환에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추가로 납부된 금액은 마음이 바뀌었다고 해서 다시 인출할 수 없고 담보 대출이나 캐시 아웃을 통한 현금화 수단밖에 없다는 점도 조기 상환을 결정해야 한다.
모기지 대출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세금 혜택이다. 그런데 모기지를 조기 상환하게 되면 세금 혜택이 사라지는 셈이다. 2018년 실시된 개정 세법에 따라 대출액 최고 75만 달러까지 모기지 이자에 대한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다.
◇ 격주 납부, 반올림 납부, 추가 수입 납부 등
추가 금액 납부 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모기지 조기 상환을 실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매달 한차례 모기지 페이먼트를 납부하지만 격주로 납부하게 되면 연간 1달 치 페이먼트를 추가로 납부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페이먼트 금액 끝자리를 반올림해서 0으로 떨어지도록 계산한 뒤 일부 금액을 추가 납부하는 방법이 있다. 월 페이먼트가 1,013달러라면 반올림을 적용해 1,020달러 또는 아예 1,100달러로 계산해 납부하면 추가 납부 효과가 발생한다.
고정 수입 외에 추가로 발생하는 수입을 모기지 페이먼트 납부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직장에서 지급하는 보너스나 가족 또는 친척으로부터 받은 ‘선물’성 현금 등이 추가 수입에 해당된다. 세금 보고 뒤 지급받는 세금 환급액도 다른 사용 계획이 없다면 모기지 페이먼트 추가 납부에 활용해 모기지 조기 상환의 꿈을 이룰 수 있다.
<준 최 객원 기자>
[출처] 미주 한국일보 2021년 9월 16일